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ngno :
* [철학][정치] 100분 토론 중에서, 노회찬,
... MBC 100분 토론, 내가 가장 즐겨 보던 프로그램,
10년 특집에 나와 여전한 촌철살인을 보여주다......
* [철학][정치] 지방선거, 그때 그, 그리고 심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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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지금 이 시점에 대통령 후보로 누굴 뽑을 것인가 하는 질문이 있다면 단언코 유시민이 첫손에 꼽힌다.
(실제로 다수 언론들이 김문수 경기지사와 유시민 전 복지부장관의 리턴매치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복지"가 현대정치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이 시점, 당연히 신자유주의의 극복을 대안으로 내놓고 실천적인
과제들을 추진할만한 역량 따위가 차기 대통령 후보로는 가장 적합한 인물이겠다.
하지만 유시민 대선후보는 어디까지고 제도권 선거에서의 얘기다. 실제로 "복지"의 적자는, 민주당이거나
참여당보다는 좌파를 자처해온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에서 찾는 편이 훨씬 더 근본적인 얘기가 된다.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늘 야권의 분열로 비판받은 그들이 그럼에도 그 '정통성'을 존중받아야 하는 까닭?
이는 김규항의 칼럼에서 너무도 당연한 논리로 제시되고 있다. (전재) ;
[야! 한국사회] '착한 소비'와 진보정치 / 김규항
[한겨레] "소비를 이념으로 하는가"라는 정용진씨의 방자한 말에 대해 몇몇 지식인들의 비판과 논평이 있었다. 그 가운데 서울대 교수 조국씨가 < 한겨레 > 에 쓴 '국가와 시민이 정용진에게 답하라'라는 글이 인상적이다. 한국의 중앙 일간지에서 '국가와 시민이 자본을 견제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보는 건 얼마나 귀한 일인가? 그러나 아쉽게도 글은 정용진에 대한 '정서적 응징'으로 그쳐버린 느낌이다. 우선, 조국씨는 국가의 역할을 말하면서 시장 자유를 무작정 옹호하는 이명박 정권을 비판한다. 그러나 지금 그 정권과 대립하는 민주당이나 참여당 역시 시장자유 옹호자들이라는 더 중요한 사실은 생략한다.
자본주의 사회엔 두 가지 자유가 있다. 개인의 자유와 시장의 자유. 전자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많을수록 좋다. 그러나 후자는 많을수록 정직하게 일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지옥이 되기 십상이다. 우리는 개인의 자유를 통해 대통령을 '쥐'라고 골려도 잡혀죽지 않게 되었지만, 무한정한 시장의 자유를 통해 자본의 천국(속칭 '삼성공화국')에서 살게 되었다. '신자유주의'라 부르는, 무한정한 시장의 자유를 본격화하고 구조화한 건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이다. 이 사실을 분명히 하지 않고 '자본에 대한 국가의 견제'를 말하는 건 기만이 된다.
조국씨는 또한 시민의 역할을 말하면서 '가격과 편리함을 유일 잣대로 삼지 않는 착한 소비'를 촉구한다. 좋은 말이고 얼마간의 실효성도 있겠지만 먼저 세 정권 내내 이어지는 신자유주의 광풍 속에 사람들이 어떤 지경에 이르렀는지 살펴야 한다. 진보적인 사람들조차도 아이를 사람이 아니라 상품으로 키우는 재난영화적 현실에서 '착한 소비 캠페인'은 과연 얼마나 현실성이 있을까? 노동자의 절반을 넘는, 생존 자체가 숙제인 비정규 노동자들이 '착한 소비'를 촉구받는 건 공정한 일일까?
시민에게 촉구해야 할 것은 '착한 소비'가 아니라 '시장 자유에 대한 경계심'이다. 개인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촛불을 들고 이명박과 싸우듯, 나는 물론 내 아이들이 영원히 자본의 노예로 살아가지 않게 하려면 민주당이나 참여당 같은 또다른 시장자유 옹호자들과 싸워야 한다는 사실을 촉구하는 것이다. 정치가 우리 삶에 눈곱만큼이라도 소용이 닿으려면 이런저런 시장자유 옹호자들에 대한 헛된 기대를 접고 진보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진보정치가 세력이 미미하지 않으냐고? 그게 바로 자본의 체제가 우리를 쳇바퀴 속의 다람쥐로 만들기 위해 심어준 어리석은 생각이다. 정용진의 방자한 말에 반감을 느끼면서 눈은 여전히 유시민의 '노무현 정신 계승'과 문성근의 '국민의 명령'에 가 있게 만드는 어리석음 말이다. 진보정치가 세력이 미미해서 지지할 가치가 적은가, 마땅히 지지할 사람들부터 지지하지 않기 때문에 세력이 미미한가? 진보정치의 세력과 가치는 남이 가져다주는 게 아니라 바로 내가, 주권을 가진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물론 제아무리 시민이 각성한다 해도, 지금처럼 진보정당들이 만날 이명박 반대만 외치며 '이명박 프레임' 안에서 맴돈다면 다 소용없는 일일 게다. 민노당이나 진보신당은 이제라도 정신줄 바짝 잡고 자신들이 민주당이나 참여당과 뭐가 다른지, 시장 자유에 맞서는 진보정치가 뭔지 시민들에게 들려주어야 할 것이다. '이마트 피자를 먹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착한 사람들에게, 세상엔 프랑스처럼 대형마트는 아예 시내에 못 들어오게 하는 정치도 존재한다는 사실부터 차근차근.
김규항〈고래가 그랬어〉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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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경영학의 최대 위기, 반성이 필요해진 이 시점에 과연 좌파나 우파 모두 누가 이 국면에서
혜안을 갖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까를 놓고 백가쟁명하는 글로벌의 분위기다. 오바마도 그렇고,
중국이 더 그렇고 심지어 일본까지도 피터지게 싸우고 있다. 우리나라는? <4대강 삽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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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위기의 가장 큰 특징이자, 위험인자는 다름아닌 "불확실성 (Uncertainty)"이다.
도대체 환율이 어떻게 될 지, 유가는 어디로 방향을 틀 지, 또 각 상품들의 수요와 공급은 과연
적절한 균형을 찾아가고 있는 건 지, 폭락을 거듭하는 주택가격의 끝은 과연 어디까지인 지 등,
석학들과 기업들마저도 제대로 된 해석과 예측을 내놓지 못하고 허둥대는 현실이 지금이다. 왜?
기존의 '프레임'이 틀렸다는 얘기인 거다. "작은 정부"도, "감세정책"도, "자유무역"도 모두 다
경제위기를 초래한 주범의 한 자리씩을 죄목으로 갖추게 돼버렸다. 게다가 "공포"와 "탐욕"까지
가세한 모양인데, - 성장을 위해 투자가 필요한 기업들은 안전자산에만 눈이 멀어 단기비용절감
따위를 운운하며, 저금리와 도덕적 해이를 등에 업고 투기세력들만 인플레이션을 가중시키고 있다.
- 가히 가관이 아닐 수 없는 형국이다. 이런데도 어찌 '시장'만을 믿으라는 강변조의 말투들인가?
혹시, 그저 '그들만의 리그'에서나 맛볼 수 있는 그 어떤 기득권 따위에 대한 보호본능 뿐일까?...
사실 그게 더 두렵다. 북한의 절규와도 같을 3대 세습을 조롱하면서도, 외신에서 비웃는 3대들의
무임승차로 이루어진 세습과정이 버젓이 대만민국의 대기업들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어찌
이리도 관대하다는 말인가? 그들이 공채에 합격했나? 인사평가에 쩔쩔맨 적이 있었나? 아니면,
회사가 어려울 때 직원들보다도 먼저 스스로 연봉을 삭감하고 주식을 내놓기라도 했었나 말이다.
모름지기 진정한 '리더'는 위기에서만 빛을 발하는 법이다. 화려한 아버지의 등뒤에 숨어 편안히
권력을 승계하고 그 달콤함에만 취해 짐짓 너스레를 떠는 이들은 고작 삼류 '권력자'에 불과하다.
마치 이미지 하나로 대중의 인기에 영합해 권좌에 오른 삼류 정치인들의 모습과 어찌도 닮았는지,
...... 정치의 근본은, <헌신>이다. 그래서 그들은 정치인도 못된다. 기껏해야 '오너'들일 뿐, 결코
경영자가 될 순 없다. 회사를 위해 단 한번도 헌신하지 않은 자들을 어느 직원이 존경하겠는가?
대한민국의 역사, 그 어두운 뒤안길에서 늘 고통받고 고생하며 살아온 사람들만이 감히 이 땅의
진정한 주인이자 권력을 갖기에 마땅하고 적합한 이들이라고 감히 주장해보고자 한다. 적어도,
<민주주의>라면 말이다. 그 <민주주의> 하나만을 위해 독립운동을 하고, 민주화운동을 하고, 또
노동운동을 하고 했던 그 숱한 이들 또한 당당히 역사의 주체로 이름을 올릴만한 자격이 있다.
백범 김구 선생이 그랬고, 이 땅의 '좌파'들이 또한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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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 시대의 진정한 '좌파'는 과연 누구일까?
역대 대통령 선거에 나왔던, 소위 '레전드'들을 떠올렸다...
'87년 민주화, '92년 대선까지의 백기완 선생...
그 아픈 고초의 기억이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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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노협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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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대선부터 2002년 대선, 그리고 지난번 대선까지
세차례의 무력한 패배를 절감케 한 권영길 후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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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이 국회에 입성했고, 진보신당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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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금년의 진보신당도,
(지방선거의 참패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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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와중에 또렷하게 떠오르는 인물은,
다름아닌 '89년 12월 전노협 의장, 단병호다.
"노동운동도 사람이 하는 일…제대로 된 사람 키우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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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얼굴, 그의 이름을 떠올리고 들을 적마다 나 역시 '강성'의 이미지를 제일 먼저 떠올렸었지...
(어찌 보면, 대중적 인지도와 맞물려 그 인상으로 하여금 제도권에서는 전혀 통할 수 없는 인물로
스스로 미리 단정해버렸었는지도 모르겠다. 제도권 선거는 본질적으로, '메시지'보다 '이미지'다.)
그 다음이 "계급이기주의"였고, 아마도 그 다음이 "사서 고생한다"는 소리였을까? 그렇게 스스로
소시민의 울타리를 벗어날 수 없는 채 합리화에만 골몰하며 살아온 사람한테서 갑자기 웬 뚱딴지
같은 단병호냐고 누가 질책할 수도 있을 법하지만, 그럼에도 굳이 이 얘기와 솔직함을 앞세운 건
전적으로 그의 지난 시절 감투들과 이미지 같은 허상을 좇아 꺼내는 말은 아니라는 생각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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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만이 증명한다." - 단테,
2004년의 총선, 사상 최초의 '좌파' 원내 입성으로 당당히 국회의원이 된 그를 두고 소수 정당들이
갖는 한계와 참신한 의정활동들 사이에서 많은 토론을 낳게 했었던 기억, 100분 토론에 나와서도
당시로서는 생소하기만 한, 지금에서는 가장 화려하게 부활한 "신자유주의의 극복"이라는 화두를
진지하게 꺼내놓곤 했다. ("내수가 살아나야 경제가 살아난다"는 그의 담화는 현재도 유효하다.
경제 하나만을 놓고 보더라도, 그보다 더 탁월한 식견으로 당면한 과제를 예견한 이가 있었을까?
노동문제의 핵심이 '비정규직'에 있음 역시 그의 입을 통해서만 비로소 진정성을 갖게 되며, 그에게
진정한 반성을 갖게 만든 그 현안은 정권이 바뀌고 또 바뀐 지금까지도 전혀 해결된 바 없다. 고로,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 있어서 가장 큰 노동문제는 다름아닌 '비정규직 철폐'의 문제다. 내수 진작,
경제 회복, 분배를 통한 성장과 정의 실현, 그리고 '복지사회'까지도 모두 이게 그 첫번째 단추다.)
