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르니당 드 소쉬르, '일반언어학 강의' (민음사,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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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 서문
우리는 페르디낭 드 소쉬르가 언어학을 특징짓는 원리와 방법들이 불충분하다는 점에 대해 한탄하는 것을 자주 들었는데 그의 천재성은 언어학을 통하여 성장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그러한 혼돈 속에서 자신의 사상을 인도해줄 수 있는 지도 법칙들을 집요하게 탐구했다... 우리는 비판에 대한 책임과 이 책의 출간을 어쩌면 허락하지 않았을 저자 본인에 대해 모든 책임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책임감을 우리는 전적으로 수용하며 우리들만이 그 책임을 지고자 한다. 선생님과 그 해석자들을 구분하여 비판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우리에게 귀중한 명성이 부당하게 짓밟힐지도 모르겠기에 그 공격들이 우리에게 가해진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 1915년 7월 쥬네브에서 발리, 세쉬에
서론
1 언어학사에 대한 일별
언어 현상을 둘러싸고 형성된 과학은 그 진정하고도 유일한 대상이 무엇인가를 인식하기 전에 연속적으로 세가지 단계를 거쳤다. 처음에는 소위 <문법>이라는 것을 만들었다... 그 다음으로 나타난 것이 문헌학이었다... 세번째 시기는 언어들을 서로 비교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이것이 비교 문헌학 또는 <비교 문법>의 기원이 되었다...
2 언어학의 테마와 과제: 여러 관련 과학과의 관계
언어학의 과제는 다음과 같은 것이 될 것이다. ; a) 접할 수 있는 모든 언어를 기술하고 그 역사를 쓰는 것, b) 모든 언어에서 항구적이고 보편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힘, c) 언어학 자체의 범위를 정하고 정의를 내리는 것.
3 언어학의 대상
$1. 언어; 그 정의 / 대상이 관점을 선행하기는커녕, 관점이 대상을 만들어내는 것 같은 인상...
우선 무엇보다 언어 (langue)란 영역에 위치해서 언어가 언어 활동 (language)의 다른 모든 현상에 대한 규범이다라고 생각해야 한다. 사실 이 많은 이중성 속에, 언어만이 자율적 정의가 가능하게 보이고, 또한 언어만이 사고가 만족할만한 지주를 제공한다...
$2. 언어 활동 현상에 있어서 언어의 위치 / 언어 활동에 의해 맺어진 모든 개개인 사이에는, 일종의 평균치가 이루어질 것이다. 모든 사람들은 동일한 개념에 결합된 동일한 기호를 - 정확히는 아니더라도 대개는 비슷하게 - 재현할 것이다. 이 사회적 結晶작용의 기원은 어떤 것일까?... 정신적 부분 역시 전부가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수행적인 면은 관련이 없다. 왜냐하면 수행은 결코 집단에 의해 행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항상 개인적으로, 개인은 언제나 수행主다. 우리는 그것을 話言 (parole)이라 부르겠다... 언어는 화언 실행을 통해 동일한 공동체에 속하는 화자들 속에 저장된 보물이며, 각 뇌리 속에, 혹은 좀더 정확히 말한다면, 모든 개인의 뇌 속에 잠재적으로 존재하는 문법 체계이다. 왜냐하면 언어란 그 어느 개인 속에서도 완전할 수 없고, 집단 속에서만 완전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언어와 화언을 분리하면, 동시에 다음과 같은 것도 분리된다. 1. 사회적인 것과 개인적인 것 2. 본질적인 것과 부수적, 다소 우연적인 것. 언어란 화자의 기능이 아니라, 개인이 수동적으로 습득하는 산물이다; 언어는 결코 미리 숙고하는 행위를 전제하지 않으며, 성찰이 여기에 개입하게 될 때에는 p.146 (21부 공시 언어학, 5부 연사 관계와 연합 관계) 이하에서 논하게 될 분류 활동을 위해서만이다. 화언은 반대로 의지적이고 지적인 개인 행위이며, 이 행위에서는 다음과 같은 것을 구별할 필요가 있다. 1. 화자가 그의 개인적 사고를 표현하기 위해 언어 코오드 (법전)을 사용할 때 행하는 결합 2. 화자가 이 결합을 표출하도록 해주는 정신-물리적 메카니즘...
