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김근태 의장 추모영상
... 그가 떠난다, 이 한많은 대한민국을... 우리의 시대도 저문다. 민주화운동의 한 시대가 저물어간다.
...
아침부터 들려온 부고, 김근태 전 의장이 별세했다는 소식을 접한 순간... 머릿속이 띵하니 어지러웠다.
불과 하룻만에 위독하다는 얘길 전해들었고, 어쩌나 저쩌나 하며 걱정한 밤이 불과 몇시간 전인데...
새벽녘에 고인이 된 그를 추모하는 행렬, 그리고 연신 방안에 앉아 그의 뉴스들을 쳐다보고 있는 나.
민청학련 사건만 해도 이미 그는 민주화운동의 한 상징이자 '대부'라는 호칭을 얻었었지... 지난 대선,
또 한차례의 대선을 더 거치는 동안에도 줄곧 그의 대단한 콘텐츠의 힘을 믿어왔으며, 단 한차례 그를
비난하거나 매도할 생각 없이 지내온 세월들도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언제였던가, 다음 대통령 후보로 감히 그를 꼽았던 내게 그의 영면은 이렇게 한 시대를 마감하는 종언,
또 다른 한 시대를 알리는 타종과도 같은 예감으로 다가온다. 다만 늘 고문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여지껏 버텨낸 그의 용기와 기백 그리고 그 서러운 시대의 한을 오롯하게 슬픔으로
간직한 채 이제는 그를 역사의 한 페이지로 이리 놓아 보내주어야만 한다...
청년이 서야 조국이 산다
늘 그한테 붙였던 '청년'의 호칭 역시 이미 노년이 된 그한테서 너무 많게 빚을 져왔던 이땅의 젊은이들
또 그들의 부모와 삼촌과 장년세대들과 동년배들과 기성세대 모두한테 되돌려져야 할 몫이겠고, 이제
그 무거웠던 책임감의 짐을 그한테서 내려놓는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고마웠고 이젠 족하다.
서럽다, 뉘 말했던가
단 한차례 제대로 된 정권을 이룩해보지도 못한 채, 오로지 반민족과 반민주 또는 친외세와 친자본이
득세하고 있는 현실... 이미 떠난 그를 부여잡고 울음을 터뜨리기에도 이미 우리 시대의 짐은 너무도 큰
고통이요 후세에 대한 죄악이 될지어니, 이미 떠난 고인 여럿을 바라보며 눈물을 훔치던 비애는 더 이상
허용되지도 않을 이 시대. 먹먹한 가슴과 어두운 얼굴을 한 채로, 묵묵히 그의 갈 길을 밝혀드린다......
부디, 잘 가시오 동지이자 선배이자 스승이자 표상이자 모범이자 한 지도자였던
김근태님이시여, 부디 편안히 가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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