- 이 정도라면, 정말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맞지 않겠는가? 그에 대해서는, '<예측>이 가능하다.'
현대 경영학이 가장 꿈꾸고 싶은 자본주의의 모습 역시 그렇지 아니한가? 리스크는 더 이상 없다.
입으로만 "반공"을 부르짖으며 럭비공마냥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드는 장본인은 과연 누구였나?
혹시, 현 집권세력과 그들의 이데올로기를 뒷받침해온 우파와 자칭 '자본주의자'들이 아니었나?
진정코 현대 자본주의를 몰락의 위기까지 밀어넣으며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노력해온 그들이
거꾸로 현대 자본주의의 최대 '적'은 아닐까? 나라의 안보를 위협하고 미국과 일본을 찬양하는
그들이야말로 국가보안법의 주범들이며, 공정경쟁을 훼손하고 독점적 폐해를 양산하며 오로지
인류에 대한 착취에만 골몰하는 그들이야말로 진정코 자유주의와 시장경제의 질서를 어지럽힌
반체제 인사들은 혹 아닐까? (좀 더 고상한 말로 하면, 일종의 '친일파'와 '천민자본주의'에 더
가깝다. 독립운동을 하던 이들이 몰락하고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비웃음의 대상이 된 사회는?)
다만 그에게도 '한계'라는 건 분명히 있다. 여전히 다소는 '덜 유연한' 사고 따위라거나, 심지어
빠듯한 현대사회에 어떻게든 적응하며 살아보겠다는 투의 전혀 전문적이지 못한 솜씨의 정보화
내지는 글로벌화에 대한 태도 따위라거나, 아니면 나같은 '먹물'들이 가장 꺼려할만한 투의, 그
'좌파 지성'이 아닌 '좌파 본능'의 자세를 보일 때 등등이 말이겠지만,
하지만 그 한계를 들이밀 경우라는 게 고작 '제도권 선거' 뿐이 아닌가? '비제도권'에서는 되레
크나큰 가치로도 작용할 법이기에 어찌 보면 이는 양날의 칼과도 같다. 그것은 아군에게 독이요,
적군에게는 치명적 단점으로 보여질 때가 많다. 전쟁의 목적이 승리라면 적어도 현명한 전술같은
것들을 개발할만한 보좌진이 반드시 필요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겠다. (진중권 같은 이가 좌파
진영에 몸담고 있다는 건 그의 대중적 인기보다도 그의 지성에 기인하는 편이 훨씬 해석하기 쉬운
편에 속한다. 무지몽매한 '계란으로 바위치기'보다는 적군의 수장을 단칼에 베어내는 쪽이 낫다.
적어도 싸움에서 승리하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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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교육문제를 본격적으로 꺼내든 그의 주제의식에 관심을 갖고 볼 필요를 느끼는 건 지극히
당연하다. 김어준이 그랬던가, 역대 최강이라던 그의 '단단한 신경'과 포스까지도, 제도권 대통령
자리가 MB라면 '비제도권 대통령' 자리는 응당 단병호의 몫이다.
그렇다. 애시당초 문제가 또 틀렸다. 대통령은 '권력자'가 아닌, '지도자'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자리가 제도권이든 비제도권이든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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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꿈꾸는 '교육'이 진정코 당면한 경제적 이슈들과 민족, 국가, 노동자들에게까지 고루 혜택을
줄 수 있는 진정한 '복지사회'를 꿈꾸게 만드는 대안을 생산해낼 것이라고 굳게 믿어보자. (어제
아고라에서 모처럼 주의깊게 읽었던 게시글마냥, 좌파에서도 이제는 구호보다 지성이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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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동안의 무지와 무능과 오류들을 두고 더, 또 어떻게 믿어볼 수 있냐는 말인가?
'단단한 신경'을 가진 이들의 유일한 미덕은 그렇다. '끝까지 약속은 꼭 지킨다'는 거다.
- 어찌 보면 우리나라 좌파와 우파의 가장 큰 차이점 역시 바로 이것이기도 할 테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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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앞부분의 유머가 어느 순간에서부턴가 너무 무거워진 게 또 아닐까?... 싶어서,
추억을 또 벗삼아 지난 2004년의 딴지일보 인터뷰 기사를 또 이리 들추어본다. ; (전재)
http://www.ddanzi.com/news/2233.html
http://www.ddanzi.com/news/2234.html
[기사] [이너뷰] 일망타진 이너뷰 - 민주노동당 단병호
[이너뷰] 일망타진 이너뷰 - 민주노동당 단병호 2004.3.11.목요일
임춘애는, 라면이다. 라면만으로 달린 소녀. 근데 그게 아니란다. 간식으로 라면을 먹었다는 이야기가 그리 각색된 거란다. 지난 십 수 년 간 줄기차게 해명했단다. 하지만, 임춘애는, 라면이다. 그게 그렇다. 처음 본 이동물체를 엄마라 인식하는 오리처럼, 처음 인지된 이미지가 영상시대의 대중에겐 본질이자 팩트다. 그렇게 한 번 종결 처리된 정보는 웬만해선 덧쓰기가 안 된다. 단병호. 그의 라면은 빨간 머리띠다. 열여덟의 임춘애가 금메달을 셋이나 딴 이듬해 서른여덟 나이로 동아건설 창동공장 초대 노조위원장이 된 뒤, 지난 세월 줄곧 그는 빨간 머리띠다. 빨간 머리띠 두른 과격분자. 그는 그 상태로 읽기전용이다. 그런 그가 빨간 머리띠를 풀겠단다. 과연 푼다고, 풀릴 것인가.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현실정치인에 도전하는 그를 만났다.
총 : 위원장님, 딴지일보는 아십니까?
총 : 딴지일보.. 안 보셨죠? 한번도. 오늘 큰 일 났다. 이제... 하하.
사진기자 : 이제 다 끝났습니다. 자리만 한 번 바꿔주세요.
단 : 저요? 왜 그럴 것 같애요? 총 : 과거하곤 다르게 사 십대 아저씨 느낌이 나야 되는데...
총 : 위원장 단병호에 대해서는 많은 자료가 있는데 개인 단병호에 대해서는 별로 없더라구요. 이제 정치인이 되시려고 나오셨으니까 어릴 적 얘기부터 좀 들려주십쇼. 어릴 적 어떤 사람이었는지.. 단 : 어릴 때는 제가 상당히 내성적인 성격에 가까웠습니다. 왜냐면은 아버님이 일찍 돌아가셨어요. 내가 위로 누님이 한 분 계시고 두 살 터울인데 내가 육개월 될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 이후로 어머니 손에서 쭉 자랐죠. 어머니가 또 생계를 꾸리시고 외갓집 근처로 이사를 오면서 외갓집하고 친척들하고 살았는데.. 다섯 여섯살 접어들면서.. 그 전에는 잘 몰랐는데 초등학교 들어가기 직전에 접어들면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상당히 많았어요. 아버지의 사랑.. 그런 게 좀 부러웠고요.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성격이 내성적으로 그렇게 형성돼 왔던 거 같아요. 어릴 때 성격이 형성된 건 그런 영향이 상당히 받아서.. 어릴 때도, 그러면서도 별로 착하진 않았던 거 같애요. 동네에서도 개구쟁이 짓은 상당히 많이 했던 거 같고.. 뭐 시골의 보통 아이로 자란 거죠. 촌에서 보통 아이로 자랐고 중학교 고등학교 들어가면서는 속을 좀 썩이면서 자랐고.. 총 : 어떻게 속을 썩이셨어요? 총 :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십쇼. 총 : 뭐하고 노셨나요? 단 : 그 당시에는 야한 영화 자체가 별로 안 나왔어요. 주로 이제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들.. <팔도 사나이>니 하는 액션영화들이 많이 나왔을 때고 그래서 극장으로 간다든가, 오뎅집 같은 거. 빵집, 오뎅집.. 잘 모르실 겁니다. 차 정류장 근처에 가면 찐빵, 오뎅 이런 거 파는 데 가서 죽친다든가. 그때는 만화도 좀 봤죠. 지금은 안 보는데. 하하하. 만화가게 같은 데.. 또 어울려 가지고.. 지금이야 놀러 갈 데 많지만 그때야 제한적이어서 바닷가, 또는 절 같은 데. 이런 데 친구와 어울려 가지고... 총 : 절이라는 건 산을 말씀하신 거죠? 단 : 그 정도는 아닌데 워낙 노는 걸 좋아하고 이러다 보니깐 인자 학교도 졸업을 못하고.. 어머니 속을 무척 썩였죠. 학교도 졸업 못하고.. 외아들인데. 그러다가 스무 살 넘어서는 인제 시골에서 많지 않은 농사지만 농사도 좀 짓고, 가끔씩은 많지 않았지만 일도 좀 하고.. 요즘 치면 그 뭐라고 해야 되나, 일용직하고도 좀 비슷하죠. 포항제철 첨 세울 무렵 같은 때는 68년도 기공식을 해가지고 71년도에 세워졌거든요. 그럴 때는 거기 가서 일도 좀 하기도 하고, 시골에서 농사도 좀 짓기도 하고.. 그러면서 시골에서 살았고, 80년대 서울 올라와 동아건설 다니면서 인제 새롭게 노조도 만들고.. 이 일로 17년을 살아온 거죠. 총 : 고등학교 중퇴했다고 자료에서 봤는데 고등학교를 중퇴가 짤린 건가요, 아니면 자퇴하신 건가요? 총 : 무슨 일로 그러셨는데요. 총 : 그러다 결정적으로 자퇴로 포장한 퇴학을 당하신 사건은 뭔가요? 총 : 근데 보통 3학년 쯤 되면 자기미래에 대한 걱정도 좀 하고, 진로에 대한 걱정도 어느 정도하고.. 그럴 나이 아닌가요? 단 : 얻을 게 없다는 생각보다는 공부 자체가 별로 하고 싶지가 않았어요. 공부에 대한 취미가 있었다면 그러진 않았겠죠. 공부에 대한 취미가 없었고 그게 뭐 어울려 노는 걸 좋아하고... 단 : 그 당시에는 동네 친구라고 하기보다 학교친구죠. 어.. 집은 포항에서 12Km 떨어진 시골, 오천이라고.. 어머님은 아직도 거기 계시는데.. 학교는 포항 시내에 있었거든요. 그래서 같이 놀았던 친구들은 마을 친구기보다는 학교 친구고.. 거의 못 만나죠. 총 : 가정형편이 넉넉하진 않으셨죠? 단 : 그건 고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그런 생각을 했었죠. 중학교 때, 중학교 마치면서 이제 집에서는 인문계를 선택해가라고 했을 때, 굳이 상고를 선택했거든요. 그건 대학교까지 다닐만한 여유는 없다고 생각한 것이죠. 생활이 어려웠으니까. 또 그럴라면 빨리 직장생활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고생하시는 어머니도 모시고. 그럴라면 실업계가 낫겠다. 도리어 고등학교 전까지는 그런 생각까지 하면서 고등학교 선택을 했죠.