$3. 인간적 현상 안에서의 언어 위치. 기호학 / 언어는 하나의 사회 제도... 언어는 관념을 나타내는 기호 체계... 사회 생활 속에 있는 기호의 삶을 연구하는 과학... 우리는 그것을 기호학 (기호학을 의미론과 혼동하지 말도록 해야 하는 바, 의미론은 의미의 변화를 연구하는 것으로 소쉬르는 이에 대해 방법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근본 원리는 p.93 - 기표와 기의 관계의 변화에 나타나 있다.)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기호학은 우리에게, 기호가 무엇이며, 어떤 법칙에 의해 지배되는가를 가르쳐줄 것이다... 기호학이 발견하게 될 법칙들은 언어학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언어학은 인간적 현상의 총체 속에서 분명히 정의된 영역에 속할 것이다...
4 언어의 언어학과 화언의 언어학
언어 활동 연구에는 두 부분이 있다. 하나는 본질적인 것으로 언어를 그 대상으로 하는데, 언어는 본질상 사회적이며 개인과는 무관하다. 이 연구는 전적으로 정신적인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부차적인 것으로 언어 활동의 개인적인 면, 즉 발성을 포함한 화언을 그 대상으로 한다. 이것은 정신적이고 물리적이다... 언어와 화언을 동일한 관점하에 모은다는 것은 망상에 불과하다. 언어 활동의 전체란 균일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알 수 없는 것이나, 이미 제안한 바 있는 구별과 종속은 모든 것을 밝혀준다. 이것이 언어 활동 이론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이 만나게 되는 첫 분기점이다. 두 길을 동시에 취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 이 두 길을 따로따로 걸어야 한다. 부득이한 경우에는 언어학이란 용어를 이 두 학문 모두에 붙여, 화언의 언어학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것을 언어만을 대상으로 하는 엄밀한 의미의 언어학과 혼동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전적으로 언어의 언어학만을 다루겠으며, 논증 과정상 화언의 연구에 도움을 청할 경우, 이 두 영역을 가르는 경계를 절대 지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5 언어의 내적요소와 외적 요소
언어에 대한 우리의 정의는 언어의 조직, 체계와 무관한 모든 것, 즉 한마디로 말해 <외적 언어학>이라고 칭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배제함을 전제한다...
6 문자체계에 의한 언어의 표기
문자 체계의 위력은 어떻게 설명되어질 수 있을까? 1. 우선, 낱말의 서기 영상은 영구적이고도 견고하여 세월의 흐름을 통해 언어의 통일성을 형성하는 데에 음보다 더 적절한 대상이란 인상을 준다... 2.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시각적 인상이 청각적 인상보다 더 명료하고 더 지속적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전자에 더 집착한다... 3. 문어는 문자 체계의 부당한 중요성을 더욱 증가시킨다. 그것은 자신의 사전, 자신의 문법을 갖는다... 4. 끝으로, 언어와 철자법 사이에 불화가 생길 때, 보통 언어학자 이외에는 그 누구도 이 분쟁을 해결하기가 어렵다...
7 음운론
음운론, 그것은 - 되풀이해서 말하지만 - 단지 보조 학문에 불과하며 오로지 화언에만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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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일반원리
1 언어기호의 성격
언어 기호가 결합시키는 것은 한 사물과 한 명칭이 아니라, 하나의 개념과 하나의 청각 영상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 전체를 지칭하는 데 기호 (signe)라는 낱말을 그대로 사용하고 개념과 청각영상에는 각각 기의 (signifie)와 기표 (signifiant)를 대체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 제 1원칙 : 기회의 자의성 / 기호를 기의에 결합시키는 관계는 자의적이다. 또는 좀 더 간략히 언어 기호는 자의적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바, 그 이유는 우리가 기호를 기표와 기의의 연합에서 비롯되는 전체라는 의미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제 2원칙 : 기표의 線的인 특성 / 기표는 그 청각적인 본질 때문에 단지 시간 속에서 전개되며 또한 시간의 속성에서 비롯되는 특징들을 지니게 된다. 따라서 기표는 a) 시간의 길이를 반영하고, b) 이 길이는 단일 차원에서 측정 가능한 바, 이는 線을 말한다...
