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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의 가을은 풍성하기만 하다, 수많은 책들의 성찬 속에서 그 숲을 헤집는 동안은 영혼을 지닌 불멸의 작가이기도 하거니와, 나만의 방법론을 추구하는 유력한 컨설턴트 또는 경영학도, 그리고, 정의와 역사 앞에 나서고자 하는 사회적 주체라거나 숨길 수 없는 매력을 소유한 여인과의 황홀한 여행을 나누고 꿈꾸는 로맨티스트 아니면 인류의 위대한 지성들 앞에서 몇 안되는 단어와 문장 사이에서 한참을 궁리하는 철학자 또는 당대 최고의 음율을 맘껏 소개할 수 있는 음악방송을 맡는다라거나 연필 한자루만으로도 구체와 추상을 표현할 수 있는 화가이자 연출가이자 감독이자 한 가정과 한 조직과 한 사회를 이끄는 진정한 '리더'로서의 면모를 풍기게도 된다.
지극히 현실적이게는, 고작 한 대기업 회사의 부장 직함을 달고 그럼에도 승진인사에 연연할 수밖에 없는 연봉인상 같은 데 일희일비해야 하며 늘 연봉의 몇배를 훌쩍넘겨버린 빚더미에 쪼들려 자꾸만 더 궁핍해지고 있는 가계와 살림살이를 늘상 걱정해야만 하고, 집값은커녕 우리사주마저 반토막이 나버렸고 더더욱 회사의 경영상태는 날로 심각해져 스스로 무언가를 해결하거나 돌파할 엄두조차 나지 않는 마당에 자녀들의 학업성적은 갈수록 문제투성이가 된 채 소주 한병만으로도 극히 찌질한 언변만을 일삼고 지나치는 젊은 아가씨들 몸매나 훔쳐보며 기웃거리다 정작 무언가 해볼만큼 딱히 마땅한 아이디어 역시 고갈된 마당에 기껏 심심풀이용 태블릿 한대 내지를만큼 변변한 주머니 사정 또한 허락치 못할만큼 비루하고도 비루하기만 한 일상의 삶인데... 이러다 다 늙고나면,
'꿈'이란 단어가 갖는 다소 과장되고 허황된 이야기들의 속성을 애써 피해본다면, 그래 '희망'이라 말해두자. 삶의 가장 온전한 목적 자체가 이 '희망'이라면 그 가장 기본적인 전제조건은 다름아닌 의미있는 노력이겠다. 가치에 대한 존중, 주변에 대한 배려, 비전에 관한 집념, 전체에 대한 통찰, 실천에의 의지, 과정 및 태도의 여유, 결과에 대한 책임, 구체적 현실에서 나타낼 수 있는 많은 스탠스가 의도하는 바는 결국 오로지 '희망'일 뿐이므로. 결코 애써 외면하려들지 않아도 어김없이 현실은 늘 그래왔고 또 앞으로도 그럴진대 현실 탓만 해본들 바뀌는 건 없다. "비판하는 일보다는 건설하는 일이 훨씬 더 어렵다"고도 했다. 소비에 앞서는 것 또한 늘 생산이니까. - 비평이 창작을 앞지를 수 없고, 희망은 늘 절망의 극복 차원이니까.
그런 차원이라면, 도서관은 늘 곁에 있었으며 그 물리적 공간의 차원과는 전혀 별개로, 책의 형태 또 영상이나 음악이나 일상의 형태로도 항시 존재하건만, 오로지 그 본질만을 포착해낼 수 있는 능력이라면 아무렴 어떠랴... 결코 인생은 단 한번 뿐이고 하나도 만만치가 않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요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 "공부"라는 말은 평생을 함께 쫓는, 죽어서도 지방 위에 "학생"이라 쓰게 되는 이유도 또한 이렇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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