총 : 친구를 잘못 사귄 거 아니구요?(웃음) 단 : 그렇죠 뭐. 가끔씩 내가 학교를 제대로 다니고 그때 그랬으면 하고... 그 당시에는 상고에 다니는 것의 최고가... 은행원입니다. 사회적으로 그 당시에 은행에 들어가는 것은 요즘 치면 중산층으로 진입하는.. 사회적으로.. 그래서 은행원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던 거죠. 그렇게 가서 공부도 좀 하고 그렇게 했으면은.. 힘들 때 그런 생각을 한 적도 있죠. 한 적도 있는데, 그보다는 나이가 들면 들수록 힘들었던 것은 어머니에 대한 미안함이죠. 어머니가 이제 22에 혼자 되신 거거든요. 그 당시에 아들 하나 보고 사신 건데. 위에 누님이 한 분 계셨는데 가정이 어려워가지고 아들 공부시켜야 된다고 하면서 누님은 초등학교 졸업시키고는, 중학교도 안 보내셨거든요. 아들 공부시킨다고 그러셨는데, 그 어머님을 지금까지 하루도 편하게 제가 모시지 못하고 항상 힘들게.. 그때 받았을 어머니의 상처 충격 이런 걸 생각하면은 두고두고 죄송스럽고 마음이 아팠죠. 총 : 자퇴로 포장된 퇴학..을 당하신 후에는 삼십대 중반까지 농사를 계속 지으신 건가요? 단 : 그렇죠. 직업적으로 농사를 지을만한 그런 농토는 없었기 때문에 농사도 지으면서 부업으로 시골에서 다른 일도.. 농한기 같은 때는 다른 일도 하기도 하고.. 그리고 토끼도 제가 많이 키워 본 사람입니다. 토끼축산을 73~4년 무렵인데, 그때 토끼붐이 확 일다가 꺼져버렸는데.. 토끼 고기가 좋다고 해서 시골에서는 꽤 토끼를 키웠죠. 앙고라니 뭐니 해서 모를 하는 게 아니고, 식용토끼로. 토끼 한 마리가 6~7Kg 나가는 이런 토끼축산을.. 그것도 한 이,삼 년 했는데 결국은 판로가 막혀가지고.. 하튼 여러 가지를 했죠. 시골에서... 총 : 그러다가 34세 되는 해에 상경하셨는데.. 서울에 오신 이유가 뭐였던가요? 총 : 어떻게 만나셨습니까? 총 : 올라오기 직전에 하신 건 뭐였죠? 근데 그땐 이틀 일을 하고 하루 쉬었어요. 그 이틀 일하는 것도 새벽 4시부터 해가지고 저녁 12시 통금까지.. 이렇게 이틀 해야 하는데 체격상으로도 그렇고 도저히 택시는 하기 힘들어 가지고 한 삼,사 개월 하다가 그만두고 일년 정도 거의 무위도식 놀다가 시골에서는 도저히 안되겠다, 그래서 서울로 올라오게 된 겁니다. 총 : 군대는요? 총 : 연애는 얼마나 하셨습니까? 총 : 그래도 결정적인 말이 있었을 거 아닙니까? 결혼하자는.. 총 : 결혼했으면 좋겠다.. 약간 말꼬리가 올라가는 그런 톤으로.. 그렇게요? 총 : 결혼하실 때 총각이셨나요? 총 : 80년이면.. 총 : 아니, 어떻게 그렇게 오래 참을 수 있죠? 말씀해주십쇼. 비법을..(웃음) 총 : 친구들을 확인해봐야 하는데... 총 : 기회가 있었는데 물리친 건가요? 총 : 설마 뽀뽀도 안 하셨나요? 단 : 그럼요.
총 : 87년에 동아건설 창동공장에 노조위원장이 되셨는데 84년에 올라오신 거니까 3년 만에 노동운동에 눈을 뜨신 거네요? 단 : 결정적인 것은.. 노동이라는 문제에 대해 새롭게 접하게 된 거죠. 예를 들면 제가 직장생활도 해본다거나 이런 건 없었지만 임금을 받는 건.. 노가다든 뭐가 됐든 노동을 안 해본 건 아니거든요. 해봤는데 그때는 정말 절박한 삶의 수단으로 노동을 했던 건 아니었어요. 농사를 지으면서 부업 삼아 하기도 하고.. 짧은 기간 왔다갔다 하기도 하고.. 근데 서울에 올라올 때 그 당시 십 만원 들고 서울에 올라왔는데.. 그때 아내하고, 딸아이.. 돌도 안 지난 딸아이를 처갓집에 맡겨놓고 일을 해야 되는.. 그런 절박한 상황에서 노동을 내 생존의 문제로 느끼면서 체험한 건 처음인 거죠. 그 때가 처음인데.. 내가 들어갔던 현장이 우리가 말하는 아주 열악한 노동조건이었어요. 12시간 해야 됐고, 아까 머리 왜 빠졌냐 했는데 머리 빠질 수밖에 없었던 게 시멘트 가루가 엄청 나는 작업장이었거든요. 시멘트 가루가 알칼리성이 많아 가지고 머리도 빠지게 하고 피부노화현상도 빨리 오게 합니다. 그런 자리에서 임금은.. 12시간 맞교대 해봐야 십 만원.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거였죠. 내가 일하면서도 정당한 대우를 받고 있지 못한 거.. 이 정도밖에 못 받나.. 다만 그걸 표현을 하고 문제제기하고 어떻게 바꿀 수 있느냐 하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거죠. 그런 삶의 현장 자체가 나에게는 새로운 충격으로 와 닿았던 것이었고. 거기다가 노무관리가 정말 군대식이었습니다. 관리자들의 노무관리가.. 생산부장, 생산과장들이 현장에 나오면 그 얼굴을 바라보고 얘기를 못할 정도로 그럴 정도의 차별. 욕설이라든가, 심지어는 관리자에 의해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구둣발로 채인다던가..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는 아주 비인간적인 환경이었죠. 그런 걸 보면서 이런 건 아니다.. 하는 걸 느끼게 되면서.. 한 번 바꿔보자는 생각이 들게 되고.. 그게 노조로 이어진 거죠. 총 : 결정적 사건이 있었던 게 아니라 누적된 거.. 총 : 이론을 먼저 접하고 깨인 케이스가 아니라.. 총 : 그 이후 이제 한 17년 됐나요? 그 사이에 구속은 6번이 되셨고.. 총 : 하여튼.. 구속이 돼서 총 5년이 좀 넘는 감옥생활을 하셨고, 또 3년도 넘는 수배생활을 치자면.. 그 세월의 절반 가까이는 감금이나, 구속이나, 수배나 이런 상태셨죠? 총 : 그러면 절반 가까이는 활동을 못하는 상태셨는데, 공적인 활동이야 그렇다치더라도 가족하고는 굉장히 힘들지 않으셨나요? 스스로는 괜찮을지 모르지만 가족들이 이 일에 대해서 힘들어 하거나.. 단 : 힘들어 했죠. 동아건설 창동에서 88년도에 해고가 됐어요. 아니, 89년도 초에.. 해고가 되고, 그 다음부터는 생계문제라든가 이런 것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못 쓰는.. 수배, 구속.. 그렇게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에 생계문제는 우리 집사람이 다 전담하다시피 해온 거거든요. 우리 집사람이 겪어야 했던 정신적인 고통, 육체적인 고통이라는 거는 엄청나게 컸던 거죠. 또 아이들도 상당히 많이 힘들어 했을 거예요. 그런 얘기들도 가끔씩은 하기도 해요. 예를 들면, 방학 마치고 가면 자기들은 왕따 된다. 뭐, 이런 얘기를.. 방학 마치고 가면 열흘 내지 한 이십일은 방학 때 놀았던.. 가족들하고 어디를 갔는데 어디가 좋더라 하는 이 얘기들이 열흘 내지 이 십일은 화제가 된답니다. 근데 이 놈들은 클 때까지 단 한 번도 아빠하고 가족들하고 놀이를 갔다 온다든가, 여행을 갔다 온다든가 한 게 없으니 얘기를 할 소재가 없잖아요. 그니깐 이제 자연스럽게 뒤에 밀려가 있는.. 얘기에 끼어들지 못하는.. 이런 걸 경험하면서 자라야 했으니까 물질적인 거 뿐만 아니라 그런 데서 오는 정신적.. 이런 것도 상당히 힘들어 했을 거라고 보고 있어요. 가끔씩 그런 얘길 해요. 저희 큰 딸 아이는. 저는 뭐 이 일을 한답시고 다니면서 구속을 당하고 수배를 당했다치러라도 실제 저보다 저희 집사람이나 아이들이 더 힘든 세월을 살아온 거죠. 총 : 원망은 안 하나요? 단 : 하여튼 참.. 안 믿어질 얘기 같아서 얘기 안 하게 되는데.. 제가 이 일할 때 한 번도 직접적으로 폭발할 정도의 불만을 표현한 적이 없습니다. 구속이 되고 그래도 표현한 적이 없었고.. 불만 수준은.. 이제 애들 크고 하는데 혼자서 감당 못하겠다. 또 아들놈이 크면서 속도 썩이고, 말도 안 듣고 하니깐 아빠가 필요하다. 좀 가정에 충실하고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다. 인자 혼자 감당하기 정말 힘들다. 이런 요구는 가끔씩 하죠. 근데 속된 말로 이젠 못 살아.. 이렇게까지 폭발한 적은 없었던 거 같애요. 만약에 그런 폭발이 자주 있었더라면은 제가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하죠. 총 : 한국 노동계는 사모님께 감사해야 하는 거군요. 단 : 수배 돼 있어도 소식은 듣고, 구속 돼 있어도 집안 소식 다 듣고 하는 건데.. 눈으로 보고 듣고 다 하는데 정말 못 살겠다.. 가족들 아우성치고 하면은 하기 힘들죠. 저하고 같이 일을 했던 사람들도 그만둔 사람이 많이 있거든요. 그 사람들 중에 아마 뭐.. 거의 대다수가 가정에 대한 생계문제라든가, 가족들이 견디지 못하는 고통 이런 것 때문에 그만둔 사람이 많거든요. 저도 저희 집사람이 저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이렇게 참고 오지 않았더라면.. 힘들었겠죠, 저도. 그래서 항상 고맙다라고 얘기를 하죠. 총 : 사모님이 결정적으로 몰아 세우지 않고.. 총 : 아이들이 그런 적도 없구요. 총 : 17년의 절반 정도는 아예 볼 수도 없고, 그렇지 않으실 때도 집에 잘 못 들어가실 거 아닙니까? 근데도 집에서는 스트레스를 안 주셨군요. 단 : 그런데 이런 건 있는 거 같애요. 집사람이 나에 대한 믿음은 있었다고 보고 있어요. 그 믿음이 없으면은 아마 그런 생계에 대한 고통, 가정적으로 아이들을 키우면서 겪어야 될 고통, 이런 것을 다 참기 힘들었을 거라고 보는데..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 깊이 이해는 못하지만 나쁜 일은 절대 아니다고 보는.. 그건 가지고 있습니다. 무언가 일정의 자기희생은 있지만은 다른 사람들도 위하고, 함께 잘 돼보자고 하는 그런 거에 대한 이해.. 운동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니지만.. 그 다음에 어떤 경우에도 엉뚱한 일을 할 사람은 아니라는 신뢰는 가지고 있습니다. 총 : 만약 집에서 결사적으로 반대를 하거나 그랬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총 : 감옥도 갔다 오고, 수배도 되고 하니 할만큼 했지 않냐? 그만 해라. 이랬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전 사실 집에서 그러는 게 훨씬 있을 법한 얘긴 거 같은데.. 만약에 그랬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총 : 설득이 안 된다.. 총 : 잠시 운동을 떠났다가.. 총 : 뭐, 할 수 없다, 그래도 난 운동을 해야 된다 그러지는 않았을 거다..? 총 : 사모님은 그럼 저 사람이 나쁜 일을 하는 게 아니다.. 하는 기본적인 신뢰 하나만 쥐고 버텼다는 건데.. 단 : 뭐, 가끔씩은 얘기도 했죠. 예를 들어 가지고 비정규직 문제가 왜 지지부진한 건지 아주 자세히는 얘기하지 않지만은, 비정규직 문제 때문에 농성을 하고 못 들어가면.. 비정규직 문제가 이슈화가 되면은 이런 거 땜에 힘들다, 이걸 어떡해야 되는데 하는 식의 얘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왜 문젠지 얘기도 해 주고 하죠. 노동시간 단축을 해야 한다 하면 왜 해야 하는지 얘기도 하고 그러면은, 조금씩은 다 알고 있죠. 전혀 모르는 건 아니고. 그럼 집사람이 다른 문제에 비중 두지 말고 나부터.. 내 비정규직 문제부터 해방시켜 달라고 대꾸하기도 하는데.. 허허허..
