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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10일 (화)

단테, 2014. 6. 10. 21:57

 / 6월 10일, 6월 항쟁... 그리고,       


오늘의 편지, 

 

 

                        

[세상 읽기] 광우병과 세월호 참사 / 김종엽
  
   
[한겨레] 이명박, 박근혜 두 정부에서 일어난 사건과 정치과정에는 이런저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유사성이 있다. 이명박 정부는 대선에서 크게 이겼고 이어진 총선에서도 압승했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에 대한 시민들의 저항으로 인해 집권 초반에 커다란 타격을 입었다. 그래서 대통령이 직접 사과해야 했으며, 진정성을 가장하기 위해 "청와대 뒷산에서 '아침이슬'을 따라 불렀다"는 말까지 했다. 하지만 촛불이 잦아들자 민간인 사찰을 시도했고 천안함 침몰을 기화로 냉전적 통치로 나아갔다.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정부의 '적폐' 때문에 훨씬 약하게 출발했다. 총선에서 겨우 이겼고 대선도 아슬아슬하게 승리했다. 의혹으로 얼룩진 대선 승리를 지키기 위해 집권 1년차를 북방한계선(NLL) 포기 논란과 '종북몰이'로 때워야 했다. 하지만 세월호 침몰을 계기로 대중의 분노가 치솟았다. 대통령은 직접 사과해야 했으며, 진정성 입증을 위해 기어코 우는 데 성공해야 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는 해방 후부터 지금까지 보수정권의 권력행사 양태와 그것의 변천이 집약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우선 정치적 상대를 '빨갱이' 혹은 '종북'으로 모는 냉전적인 증오의 정치가 계속 나타난다. 거기서 드러나는 것은 '죽이거나 살게 내버려두는 권력'이다. 사찰하고 조작해서라도 간첩을 만들어내는 권력, 죽이고자 하면 죽일 수 있는 권력, 이것이 분단체제하에서 보수정권의 권력운용방식의 기본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삶이란 그저 국가권력이 살게 내버려두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된다.
  
박정희 체제는 이런 국가권력에 '잘살게 해주는 권력'이라는 특성을 추가했다. 경제성장을 이끄는 행정국가가 자신의 정당성의 원천으로 삼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박정희는 죽이는 권력과 살게 하는 권력을 조합한 셈이다. 즉, 자신에게 도전하는 이들을 숙청하고 간첩으로 몰아 죽이거나 가두었지만, 다른 한편 경제성장을 통해 대중의 생활을 향상시키고자 했다.
  
이런 보수의 '전통'에 비춰볼 때, 이명박 정부는 새로운 단계를 표시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서 대중이 목도한 것은 '쉽게 막을 수 있는 위험으로부터 시민을 방어하지 않는 국가권력'이라는 새로운 현상이었다. 그것은 살게 하는 권력이 아니라 '죽게 내버려두는 권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권력은 도착적으로 도입되었다. 이명박 정부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와 달리 대중을 잘살게 할 수 있는 권력일 것이라는 대중의 기대 덕분에 수립되었지만, 우리를 잘살게 하겠다는 명분으로 우리를 죽게 내버려두는 정책을 택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정책을 고수하기 위해 냉전적 권력, 즉 죽이는 권력을 다시 불러들였다. 그렇게 해서 도달하게 된 것은 '죽이거나 죽게 내버려두는 권력'이었다.
  
대중이 현대사를 통해서 줄곧 원한 것은 '살게 하고 살게 내버려두는 권력'이었지만, 그것의 정반대 조합에 직면한 대중은 촛불을 들고 저항했다. 그런 흐름은 선거정치로도 연결되었다. 하지만 문턱을 넘지 못했고 박근혜 정부가 수립되었다. 보수 재집권의 귀결은 죽게 내버려두는 권력이 무엇을 가져오는지를 실제로 체험하는 것이었다. 세월호 참사에서 보듯이 국가권력이 사람들을 죽게 내버려두는 광경을 국민 모두가 며칠에 걸쳐 티브이로 목도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광우병 공포가 돌고 돌아 세월호 참사로 이어진 셈이다.
  
하지만 다시 한번 선거는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방선거가 끝나자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 대개조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국가 대개조'는 죽이는 권력과 연결될 수 있고, 박차를 가할 '경제혁신'은 죽게 내버려두는 정책이 될 위험이 크다. 참사는 끝나지 않은 것이다.
   

 
김종엽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

 

          

* 미디어다음, http://media.daum.net/editorial/all/newsview?newsid=20140610183011225  

                                 


편집하는 말,   

   

6월 항쟁의 오늘,

이미 기억도 가물가물해져버린... 며칠전의 지방선거 후유증 탓인지, 기념할만한 일도 또는 새로이 각오를 다잡을만한 일도 별로 없을 것만 같은 요즘이 돼버렸구나... 아무튼, 폭우가 쏟아지기 직전. 하루종일에 걸친 워크샵을 마치고 비로소 하루의 일과를 마감하려는 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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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http://blog.daum.net/dant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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