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메모

[시론] 이성복과 박준 시집, 일랑은 채 읽기도 전에

단테, 2013. 6. 25.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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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즈버 태평년월이 꿈이련가 하노라, 청계천에서 광화문으로 시청으로 촛불들이 밀려든다 또 다른 시대는 또 다른 절망을 뜻하며 또 다른 촛불은 또 다른 반성의 시작이요 희망을 발견하기 위한 몸부림 예전에 유치환이 깃발을 노래했다면 김수영이 자유를 노래했다면 피와 땀으로 얼룩진 민주주의는 이제 한 시대의 종말을 고한다 한 시대의 시작을 알린다 그리고 알려야만 한다

      

한 시절의 투쟁과 갈등과 권위의식과 냉소주의와 반목과 암투는 먼 지난 시대의 산물 이제는 그것들과의 결별을 고하자 또 다른 한 시대의 권위요 자랑이요 공감대라 할라치면 평화와 상호존중과 긍정의 지평, 협력과 동행과 공존만이 살길임을 알기에 고로 먼발치서 우짖는 까치 울음소리조차 정겹게 만들고 뚱뚱해진 몸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비둘기들도 성북동에서 이국의 땅을 향해 비로소 날개짓을 하여야만 한다 적어도 한 시대의 청산 내지는 극복이란 그러하다

  

넉넉히 저녁식사를 마친 저녁에는 다소곳한 산책보다야 인터넷 생중계로 떠드는 집회소식들과 TV에서만 꽝꽝대는 공권력들과 동네 어귀마다 술판에서 벌어지는 싸움들과 언성을 높인 정치들과 불의에도 침묵하는 다수와의 결별을 감히 고하도록 하자 왜 혁명은 고독해야만 하는 것인가를 체험하도록 하자 오십년의 세월을 극복하기엔 이조차도 너무 짧디 짧은 일종의 혁명일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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