총 : 이제 국회 들어가실 계획을 세우셨는데.. 제가 알기로는 민노당이 15%대의 득표율을 목표로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민노당의 15% 획득에 도움이 되려고 비례대표에 출마하신 건 아니잖아요. 현실정치인으로 나름대로의 정치적 아젠다나 역할설정 이런 게 분명 있을 실 거 아닙니까. 민노당 거수기 역할을 하려는 거면, 그럴 거면 굳이 단병호가 아니어도 된단 말입니다. 단병호가 비례대표가 되면 단병호를 비례대표로 만들어주기 위해서 국민들이 15% 이상을 지지할 것이다, 이런 전략 하에 현실정치인이 되겠다 나서신 것은 아닐 거 같은데.. 현실 정치인으로써의 아젠다는 뭡니까? 가장 중요한 의제는.. 단 : 그게 현실정치인이라는 용어가 저한테는 굉장히 생소한 용어거든요. 아직 적응을 못하고 있는 상태에요. 단 : 오늘 이 인터뷰 한다니까 누군가 인간적인 면을 많이 얘기 좀 해주라고 귀뜸해 주던데.. 내가 인간적인 면을 얘기 해 줄 게 별로 없어요. 하하.. 어쨌든.. 뭐냐하면 이런 거죠, 비례대표로 이렇게 나서게 된 게 현실정치인으로써 몰 어떻게 해 본다 이런 거 보다 기본적으로 노동자 정치 세력화하는 부분에 대해서 내가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가장 중심에 놓고 생각했었습니다. 노동자 정치 세력화라고 하는 것은 오래 전부터 생각을 해왔던 문제이구요. 또 우리 사회가 이런 엄청난 불평등한 구조로 자꾸 확대되어 가고 있는데 이런 불평등의 구조를 실제 해결 할 수 있는 것은 제가 볼 때 그 불평등 구조 속에 있는 그러면서 사회적으로는 가장 열심히 일하는 이런 노동자들이나 농민들이 실질적인 정치의 주체로 세워졌을 때, 이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이 제가 지금까지 생각해 왔던 것이거든요. 그래서 노동자들이 정치세력화가 되어야겠다 그리 생각했던 건데 그래서 이번에 비례대표를 선택하면서도 그 문제가 가장 고민의 중심에 있었지요. 그래서 노동자 정치 세력화를 위해서 취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은 현장에 다니면서 또 노동자들의 이런저런 의견도 들어보고 또 같이 일했던 사람들의 의견도 들어봤을 때 내가 의회에 들어가서 실제 노동자들의 어떤 요구들 이 사회의 어떤 구조적인 문제들 이런 것들을 가지고 치열하게 국회 내에서 쟁점화 시킬 건 쟁정화 시키고 그것을 제도화 시킬 건 제도화 시키고 하는 노력들을 치열하게 보여줌으로써 노동자들이라던가 일하는 서민들이 아, 이제야 뭔가 우리가 정치적 주체로 나서야 되는구나 하는.. 나설 필요가 있겠구나 하는.. 이제 더 많은 각성을 줄 수 있다 하는 주문들이 강했습니다. 그래서 선택을 하게 된 게 주요하게 작용을 했고요, 그렇다면 내가 민주노동당을 일하는 사람들이 주체가 될 수 있는 이런 당으로 만들어 나가는데 비례대표로 나서서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 상당히 필요하겠다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4.15 총선에 대한 것도 있습니다. 그동안 민주노총을 쭉 하면서 그 전까지 운동을 17년 간 해왔는데 이 비례대표 후보로 나서서 직접 지역이라든가 전국을 다니면서 득표 작업을 하는 게, 득표 활동을 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정당 득표율을 높이는 주요한 활동이 될 수 있겠다 하는 것도 비례대표를 선택한 이유이고요, 이런 문제가 제가 비례대표로 나서게 된데에 대한 주요한 판단의 근거였었죠.
총 : 그럼 자신의 출마가 민노당의 전국적인 15% 득표에 도움이 될거라 생각하십니까? 대선 때 예를 들어 이야기하면, 과연 노동자들의 표가 얼마나 나왔느냐, 하는 이런 문제를 바로 얘기 해 볼 수도 있고 이런 노동자들의 표를 실제 좀 조직해내는, 그리고 그들이 가정에서, 또 친지를 통해서 아니면 주변에서 표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게 하는 것이 이번 총선에서의 주요 역할이라 보고 있는 것이죠. 일반 서민들의 지지와 이걸 모아내는 건 또 여러 활동을 통해서 하겠지만, 구체적으로 노동자들이 조직적으로 선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내는 역할들을 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보고 있는 거죠. 총 : 노동계에서 큰 역할을 해왔지만, 대중적인 인기를 가지고 있던 건 아니지 않습니까. 일반 대중에게. 단 : 대중이라는 게 어떤 대중인지 모르겠어요. 우리가 해왔던 노동자 대중한테는 인기가 좀 있습니다. 일반 국민들한테는 좀 그러겠지요.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는 사람이라고 혹독한 평가를 하는 사람들까지 있던데.. 일반국민들은 언론이라든가 이런 쪽에서 상당히 왜곡된 보도를 통해 잘못 알고 있는 면이 있죠. 있기 때문에 그런 분들이 나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도 볼 수 있다면.. 그 측면에서는 대중적인 인기가 없다라는 거는 일정한 근거 있는 얘기라고 볼 수도 있죠.
총 : 자신이 민노당의 총득표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 서신 거잖습니까. 그 판단의 근거는 있나요? 그러니까 여론 조사를 했다던가, 노조원들이나 함께 활동해왔던 사람들의 이야기말고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단 : 그런 거는 한 적은 없습니다. 한 적은 없고 인제 그 민주노총의 지역조직이라든가 이런 게 다 있지 않습니까 전국적으로. 이런 쪽의 의견들은 쭉 수렴을 해봤죠. 총 : 그건 소위 우리 편, 민노당 당원들의 의견 아닙니까? 총 : 그 사람들만 투표할 게 아닌데, 이번에는 일반국민 전체를 상대해서 그 대중들에게서 15%를 얻어내야 하는데 단병호라는 이름이 그 일에 도움이 되실꺼라는 판단에 나선 거잖아요. 단 : 우리가 판단 할 때는 내가 비례대표로 나선다든가 실제 노동자들을 대변해주는 활동들을 하기 위한 출발을 하는 것이 노동자들을 이번 총선에서 상당히 결집시켜 내고 하는데.. 도움이 된다 라고 보고 있는 거거든요. 근데 이 판단이 틀릴 수도 있고 맞을 수도 있지만은.. 그런 판단들이 분명히 있는데.. 근데 내가 나섬으로써 일반 국민들.. 여기서 잠깐.. 저는 사실 일반이라 하는 것이 개별적으로 이야기하면 우리가 노동자들과 얘기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 봅니다만, 여기서 일반이라면 주로 여론을 형성하고 있는 사람들.. 마치 그 사람들이 국민전체를 대변하고 있는 것처럼 칭해진다고 보는데.. 그 의견은 다를 수도 있죠. 근데 중요한 거는 뭐냐하면은 그럼 그 일반의 의견은 그렇다 치더라도 민주노동당이 이후에 가장 중심적으로 정치 토대가 돼야 될 노동자들을 조직하는 걸 포기할 수는 없다고 전 봅니다, 어떤 경우든. 바로 이 지점이라고 보고 있거든요. 일반국민들을 조직하고 일반국민들의 적극적인 지지도 이끌어내야 하지만은 그러기 때문에 가장 토대가 돼야 할 노동자, 농민들의 조직화를 포기하는.. 그들의 참여를 조직해내는 과정들을 포기하는 건 있을 수가 없다는 거죠.
총 : 그럼, 위원장님이 출마 하시는 건, 노동자나 농민들을 결집시킬 구심점으로써 자신의 역할을 설정하고 나가시는 건가요? 단 : 그렇죠. 그렇게 하고 또 비례대표를 나가서 활동을 함으로 해서 이후에 더 정치에 대한 관심도 가지고 총선 이후라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도 만들어지고 그런다고 보고 있는 거죠. 총 : 당대의 운동가시지만, 현실 정치인으로의 자질이 검증되거나 그런 건 아니지 않습니까.
총 : 아.. 내가 나가도 되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시기까지는 나름의 고민이 많으셨을 것이고, 이런저런 일을 할 것이기에 내 역할을 그럼 이렇게 저렇게 설정하고.. 하는 그런 결론을 보고 나오셨을 텐데.. 현실정치인으로써 국회에서 어떤 역할을 스스로 설정하고 나오신 겁니까? 단 : 일단 국회에서 해야 될 역할들은... 저는 개인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민주노동당이라는 진보정당에서는 개인의 측면이 축소되는 게 상대적으로 있을 거 같구요. 뭐냐 하면 어떤 정책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개인에 의해서 이뤄지게 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이 진보정당은 당 차원에서 어떤 절차를 거치면서 입안되고 확정되는 그런 정책들을 의원들이 당내에서, 국회에서 당의 정책들을 실현시키기 위한 의정활동을 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거든요. 그래서 정책생산이라든가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당이 그런 것을 할 수 있을 만큼 역량이 충분히 있다라고 저는 보고 있구요. 그리고 제가 할 수 있다.. 주로 해보고 싶다.. 하는 부분은 사실 노동쪽 부분입니다. 의정활동도. 거기에 대해서는 내 나름대로의 일정한 경험과 식견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전문성을 살려 할 수 있겠다, 이렇게 보고 있고요. 국회 내에서 의정활동을 하는데 있어 가지고 한 국회의원이 모든 걸 다 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저는 이번에 비례대표를 비롯한 지역구 의원들이 상당히 들어가 가지고 많은 부분에서 영역을 나눠가지고 많은 활동을 해야 한다고 보는데.. 단언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노동부문에 할 일이 참 많을 꺼다 라고 보고 있습니다. 총 : 그럼 이번 비례대표에 출마하신 거는 사실은, 개인적으로 그리고 구체적으로 국회에서 내가 현실정치인으로써 해야 할 역할이 있다.. 라고 생각해서 라기 보다는, 단병호가 비례대표가 됨으로 해서 민노당에 쏠릴 수 있는 관심 혹은 당이 목표로 삼는 득표율을 획득하는 데 용이할 거 같다.. 그러니까 노동자 정치세력화라는 큰 대의를 위해서 이 시점에서 내가 필요하다..라고 판단을 하신 것이 핵심이네요? 단 : 그렇지요. 그게 주요하고. 그 다음에 노동부분에서 하고 싶은 일이 많지요. 지금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노동관계법이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 거라 보고 있는 거거든요. 여러 부분에서. 근로기준법에서부터 노동조합법 그리고 산업재해와 관련된 거, 실업에 관련된 거, 고용에 관한 이런 여러 가지 관련법들이 있는데 실제 이런 법들이 재정비되어야 할 요소들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가 그거 아닙니까. 비정규직의 문제라든가, 같은 일을 하면서도 남녀 성차별을 받는다든가, 이런 차별의 문제가 아주 제도적으로 구조화 돼 있는 부분이 상당히 있다 말입니다. 그래서 이런 법 재정비 이런 것을 실제 참여를 통해서 폐지 내지는 해소시켜 나가는.. 그래서 노동자들이 성의 차이가 아니라, 고용관계의 차이가 아니라, 모두 같은 노동을 할 때에는 동일한 노동에 동일한 가치, 동일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가치가 실현될 수 있는 그런 법으로 바꿔 나가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저는 보고 있는 거거든요. 그리고 지금 고용문제가 심각한 문젠데, 실업자가 양성되는 것도 심각한 문제지만은 현재 있는 정규직도 고용이 보장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언제 짤릴지 모르는 사람들이거든요. 그래서 일자리 창출에 대한 이런 정책은 별도로 또 만들어야 되겠지만 일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고용의 안정도 보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정말 내가 이 언제 짤릴 지 모른다는 이런 불안함 속에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일자리가 보장된다고 하는 이런 것도 있어야 되는데 우리는 이제 정리해고가 거의 회사측에서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것으로 이렇게 제도적으로 돼 있는데 이런 문제들도 재정비 돼야할 상당한 부분들이 있구요. 그래서 전반적으로 이런 걸 새로운 법으로 만드는 과정들을 제가 한 번 해보겠다.. 하는 생각도 가지고 있는 거죠. 총 : 제가 이 질문을 자꾸 드리는 이유가 뭐냐면,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거나..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들이 가장 먼저 묻는 것이.. 나오면 안돼 라는 의미의 "왜 나왔어?"는 아니지만 분명 이유가 있을 건데 그 이유가 뭐냐.. 그걸 먼저 묻는단 말입니다. 근데 말씀 듣다 보면 단병호가 국회에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거 하나와 민노당이 국회의원 단병호를 필요로 한다 하나가 있는데.. 물론 둘이 뚝 분리될 수는 없는 건데, 어느 쪽이 더 큰 이유였는지.. 그러니까 민노당이 국회의원 단병호를 필요로 하니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위해서 국회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게 우선이었는지.. 아니면 이제는 내가 국회에 들어가서 소위 야전에 있을 때 못 했던 것을 들어가서 해내야겠다 하는.. 일거리, 일감들을 발견을 하신 것이 더 큰 이유인지.. 단 : 물론 개별적으로 볼 문제는 아닌데, 굳이 중심을 두고 이야기하자면 후자 부분이 좀 더 강하죠. 왜 그러냐 하면은 비례대표 후보에 출마를 해서 당의 지지력을 높이고 하는 그런 것도 있지만은.. 그 이후에 실제 들어가서 4년 동안 의원을 하면서 아무 것도 할 일이 없을 거 같고 해야 될 역할이 없을 거 같고 한다면.. 그건 안 해야지요. 그렇지 않습니까. 그렇게 볼 때 4년이라는 의정활동을 하는 속에서 내가 해야 할 일도, 할 수 있는 일도 상당히 중요한 일이 있다라는 판단이 좀 더 크게 작용을 했다고 봐야죠.