2 기호의 불변성과 가변성
우리의 논증 단계를 요약해 보자. 1. 우리는 낱말에 관한 무의미한 정의를 회피하면서, 언어 활동이라는 전체 현상에서 두 요인을 우선 구분하였다. 즉 언어 (langue)와 화언 (parole)이다. 우리에게 있어서 언어는 언어 활동에서 화언을 뺀 것이다. 그것은 언어 행위 주체로 하여금 외부 세계를 이해하고 또한 자신을 이해시키도록 해주는 언어 습관의 총체... 2. 그러나 이러한 정의는 아직도 언어를 사회적 현실 외부에 두고 있는 것이다... 언어는 사회 현상의 밖에 있을 수는 없는 바, 이는 언어가 기호학적 현상이기 때문이다. 언어의 사회적 성격은 언어가 지니는 내적 특성 중의 하나이다... 3. 언어 기호가 자의적이라 했으므로, 이렇게 정의된 언어는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고, 합리적 원칙에만 의존하는 자유로운 체계로 보인다. 언어의 사회성은, 그 자체만으로 볼 때, 이 관점에 정확하게 대립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첫번째 도식에 시간의 흐름을 나타내주는 기호를 덧붙여야만 한다. 이렇게 되면 언어는 자유롭지 못하게 되는데, 이는 시간으로 인해 언어에 작용하는 사회적 힘이 그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리하여 우리는 자유성을 소멸시키는 지속성의 원칙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지속성은 필연적으로 변질, 즉 크고 작은 관계의 변화를 내포한다.
3 정태언어학과 진화언어학
동일 대상에 관련되나 두 질서에 속하는 현상의 이러한 대립과 교차를 좀더 잘 지적하기 위하여, 우리는 공시 언어학 (linguistique synchronique)과 통시 언어학 (linguistique diachronique)이라 하고자 한다. 우리 과학의 정태적 국면에 관련되는 모든 것은 공시적인 것이고, 진화에 관련되는 모든 것은 통시적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공시태 (synchronie)와 통시태 (diachronie)는 각각 언어 상태와 진화 단계를 가리키게 될 것이다.
2부 공시언어학
1 개요
2 언어의 구체적 본체
3 동일성, 실재, 가치
4 언어 가치
5 연사 관계와 연합 관계
6 언어의 메커니즘
7 문법과 그 하위 구분
8 문법에 있어 추상적 본체의 역할
3부 동시 언어학
1 개요
2 음성변화
3 음성 진화의 문법적 결과
4 유추
5 유추와 진화
6 민간 어원
7 교착
8 통시적 단위, 동일성 및 실재
2부와 3부에 대한 보충
4부 지리 언어학
1 언어의 다양성
2 지리적 다양성의 복잡화
3 지리적 다양성의 원인들
4 언어파의 전파
5부 회고 언어학의 문제. 결론
1 통시언어학의 두 관점
2 가장 오래된 언어와 원형
3 재구성
4 인류학과 선사학에 있어 언어의 증언
5 어족과 언어유형
...
'랑그'와 '빠롤' 그리고 '공시성'과 '통시성'을 창시한 소쉬르의 이 책은 20여년에 걸쳐서 내 지적 능력을 시험하게 만든다. 20세기 현대철학의 창시자를 셋만 꼽으라면, 누가 말했던가... 아마도 에리히 프롬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도 같다, 마르크스와 프로이트 그리고, 이 소쉬르다.
누구 말마따나 "구조주의의 창시자"라고도 일컫는데 20세기 후반을 강타했던 포스트모더니즘도 어느덧 유행이 다 지난 시절의 유행가처럼 들린다... 21세기, 글로벌 경제위기가 가속화되고 또 신자유주의의 여파로 온갖 자본주의의 병폐가 만천하에 드러난 요즘, 포스트구조주의 또/내지는 포스트모더니즘을 표방했던 숱한 인사들의 자기독백과 사상적 전향이 머지 않은 날들이다.
비록 정식 역사나 철학 근처에서 이를 탐구한 학자는 아니었어도, 언어학이라는 주제로 인류를 새로운 세계로 인도한 공로와 업적은 여전히 유효한 듯하다. 다만, 앞서 말한 '포스트모더니즘' 그 악령의 주인공 중 한명이라는 사실 또한 잊혀져선 안될 것 같다. 아마도 현재 언어학계에서도 현존하는 주류로 군림하고 있을 그의 이론들은 또 한차례의 극복 내지는 후학을 필요로 한다.
오늘의 평점은 20년전의 그것 못지않게 짜기만 하다. 왜냐하면? 책이 일단 어렵다. 요즘 철학책 모두가 겪는 치명적 결함 중 하나일 수도... 아니면 그만큼 어리석도 아둔해진 대중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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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언어학 강의
- 저자
- 페르디낭 드 소쉬르 지음
- 출판사
- 민음사 | 2006-12-15 출간
- 카테고리
- 인문
- 책소개
- 현대 인문과학의 경이로운 발전을 이룩한 토대 구조주의 언어학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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