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메모

새벽, 아침, 주말

단테, 2013. 3. 30.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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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새벽공기 탓인지 여섯시가 되기도 전에 잠에서 깬 아침, 4월이라고 믿기 힘든 날씨에 집밖을 잠깐 서성이다 도로 거실에 나와 앉는다. 대전에 내려갈 차편은 아직 한시간 가량이 더 남아 있는데, 미리 짐부터 챙겨두고 아침을 꺼내 먹기로 한다.

설령 그 어떤 경우가 닥치더라도 웬만큼 쫄지 않을 수 있다는 배짱 같은 게 내겐 전혀 없구나... 그래서 매사에 늘 진지하려고 애쓰는 것인지 몰라도, 실은 결코 대범하지 않은 인물들이 갖는 강박관념인 것. 결코 또한 호탕하지 못한 이 습관은 과연 고쳐나갈 수 있다는 건가? 짐짓 허풍이나 자기현시에 불과할 뿐인 제스쳐도 그다지 썩 유익한 편도 못될 일. 고로 난 아직껏 진정한 진지함 같은 건 배워보지도 못한 축인 셈. '담대함'을 기르자.

기업에 있어서 연구개발과 사업규모와 이익규모와 현금흐름을 놓고 굳이 고르라면 나같은 소인배한테는 오로지 현금흐름 뿐이라는, 그것밖에는 모르겠다는 큰 깨달음도 어제부터 불쑥 머릿속에서 내내 맴도는데... 비단 주주나 차입경영인 따위가 아닌 심지어 오너의 입장이래도 내 소견은 단적으로 그렇단 얘기. 가장 고통스런 순간이 유동성의 위기임을 너무도 절절히 경험해본 탓? 재무와 기술의 간극은 이처럼 크기만 하다.

일기랍시고 잠깐 앉아 쓰는 메모가 이토록 건조하고 학문용어 따위네... 전혀 감성적이지도 못한 일기랍시고 너무 현학적인 건 아닌지 몰라, 어서 도로 덮어야지. 이제 곧 출발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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