총 : 제가 어느 인터뷰에서 보니까.. 따님이 출마한다는 이야기에 이때까지 고생하고 한 게 국회의원이 되려고 한 거라는 소리를 남들한테 들으면 어떡하냐.. 하는 걱정했다는 소리를 하시면서 그런 게 마음의 부담이 된다.. 하셨던데 근데 제가 그걸 읽으면서 어떤 생각을 했냐 하면, 위원장님이 지나치게 예민하고 섬세하다.. 그러니까, 따님이 20대의 자식의 눈으로 아버지 십 몇 년간의 고생이 겨우 국회의원을 하려고 한 게 아니냐는 소리로 폄훼될까봐 걱정하는 것은 이해가 가는데, 위원장님이 그런 소릴 듣고 민감해 하는 건.. 마음의 부담이 된다.. 하시는 건 이거 너무 과민한 도덕적 강박 아니냐.. 무슨 이야긴가 하면은, 그... 현실정치인이 되면 사실은 0 아니면 1이 아니라 이거나 저거냐 똑 떨어지지 않고, 결국 0.4 내지 0.6만 이뤄내도 현실적으로는 점진적으로 성공하는 건데.. 그런데 너무 과민하고 똑 떨어지는 도덕적 강박이 의원님을 현실정치라는 환경 속에서 유연하지 못하게 만드는 거 아니냐.. 국회에 들어간다는 거는 시스템 안에 들어간다는 거고, 혼자서 법안을 통과시킬 수는 없으니까. 뭔가 이쪽에서 내주고 저쪽에서 받기도 하고 하면서 협상을 할 수 밖에 없는데, 저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한편으로는 단 위원장님의 그런 도덕적 선명성이 십 몇 년 동안 위원장님을 이 자리에 있게 했구나 하는 감탄도 하면서, 또 한편으론 너무 과민한 거 아니냐. 17년 동안의 세월을 돌이켜 본다면 누가 겨우 국회의원을 하려고 저렇게 했다고 함부로 말할 수 있겠습니까 사실은. 정상인이라면 그런 생각은 안 할 텐데. 스스로 너무 예민하고 과민해서.. 일하시면서 저런 오해를 받지 말아야 하는데.. 저런 오해가 있으면 안 되는 데 하는 것이.. 현실 정치인으로서의 유연성을 막는 거 아니냐.. 이런 이야기인데.. 단 : 그런 면이 분명히 있을 거예요. 비례대표로 출마 결정한 건 당에 대한 그런 역할.. 또 들어가서 의원으로 해야 될 그런 역할..이 있어서지만, 개인적으로 이걸 가야 되느냐 하는 문제에 대해서 정말 고민을 했거든요. 내가 갈 자리가 아닌데.. 하는 판단의 근거들도 있는 거거든요. 지금까지 살아왔던 대로.. 그대로 남고 싶다.. 하는 마음도 사실 있는 거거든요.. 총 : 남고 싶은 이유는 어떤 거죠? 편하지는 않으셨잖아요? 단 : 그대로 남고 싶다라는 것은 일을 않고서 딱 물러나서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일은 하되 이 의회정치구조 속으로 들어가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처럼 이렇게 일하는 구조 속에서 남고 싶다는 건데.. 인제 한편으론 분명히 그런 게도 있죠.. 들어가면 다 똑같은 놈들로 치부돼 왔던 것이 지금까지 정치인들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란 말이죠. 그동안 안 들어간 건 아니거든요. 들어갔는데 그들이 노동자들에게 어떻게 비춰졌나.. 들어가봐야 무기력해지고, 별 역할 못했다.. 총 : 전례도 별로 없고.. 총 : 부딪쳐봐야?
총 : 노동운동가 단병호에서 정치인 단병호가 되려면 배워야 할 자질 혹은 습득해야 될 것이라고 생각되는 게 있으신가요? 다른 자질을 요구 받을 텐데.. 단 : 그렇겠죠. 일단 그.. 노동조합을 해왔던 민주노총의 위원장으로써보다 더 구체적이고 더 실질적인 정책적 요구들을 받을 것이다. 이렇게 보여지고 있구요. 정말 어떤 대안들을 어떻게 제시해야 하는 문제가 하나하나 민감하게 언론을 통해서 평가되고 할텐데, 그동안 민노총 위원장으로서는 이런저런 방향을 설정을 하고 이런 방향에 대한 대안들을 준비시키고 이런 것들을 검토하면서 방향을 잡으면 밀고 나가는... 사실 위원장의 그게 큰 역할의 하난데, 이제는 그런 정책 하나하나에 대한 보다 더 많은 이해와 또 그걸 실행시킬 수 있는 충분한, 어떤 그 제도권 정치 내에서 실현시켜야 될 우리 정책에 대한 이해와 생산능력. 이런 것들이 강화돼야 될 것이다. 지금까지 야전사령관으로 살아왔다 하면은, 지금은 인제 야전도 해야 하지만은 야전이 아니라 구체적인 작전까지도 짜야 하는 이런 역할이라고 보여지거든요. 그럼 그런 부분에 대한 보완이 상당히 필요할 거다라고 전 보고 있고요, 그리고 상당한 인내가 필요하겠죠. 제가 볼 때는. 하하하.. 저는 상당한 인내가 필요할 거라고 보여집니다. 정말 끈기 있게 설득할 건 설득하고 호소할 건 호소하고. 그래도 안 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정말 끈질긴 인내를 가지고 활동하지 않으면은 아마 제 풀에 꺾여 갈 수 있다고 보여지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도 상당히 좀.. 총 : 지금까지 보면 상당한 명망가들이 실제 국회의원이 되고 나면 신문에도 잘 안 나고 그래서 그 사람들이 어디 갔나 싶은데.. 그래서 초선의 의원들을 보면, 국회의원이 됐다는 자체를 너무 신나 하고 말거나 아니면 국회의원이 됐음에도 실제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없어서 좌절하거나.. 하는데 근데 가까이서 구경하게 되면 아.. 그럴 수 밖에 없구나 싶은 게 의회정치라는 게 혼자서 무슨 결정을 한다고 그게 되는 것도 아니고, 한 단체의 장이었을 땐 자기가 결정하면은 전체가 움직이거나 혹은 전문직이면 자기만 결정하면 되는데.. 여기서는 항상 카운터 파트너가 있고, 이해가 갈리고, 항상 관계 속에서 일이 굉장히 더디 진행되고.. 그러면서 점점 조직의 일원이 되고.. 그러니까 국회의원이 실제 되신 후에 오히려 더 언론의 노출도 적고, 뭐하고 있는지 스스로 잘 안보이고.. 뭐 상당히 좌절스런 상황에 부딪칠 수도 있을 거라고 보는데요. 그럴 때.. 내가 국회의원으로서 이런저런 일을 할 수 있을 거 같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때.. 그럴 때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단 : 그거까지는 생각을 안 해봤어요. 어려움이야 있겠죠. 이미 어려움이 있을 거라는 걸 모르고 결정한 것이 아니라, 그 어려움이 충분히 있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선택한 길이기 때문에 그 어려움은 이겨 나가야죠. 정말 그런 상황이 와서 스스로 주저앉는 상황이 올지도 모르겠는데 당원들의, 또 아니면은 현장의 노동자들의 요구가 있는 이상은 아무리 힘들더라도 그건 해나가야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총 : 그럼 이런 건 어떻습니까. 민노당에서 국회의원으로 선출이 되면 세비를 반납하고 기본생계비를 받고 보좌관도 당이 결정하고 이런 안들이 있더라구요. 확정된 건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걸 보면서 한편으로는 야, 이 정도까지 클리어 하게 하는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아 이거 오바 아니냐.. 왜 개인의 생계를 인정해주지 않는 거냐. 이것도 전체주의적인 사고가 아니냐. 왜 모든 걸 조직의 원리로만 과하게 부과하나.. 조직과 대의를 위해 개인은 마땅히 희생 해야 하고, 개인의 생계와 상황 차이는 평균적으로 잘라서 인정되지 않고 세비를 다 반납해서 기본 생계비만 주고.. 이게 확정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을 하십니까? 단 : 아직 확정된 건 아니구요. 그 문제에 대해서는 당내에서 활발하게 토론이 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고 또 많은 사람들이 일정 부분 특히 공직자로 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기본 윤리, 윤리적 강령들이 전 필요하다고 보고 있고요, 기초적인 건 아마 되어 있을 거예요. 저는 그 문제들도 실제적으로 필요한 측면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왜 그러냐하면은 이런 거잖아요. 의원이라고 하는 것이 어느 날 갑자기 이렇게 뚝 된 게 아니란 말이죠. 민주노동당이 오늘날까지 이렇게 비례대표제에 나오기까지, 또 지역에서 의원들이 배출되기까지 이 당이 이런 어려운 조건 속에서 이렇게 만들어왔는데, 그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대단히 열악한 조건에서 있습니다. 근데 이 사람들은 의원이기 때문에 다른 특별한 대우를 받아야 된다는 것도 그것도 좀 적합하지 않을 거 같고요. 두 번째는 이런 어떤 의원들의 일정한 윤리적인 강제성 이런 것들을 두지 않게 되면은 저는, 사람 자체를 믿어야 되겠지 만은 사람 자체가 완벽하다고 보지 않습니다. 항상 이제 부족한 부분들은 구조나 시스템으로 채워나가야 된다고 보는데, 자칫 잘못하면 의원이라는 것이 진보정당을 통해서 나간 의원이지만은, 이 의원도 자칫 잘못하게 되면은 자신의 신분상승 기회로 바꿔 이용할 여지도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뭐.. 극히 드물겠지 만은 앞으론 전혀 없다고 보장 못하죠. 이런 것들도 끊임없이 당 윤리규정들을 만들고 이렇게 해서 해야 되는 것이 맞다고 전 보고 있구요. 근데, 나눠서 의원 봉급은 줬는데.. 임금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의원활동을 하면서 생계가 유지가 안되서 후원회를 따로 꾸려야 살수 있다.. 이 지경으로 만드는 것은 내가 볼 때 이건 맞지 않다 봅니다. 이건 왜 그러냐 하면 또 다른 구조의 또 다른 모순을 또 만드는 거잖아요. 여하간, 당이 생활을 보장해주는 선에서 일정부분 규정할 필요는 있다... 총 : 예를 들어 강연을 할 때 보면.. 시간이 급해서 비행기를 타고 지방의 시민단체나 운동단체 강연을 갔는데 강연료는 커녕 차비도 안 되거나 아예 안 주거나 하고는 그냥 그걸 당연히 해버리는 경우.. 그러니까 좋은 일 하는 데.. 하면서 개인의 희생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거.. 지금 좋은 일 하자고 하는 거니까 조금씩 조금씩 도와가며.. 자기만 잘 살자고 하는 짓 아니니까.. 이런 맥락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그것도 다 정도가 있고 마지노선이 있고 또 이해를 구하는 절차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개인의 희생이나 개인의 제약을 너무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국회의원의 활동이라는 게 평균적으로 똑같을 수도 없고, 정당하게 일해서 받는 대가라면 그걸 개인이 알아서 잘 쓰고 활동을 열심히 하도록 조직적으로 독려하는 게 아니라, 이걸 뚝뚝 잘라서 당에서 다 거둬서 나눠 주는 건 너무 과한 거 아니냐.. 개인 희생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고방식에서부터 출발하는 거 아니냐.. 단 : 아마 당에서도 그러겠지요, 저는 잘 모르겠는데, 당에서 가령 세비가 만원이 나왔는데 삼 천원 가지고 니가 쓰고 칠 천원은 무조건 당에 납부해라. 삼 천원 가지고 니가 일을 잘하는지 못하는지 난 잘 모르겠다... 이런 건 아니라고 봅니다. 아마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죠. 기본생계비는 생계비 대로 지불하고 활동에 대한 것은 투명하게, 또 활동에 대한 어떤 당에 대한 지원 이런 것들도 이루어지고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겠죠. 근데 그거를 똑같이 해가지고 만원을 받았는데, 칠 천원은 당에 내고 삼 천원 가지고 넌 의정활동 하든지 그건 니가 알아서 해라.. 이런 식으로 당이 경직되게 하지는 않을 거예요. 그건 아닐테고.. 의원들이 활동하는데 필요한 것은 어떻게 우리가 검증을 하고 그 필요한 경비는 당에서 어떻게 챙길 것인가, 모 이런 문제가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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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 어디 인터뷰를 보니까 이번에 국회의원에 나와서 두 가지 주제를 중요하게 해결해야 될 문제로 내셨던데 하나는 계급문제고 하나는 민족문제다.. 사실 민족문제 이건 낯설거든요, 저는 사실 이 얘기는 처음 들은 거 같은데 국회의원이 되시면서 세운 아젠다 중에 하난가요?
