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까페

단테, 2012. 7. 15. 05:26

 

 

  

...

 

  

비 오는 날, 까페에 앉아

시를 쓴다.

 

은은한 노래가 울려퍼지고

흐린 창밖 한 아저씨는 모자를 눌러쓴 채

서둘러 자전거 페달 밟는 풍경이다.

 

자동차들이 조심스레 줄이어 길을 나섰으며

뒤꽁무니 빨간 불빛은 연신 그리움을 대체한다.

 

안락한 의자 몸을 기댄 채

시를 쓴다.

 

몇해전에 내 곁을 떠났던 그녀도

언젠가 이 장소에서 그랬던 것 같고

또 이 장소에서 재회했던 기억도 난다.

그녀는 지금 어디서 무얼 할까?

 

요즘은 책 대신에 아이패드를 꺼내는 게 유행

싸구려 모델로 산 태블릿 하나를 꺼낸다.

구글 드라이브에서 파일을 만들고 습작을 해본다.

다시 노래를 꺼내 듣는다. 이종현, <내 사랑아>.

      

창을 가벼이 연 다음 시원하다 못해 찬바람을

들이켜본다. 어둑해진 하늘도 제법 고요해진다.

 

잠시 음악이 꺼진다. 시간이 흘렀다.

태블릿을 도로 내려놓은 채 차를 마신다.

  

몇해전에 만났던 친구도 여전히 소식이 없고

그 친구와 함께 한 친구들도 여전히 감감 무소식.

그들은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 그립다.

  

호젓해진 고독은 어느덧 다시 소파에 몸을 묻고

소파가 없는 의자는 그래서 늘 허전해진다.

비가 오면 유독 흐려지는 불빛...

 

 

- 시를 시답지 않게 쓰려는 목적은 산문의 그것과도 동일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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