단 : 건 아니고.. 전부터도 우리 사회에 대해서, 중첩된 모순 구조 속에 쭉 살아왔다고 얘기 해왔고 이제 노동구조 속에서 쭉 역할을 해오다 보니까 노동자들의 직접적인 이해관계, 요구들 또 이런 중심으로 활동이 펼쳐지면서 다른 한편의 역할들이 상대적으로 보이지 않았던, 하지 못했던 이런 측면이 있지, 문제 의식은 항상 가지고 있었습니다.
총 : 그럼 민족문제라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요?
단 : 일단 분단의 문제 아닙니까. 저는 실제의 분단이 앞으로 계속적으로 지속된다 하는 과정 속에서는 끊임없는 노동자들, 서민들의 희생을 전제로 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보고 있고요.
총 : 분단이 남한에서 계급문제와 연관이 되어 있다..라고 생각하는 차원에서의 민족문제인가요?
단 : 그렇죠. 계급문제이기도 하고 일반 민족 전체.. 첫째 국가보안법이 있으니까, 국가보안법이 살아 있을 수 있는 명분도 사실 분단 이데올로기로 남아있는 것이잖아요. 국가보안법이 있으니까 언제든지 이런 사상과 학문에 대한 자유까지도 상당한 제약을 받는 것이잖아요. 그리고 여전히 이 분단 돼 있는 상황 속에서, 국방비라는 것은 엄청난 지출을 가져 오는 것이잖아요. 우리 예산에서 미국에서 무기도 사야 되는 거고 이런 것이 사회복지제도로 횔용될 수 있는 것임에도 군사비로 지출이 되는 거잖아요.
이런 문제들이라든가 분단에 의해서 겪을 수밖에 없는 이런 희생은 어떤 한 계급만 겪는 게 아닌 거죠. 전체 사회구성원이 다 겪는 문제가 아닙니까. 그래서 민족적 문제, 이 문제도 우리가 극복해나가지 않는다면 안 되는 문제죠. 단순히 민족이기 때문에 하나로 가야 된다. 이런 감성적인 문제뿐만이 아니라 실질적인 삶의 문제로도 우리는 극복을 해야 된다라는 것이죠.
총 : 그러면 대북현금지원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단 : 저는 그 지원 자체는 반대하지 않습니다. 근데 투명하지 못하고 권력이 독점하는 속에서 진행되는 방식은 맞지 않다고 보여집니다. 지원도 좀 더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되고, 도리어 그런 과정 속에서 더 많은 지원이 이뤄져야 된다고 보고 있는 사람입니다.
총 : 그러니까 DJ의 대북지원 정책 전반에 대한 비판이신 건가요? 아니면 소위 퍼주기는 아니라는 건가요?
단 : 물론 그 당시의 사회적 정치적 조건을 볼 때 불가피하게 비공개적으로 할 수밖에 없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 치더라도 전 그건 맞지 않다. 그렇게 봅니다. 정부가 대북관계에 대해서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정부가 대북지원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하고 그 필요에 대한 내용을 공개를 하고 그걸 가지고 국민들의 동의를 끌어내고, 그렇게 하는 것이 국민들의 어떤 그.. 남북에 대한 통일이 이뤄져 나가는 이런 과정을 하나하나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전 보고 있거든요. 그러기 때문에 전 그런 지원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방법과 과정이 문제였다. 이렇게 보고 있는 것이죠.
총 : 노동문제도 그렇고 현실 정치가 당위만 가지고 해결되는 건 아닌데.. 실제로는 북한이 비공개를 요청했을 수도 있고.. 말하자면 현실 정치 조건 속에서 타협을 할 수밖에 없는 그런 벽에 부딪치게 될 때도 가장 중요한 것은 절차적인 정당성이다..?
단 : 전 그렇게 해야 된다고 봅니다. 모든 것이 다 상대적인 논리가 있는 거 아닙니까. 어떤 사업을 하는 데도 부정적인 측면과 긍정적인 측면에 동시에 존재를 하는데 항상 부정적인 측면을 내세워 가지고 자기 논리를 정당화 시킬 수 있는 거거든요, 그건 안 된다라고 보는 거죠.
총 : 그러니까 목적의 완수보다 정당성이 더 중요하다고 보시는 거죠?
단 : 그렇죠.
총 : 그래서 남북관계의 진전이 느리더라도 공개 절차를 밟아서 갔어야 했다..?
단 : 전 그게 빠른 길이 된다는 거죠. 느리더라도 가 아니라 빠른 길로 보고 있는 거죠. 정치적 역학관계를 가지고 고민을 했는지, 정말 아까 얘기 한 것처럼 북한에서 비공개를 해달라 해서 했는지, 그것 까지는 내 잘 모르겠는데. 그렇다 치더라도 우린 북에 대한 이러저러한 지원을 하자라고 이렇게 국민들에게 공개를 하고 설득을 했을 때, 전 어느 국민 하나도 반대를 안 할 것이라고 보고 있거든요.
총 : 일단 한나라당부터 반대하지 않습니까?
단 : 그러니까 한나라당이 반대할 지는 모르지만.. 제가 볼 때 국민들 대다수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거죠.
총 : 근데 한나라당이 아주 웃기는 당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한나라당이 대변하는 정서가 아예 없는 건 아니거든요. 소위 북한에 현금을 주는 거에 대해서 그걸 가지고 무기를 사다가 쓴다.. 이런 선전에 대해 공포를 가진 국민이 실재 한단 말이죠. 말씀 하신대로 한나라당만 빼 놓고 모두가 어차피 찬성할 일인데 왜 그렇게 몰래 했냐.. 라고 말한다면 그건 현실하고는 다른 얘기죠.
단 : 글쎄요, 저는 그렇게 했으면 한나라당이 뭐 처음에는 반대의 의견을 표현할 지도 모르지만 국민 다수가 지원한다고 한다면 한나라당도 그걸 반대하지는 못한다고 봅니다. 왜? 한나라당도 정치인들이고 국민들의 다수의 의견을 정면으로 배치하고 대북송금을 하지 말라고는 못 나온다고 봅니다. 물론 초기에는 반대를 하겠죠.
총 : 현금지원에 대해서는 어딘가 설문조사에서 제가 기억하기로는 절반이 덜 되거나 그 언저리가 찬성했던 것으로 기억이 되거든요. 그러니까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던 건 아니었던 걸로..
단 : 그러니까 인제 문제가 터지고 나서 나온 거잖아요. 근데 정부가 처음부터 그렇게 공개하고 국민을 설득하고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저는 그러면은 절대 다수가 찬성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총 : 아주 오랫동안 누적된 레드 콤플렉스, 그 대중정서를 너무 가볍게 보고 사태를 너무 안일하게 보시는 건 아닌가요? 북한에 대한 대중공포를 너무 과소평가하시는 건 아닙니까?
단 : 글쎄요, 전 그건 많이 허물어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총 : 여하간 그렇게 했으면 성공했었을 거라고 하는 게 위원장님의 정치적인 판단이신 건가요?
단 : 나는 국민적 동의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고, 방법도 그게 맞았다라고 보고 있고요.
공개적으로 하는 것이 맞는 방법이라는 이야기와 그렇게 하면 절대적 지지를 얻을 수 있었을 거라고 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계속 물고 늘어지려다, 여기서 멈췄다. 이윤 뒤에 가서 이야기하자.
총 : 근데 저희가 자료 찾으려고 홈페이지를 아무리 뒤져도 없더라구요. 놀랐던 게.. 민노총의 위원장이시고, 그런 맥락에서 사실은 공인이신데, 홈페이지 하나 없다는 건.. 그만큼 운동의 방식이 후진적이라는 거 아닙니까. 박근혜도 미니 홈피를 열었던데. 대중을 상대하면서 인터넷에 단병호 이름으로 된 홈페이지 하나 없다는 게. 안 그런가요?
단 : 그런 거 같기도 합니다. (웃음) 그렇긴 한데 민주노총 홈페이지도..
총 : 후집니다. (웃음)
단 : 어쨌든 간에 민주노총 홈페이지, 그게 모든 걸 대변하고 있는 걸로 했고요. 개인, 그건 사실 할 엄두도 못 냈고요. 왜냐면 이런 거죠. 민주노총의 정보통신 담당자가 1명이거든요. 60만 조직이고 한국의 노동운동에 가장 영향력을 끼친다는 노동조직이 정보통신 담당이 한 사람입니다.
총 : 그럼 위원장님이 잘못 하신 거 아닙니까?
단 : 제 책임도 얘기하라면 그렇게 말할 수도 있죠. 그런데 이 중앙에 있는 상근자가 총 40명이에요. 40명인데 사실 역할을 보면은 내가 위원장으로 있으면서 느꼈던 문제의식은, 지금 민주노총이 제대로 되려면 6~70명 정도의 인력이 확보가 돼야 해요. 최소한. 근데 한 40명 가지고 하고 있는 거거든요. 그 40명 이상 임의로 채용을 못해요. 돈도 없고, 돈이 없다 보니까 중앙 상근자의 규모가 한계가 있어요.
하여간 중앙상근자 40명 중에 인터넷 담당자를 한 사람밖에 둘 수 없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맨날 야전사령관인데 언제 홈페이지를 만들고 누가 홈페이지를 관리하겠어요. 내가 관리 할거요? 그건 거의 불가능한 거죠. 그건 엄두도 못 내는 일인 거죠.
총 : 그 왜 전쟁하면 확성기 가지고 대중선동도 하는데 이거 너무 전투만 하는 거 아닙니까? 전쟁을 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
단 : 인정 합니다. 아까 내가 한 얘기는 변명일 수도 있고... 허허허, 인정 합니다. 필요했던 거죠, 필요했던 건데 못했죠. 아직 못 했고..
총 : 이런 건 어떤가요, 98년 IMF 초기 어느 날 집회를 보고 있다가 돌아와 그런 글을 쓴 적이 있는데, 머리띠, 빨간 머리띠. 그때만 해도 그 빨간색 콤플렉스가 상당했잖아요. 과격하고 폭력적이고 한 이미지. 근데 저걸 색동이나 야광으로 하면 어떨까. 머리띠를 마후라로 바꾸면 어떨까. 치어리더나 밴드 부르면 어떨까. 작업복 대신 양복 입으면 어떨까. 좀 웃기는 예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자족적인 운동으로 끝나거나, 대중 전파력을 못 가지는.. 대중을 겁먹게 하는 운동을 벗어나.. 이젠 대중성을 확보하기 위한 변신들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도구만 바뀐 거지 목적은 그대론데, 그런 방법론적 변신 생각해 보신 적 없으세요?
단 : 적극적으로 시도는 못해 봤습니다. 그런데, 물론 그런 문제의식은 내부에서도 조금씩은 다 가지고 있었죠. 가지고 있었는데, 그게.. 뭐 집회 때 뭘 어떻게 바꿔본다.. 이런 문제만으로 해결되는 건 아니잖습니까. 기본적인 문화에 대한 새로운, 이런 패러다임을 만들어 나가는. 이런 과정 속에서 그게 인제 나와야 되는데, 그런 깊이 있는 고민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하면서 새롭게 어떤 전환으로 나가보기까지, 시도는 하지를 못했던 거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아직도 현장 내에서는 새로운 변화에 대한, 운동의 어떤 방식이라든가 문화라든가 등등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는 한 측면이 있는가 하면, 여전히 지금까지의 것들을 고집하는 고집스러움도 아직도 상당히 강하게 남아있는 것도 또 사실이거든요. 노동현장 내에서는. 그런 현실 속에서 적극적인 시도가 좀 하기 어려웠던 측면들도 있었던 거 같습니다.
이후에는 좀 바뀌어져야 되겠죠. 예를 들어 이런 겁니다. 젠 같은 경우가, 전에 인제 민중가수들하고 좀 다른 모습 아니었습니까? 보면 신세대라고 할 수 있을, 머리 염색도 하고 나오고, 뭐 이렇게 해가지고... 율동도 그렇고. 그런데, 그 젠을 인제.. 금속에서 처음으로 무대에 참여시키고 했는데, 그 젠은 민주노총에서 집회 때라든가 이때에 세울거냐 말거냐를 가지고 토론하고 논쟁을 해야 될... 아직은 그 정도의 고민들이 있는 거죠. 그래서 좀.. (웃음)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데는 내부적으로도 상당히 좀 어려움이 있습니다. 지금.
총 : 그런 게 문제제기 정도만 되고, 누가 나서서 확..
단 : 그걸 못했죠. 아직은...
총 : 현실적으로 그럴 수 있을까요?
단 : 집회문화든, 아니면 생활속의 노동자 문화라든가, 이런 게 좀 새로운 어떤 것으로 바꿔나가야 된다는 문제의식은 많이 가지고 있는 거 같습니다.
총 : 장외 투쟁이라는 게 상당히 과격한 이미지고, 우리나라의 보수 더 정확하게는 수구들이, 노동운동에 대한 덧칠을 많이 해놨잖아요. 있는 사람들 거 뺏어가지고 다 나눠주자는 빨갱이다..식의 협박 혹은 시민들을 볼모로 해선 안된다.. 라는 식의 논리까지. 이런 데 적절한 대응 논리 개발도 대중을 상대하는 데에는 상당히 중요한 건데 여태까진 노동운동을 보면 대부분 장외에서 투쟁으로 해결하려 했단 말입니다.
거기에 대해서 뭐 내부비판도 있고 최근에는 그 방향을 좀 선회해 보려고 하는 내부 움직임들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민노총 내부에서도. 그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오랜 기간 동안 위원장을 하셨고. 나름의 답이 있으실텐데... 바깥으로 너무 많이 나간 거 아니냐..
단 : 인제, 불가피한 측면도 있고요. 또 여전히 그 방법이 유력할 수밖에 없는 면도 있습니다. 왜 그렇냐 하면은.. 이번에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대화, 정부와의 어떤 대화를 적극적으로 모색을 하고, 대통령이든 법무부장관이든 지금 다양하게 만났지 않습니까? 노동부장관도 만나고.. 현 집행부가 그런 변화를 얘기하는데, 노사문제 노정문제, 다 상대적인 거지 않습니까? 그럼 정부가 어떤 답을 하고 있느냐 하는 문제가 나오는 거잖아요.
근데, 새 집행부가 그런 공약을 내걸고 선거운동을 했다는 걸 다 알고 있고, 또 집행부 출범할 때도 다 그렇게 얘기했고 출범했는데.. 출범한 3일만인가? 일방적으로, 일자리 창출문제에 대해 가지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거거든요. 최소한에, 노동 쪽에서 이런 움직임이 있다 하면, 정부가 기다려줘야죠. 그렇잖아요. 새 집행부가 들어서 가지고 최소한의 대화를 시도해 보고, 지금까지 안 했던, 발표 안 했던 것을 뭐 한 열 흘, 20일 더 둔다 해서 문제 생기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야 되는데 정부는 일방적으로 뱉어버린 거거든요. 해 버렸죠.
나 이번에... 대통령 만나고 나왔을 때, 정말 이 노무현 정부가, 말은 노정간의 어떤 대화와 이런 협상, 협력을 얘기를 하는데, 이 정부가 그런 의지가 있느냐. 최소한의 그런 아주 기본적인, 기초적인 상식이라도 가지고 있는가. 이런 의문이 들 정도였다는 거죠. 뭐냐면, 가서 이러저러한 얘기를, 쭉 많은 얘기를 했지 않습니까. 뭐 비정규직 차별의 문제도 얘기를 했고, 그 다음에 구속자 석방에 대한 문제도 얘기를 했고, 그 다음에 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단 말입니다. 일자리 창출해 대해서도, 우리 쪽에서 고민한 얘기도 다 했고. 다 했는데...
노무현 대통령 딱 얘기가, 나는 옛날과 다르다. 변했다. 나는 시장논리를 중심으로 생각하니깐, 이 시장논리는 노동 쪽도 인정해야 된다고, 딱 요 말로 요약되는 모습을 보였단 말이죠. 그러니까 뭐 매일경제라든가, 이런 데서 대서특필해 가지고 "노무현, 나는 변했다". 뭐 우짜고, 이래 갖고.. 이런 식으로. 민주노총 위원장과 대담을 하고 나서 결과가 그렇게 나오는, 이 정부가 과연 그럼 노동자들에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주고 있는가.. 정부가.
총 : 기본적으로 정부에 대한 신뢰가 없으신 거군요.
단 : 그렇죠. 이런 속에서 상대적일 수밖에 없는 노동운동은.. 그럼 대화도 시도해보고, 우리의 요구도 얘기를 해보지만은, 그 협상에서 뭔가 새로운 게 진전이 되고 또 그것이 같이 이루어지게 하는 뭔가가 있어야 되는 거잖아요. 없으면은 노동자들은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고, 저항할 수밖에 없고, 지키기 위해서 투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는 거죠. 이게 인제 불가피한 측면, 이런 측면이 한 측면이 있고...
또, 아주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첨예하게 이해관계를 가를 수가 있습니다. 서로가 협상을 통해서 문제가 해결되다가도 서로 양보하기 어려운, 정말. 요런 첨예한 문제가 정면으로 부딪칠 때, 양보하기 어려운 어떤 문제가 있을 때는, 불가피하게 그런 선택을 할, 대중 동원에 의한 자기 요구를 관철시킬 수밖에 없는. 뭐 이런 걸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이, 유효한 전략으로 또 될 수도 있는 거고. 그 두 측면이 다 있는 거죠.
근데, 한국의 노사관계 문제, 노정관계 문제는.. 제가 볼 때는 노동 쪽의 문제보다는 자본이나 정부의 노사관이 문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게 더 큰 문제라고.. 하나의 비근한 예만 들어 봅시다. 어느 정도냐면, 노동조합이 1년에 수 십 개가 만들어집니다. 새로운 신규 노동조합이. 수 십 개가 만들어지는데, 가령 10개가 만들어지면 1개가 살아 남으면 잘 살아남습니다. 법적으로 다 보장돼 있죠. 그렇지만 한 개가 살아남는.. 노동조합이 만들어지는 순간 그 노동조합을 없애기 위해서 회사는 혈안이 돼 설친다는 거죠.
그 인식은 뭐냐면 노동조합은 없으면 좋은 거고, 노동조합이 있더라도 회사가 지배 통제할 수 있는 노동조합을 원하는 거거든요. 이게 현재 사용자들의, 한국의 노동, 노사관이죠. 말은 뭐 대등한 관계로 보고 있고, 어쩌고 하지만은.. 그 대표적인 게, 노동조합이 열 개 만들어지면은 한 개가 살아남기 힘들다라는.. 이런 현실 속에서 노동자들은, 합리적으로 대화를 통해서만 문제가 해결되고.. 이런 건 기대하기 어려운 거죠.
총 : 기본적으로 자본과 정부 모두를 신뢰하지 않으시는군요.
단 : 신뢰도 없고. 사실이 그렇다는 거죠.
총 : 경험으로 볼 때.
단 : 네.
총 : 그런데, 노조와 정부와 사측간의 협상만 그런 게 아니라, 사실은 모든 협상은 언제나 이해를 달리해서 입장이 부딪치는 거 아닙니까. 모든 협상이. 근데 그때마다 그 협상 당사자 한 쪽이 길거리로 나가는 건 아니거든요. 이 노조문제만은 항상 거리로 나간다.. 이런 인상이 있단 말이죠. 그게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게 설득되지 않은 일반 대중은 그렇게 인지를 한단 말이죠. 그래서 노동운동이 대중으로부터 외면당하는 측면도 분명히 있지 않습니까.
단 : 저는 뭐, 만약에 노조가 지금까지 그러한 저항도, 그러한 저지도, 투쟁도 하지 않았다면.. 우리나라의 어떤 노동 유연화라는 것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제도화가 되고 엄청나게 바뀌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나마 끊임없이 그런 것들을 못하게 막고 했기 때문에, 현재 자본이나 정부가 추구하는 노동유연화 정책이라든가, 뭐 이런 시장개방 정책이라든가, 이런 것이 일정 부분 제동이 걸린 것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엄청나게 달랐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총 : 알겠습니다. 정치적 질문 하나만 더 드리겠는데요, 이번에 FTA 파동으로 전농을 민노당이 끌어 안지 않았습니까.
단 : 네.
총 : 이게.. 노동자와 농민이 잘 어울리는 것 같으면서도 아닌 점이 많은데.. FTA만 하더라도 도시노동자들한테는 유리한 면이 있고, 농민들한테는 불리한 면이 있고.. 사실은 이해가 엇갈릴 수 있는 두 집단인데, 이거 이번에 세 불리려고 한 거 아니냐. 총선을 앞두고...
단 : 그렇죠. 그거는 현상으로 보게 되면은 그럴 수도 있는데... 칠레의 예를 들어가지고, 공산품이 개방되고, 우리 공산품이 그 쪽으로 진출하고. 대신 이 농수산물이 우리나라에 들어오고. 뭐 크게 보면은, 인제 그렇게 나타난 것처럼 얘기를 한단 말이죠. 농업을 개방하는 대신에, 국내 공산품을 칠레에 진출시키는 걸로. 그러기 때문에 이거 불가피하고, 자유무역협정 이뤄져야 된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그러면 농민은, 우리 농민은 손해고, 우리는 공산품이 더 많이 수출되니까 노동자들에게는, 또 국가 산업발전에서 도움이 되고. 이렇게 대비시키는데...
그 문제는 그렇게 볼 문제만은 아니라고... 현상만 놓고 보더라도. 예를 들어, 아주 현상만 놓고 보더라도 이미 칠레에 들어갈 수 있는 건 다 들어갔고. 우리도요. 더 이상 들어갈 것도 없습니다. 협정 하나 안 하나. 들어갔고.. 고건 그렇게 볼 문제만은 아니라고 보고 있구요. 특히 당이, 민주노동당이라 하는 것이 말이 민주노동당이지, 노동자 당은 아니지 않습니까.
총 : 이번에 비례대표 나온 사람들도 보면, 대부분 다 노동자.. 출신이라고 하긴 그렇고, 하여튼 그 계급을 대변하는 데.
단 : 아, 그거는 좀.. 이번에 비례대표를 준비하는 과정이 좀 충분하지 못했다 라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저는 뭐 충분히 이해를 합니다. 이 비례대표가 노동자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이렇게 좀... 고통 받고 있고 소외되고 있는, 이런 소수자들에 대한 배려. 이런 것들도 해야 한다고 보여지는데, 그런 과정들이 충분하지 못했던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면을 들어서 그렇게 볼 문제는 아니고, 실제 민주노동당이라 하는 것이 뭐 노동자들만의 정당인 것도 아니고. 그렇게 될 수도 없고 돼서도 안 되는 거죠. 민주노동당은 실제 이 사회 전체를 진보적 사회로 변화시켜 나가겠다는 것이 그 당이 가지는 기본적 이념이고 방향인데, 그러려면은 다양한 계층들이 다 당에 들어올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그 계층 내에서 일정부분 의견들이 상충되는 부분들이 현실로 있을 수도 있어요. 이런 문제들을 가지고 인제, 농민들이 들어온 것이 뭐 정략적으로 한 거 아니냐. 이렇게 봐서는 안 된다고 보여집니다.
총 : 시기적으로는 그렇게 오해를 살만한데..
단 : 저는 도리어, 당이 끊임없이.. 노동자들은 일정부분 참여를 했지만.. 농민들이 참여되지 못함으로써 당의 토대가 한 축이 빈 측면이 있는 거잖아요. 이런 걸 극복해내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을 테고. 다른 한편으론 농민들이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정치세력화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면서 들어온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뭐 FTA같은 경우도, 뭐.. 하다못해 열린우리당까지도.. 자기네들의 입장을 대변해줄 수 있는 당이 없었잖아요. 전혀. 아무도 없잖아요.
그러니까 이젠 정치적으로, 뭔가 새로운 투쟁을 해나가지 않으면 안된다라 하는 절박한 요구, 필요성들이 있었던 것이고, 그것이 민주노동당에 참여함으로써 농민의 문제들을 당이 받아서 정치적으로 역할 할 수 있도록 할거라는.. 일종의 신뢰와 필요성들이 동시에 있었던 거죠. 그러기 때문에 된 것이지, 뭐 민주노동당이 총선을 기해서.. 그렇게 봐서는 안 된다는 거죠.
총 : 듣고도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도시노동자들을 주로 그 구성원으로 하는 민노당이, 지금 농민들이 소작농도 아니고, 사실은 계급의 문제로 묶어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같은 전술전략을 써서 같은 이해를 쟁취할 수 있는 집단도 아니고. 좀 안 맞지 않습니까? 민주노동당에 농민들이 들어와있는 건.
단 : 아니죠. 전 더 많이 들어와야 된다고 보는 거죠.
서로 할 말은 많았지만 여기서 끊었다.
총 : 드디어 재미있는 질문으로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웃음).
단 : 근데 많이 남았나요?..
총 : 30분만...
단 : 30분 하모.. 좀 늦을거 같은데. 밖에 누가 기다리는데.. 왜냐면 민주노동당에서, 동영상을 지금 찍고 있거든요. 후보자들, 후보자들 정책 동영상을 지금 찍고 있어가지고.. 10시부터 제가 찍어야 될 거예요.
총 : 9시 10분입니다. 지금.
단 : 10시부터 찍어야 될 거 같은데..
총 : 멀리 가셔야 됩니까? (잠시 사람들 웅성) 재미있는 얘길 지금부터 해야 되는데. 그러면 잠시 웅성이는 시간을 이용해서 질문을.. 정력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웃음)
단 : (어리둥절)
총 : 정력. 이게 지속력입니까, 횟숩니까, 아니면 회복력입니까?
단 : 글쎄.(웃음)
총 :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잠깐. 정력이 뭐냐.
단 : ..횟수? ..횟수를 놓고 그렇게 말할 수가 있을까? 그건 아닌 거 같은데.
총 : 그럼 지속력, 아니면 회복력. 그러니까 정력의 키포인트가 뭐냐..
단 : 그러니까, 횟수는.. 저기.. 음... (갑자기 옆에 있는 박용진 교보노조 위원장을 돌아보며) 어떻게 해야 돼? 10시까지는 가야 되잖아.
총 : (박위원장을 향해) 저희가 빨리 하죠...
박 : 사람들 하는 거 보니까, 장난이 아니던데요.
단 : 그러니까, 우리가 원래 저걸 준비해야 되는데..
박 : 청문회예요. 청문회(웃음). 후보자들을 가르치고 있더라고요. 교수들이.
총 : 그렇다고 그냥 못 보냅니다. (웃음) 빨리 하겠습니다. 이 나머지 질문들이 더 중요합니다. 하여튼 그래서 지속력입니까, 횟수, 아니면 회복력입니까. 답해 주셔야 합니다. (웃음)
단 : 참 어려운 질문이네. (일동 폭소)
단 : 생전에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웃음) 저기지. 횟수는 아닌 거 같고, 지속력이겠죠.
총 : 정력이 좋으십니까?
단 : 음.. 글쎄. 썩 좋다고 하기는 좀 어려울 거 같죠.
총 : 개인적으로 성적인 판타지가 있으세요? 예를 들어서, 여자 두 명과 한꺼번에 하고 싶다. 이런 판타지라든가, 어떤 무인도에 가서 어떻게 하고 싶다든가.
단 : 그런 건 아닌 거 같애.. 앞에서 내가 쭉, 그 살아온 과정 속에도 얘기를 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선 상당히 유교적인 부분이 내한테 남아있는 거 같아요.
총 : 보수적이라서 그런 게 없다.
단 : 네...
총 : 보수적일수록, 오히려 더 억압이 많아서 상상을, 한편으론. 상상은 죄가 아니잖아요?
단 : 그래요? 그렇죠..
총 : 있을 텐데.. 없으면 비정상 아닙니까? 머리 속에서야. 섹시한 시추에이션... 이런 거 없으세요?
단 : 내가 정말 문제있는 사람인가?
총 : 크하하... 이러시면 안됩니다. 말씀해 주셔야 됩니다. 이거.
단 : (웃음) 아니, 특별히 정말... 정말 그런 거 없어.. 뭐 특별하게 어떤.. 성적인?
총 : 환상. 판타지. 뭐 거창한 게 아니라, 예를 들어서 무인도에 가서, 미녀하고 있어 봤음... 뭐 그런 상상,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으세요?
단 : 내가, 내가 좀 문제가 있는 것 같으네.
총 : 있으신데 말씀 안 하시는 거죠?
단 : 아니에요. 뭐... 그거 뭐 죄 될 거 있나?
총 : 전혀 없으세요?
단 : ...특별히 뭐, 그런 상상을...
총 : 그럼 텔레비전 보면은 연예인들 많이 나오는 데, 섹시하다 생각되는 연예인이 있으면... 지금도 좋고, 과거도 좋고..
단 : 내가 좀 문제 있나.. 나는 뭐 섹시하게 생겼다 이래 가지고 호감을 가졌다든가.. 그런 건 별로 없었던 거 같애요. 없고, 도리어 좀, 동양적이고.. 뭐라고 해야 되나. 좀... 청순하고. 이런 부분에 대한 선호를 상당히 했던 거 같고요. 뭐 그때 인제.. 요즘은 뭐 테레비를 잘 안보니깐 잘 모르는데. 전에 인제 우리가 영화도 보고 테레비 보고 했을 때는 인제 문희라든가.
총 : 영화배우.
단 : 네. 이런 배우들을 보면서 뭐 상당히, 호감이 가는 배우. 이렇게 저는 생각했죠. 했는데...
총 : 문희밖에 없나요?
단 : 음.. 그때 아마 영화도 보고 뭐 이렇게 드라마도 보고 했던 사람들이 주로 문희라든가, 윤정희라든가. 이런 사람들을 주로 호감을 두고 많이 했던.. 저도 역시도 마찬가지고.. 역시 그 기준이, 뭐 섹시한 사람에 대한 호감, 선호. 이렇게는 안 갔던 거 같애요. 안 갔고, 좀더 동양적이고 좀 뭐... 뭐라 해야 되나, 좀 얌전하고 뭐 청순해 보이고. 이런 스타일을 선호하고 좋아했던, 이런 편이죠. 여자를 보는데 있어 가지고.
총 : 음. 저 여자 멋진걸. 흥분을 느낀... 대단한 게 아니라, 하여튼 같이 있고 싶은... 그런 흥분을 느낀 상대는..
단 : 물론 인제 뭐 결혼하기 전에는, 아 뭐 저런 사람이면은 결혼대상으로 좋겠다. 뭐 이런 생각은 하죠. 외형적으로, 저런 사람은 결혼대상으로 좋겠다. 이런 생각은 하죠. 했고, 또.
총 : 그러면, 자위행위는 언제 처음으로 하셨습니까? (폭소)
단 : 글쎄요, 그건 아마.. 십 대 후반..일 수 있겠죠. 그때..
총 : 친구들한테 배우셨나요? 아니면... 답변 안 하셔도 됩니다.
단 : ...그건 생리적인 현상으로 터득하는 거 같은데?
총 : 저절로 알게 되신 거군요. 소위 자다가...
단 : 그건 대부분이 다 그런 거 아닌가요? 배우기 보단 생리적 현상으로 터득 하는 거 같은데? (웃음)
총 : 그래도 맨 처음에는 책을 보거나, 누가 해봐라 하든, 그렇게 해서 시작하지 않습니까. 우리 다 겪어왔던 일이기 때문에(웃음)
단 : 그건 뭐... 책 영향도 있겠죠. 그래서, 책보고 딱 그렇게 시작해가지고 그 책을 계기로 했다. 이런 경험은 아닌 거 같고, 뭐... 책도, 그러한 것도 접한 적도 있죠. 있고.. 근데, 내 기억으로는 생리적은 현상으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던 거 같아요.
총 : 성과 관련된 이런 질문이 부담스러우십니까.
단 : 아니. 뭐..
총 : 비아그라는 사용해...본 적은 없으시죠? 아직.
단 : 구경도 못했습니다.
총 : 혹시, 앞으로 개인적으로 문제가 있다. 그럴 때 사용해 보실 의사가 있으세요? 문제가 있다면.
단 : 근데 뭐, 아직... 정력이 센 거는 아니지만은.
총 : 하하
단 : 정상적인 성생활은 일정한 기간 할 수 있을 거 같거든요.
총 : 문제가 생겼을 때 이걸 자연적인 노화로 받아들일 거냐.
단 : 그건 받아들이지 않겠어요? 저는 그럴 거 같은데.
총 : 마지막으로 보신 영화가...
단 : 실미도.
총 : 실미도는 어떠셨습니까.
단 : ...뭐라꼬 평을 해야 되나. 잊혀졌던 역사의 한 과정들을 전 국민들을 상대로 이렇게 공개화된다는 측면에 대해서는 상당히 의미가 있었다고 보여지는데, 여전히... 그 영화를 만든 사람은 그런 걸 극복할라고 했을지 모르겠는데, 내가 받아들이고 느끼기로는 여전히, 한 체제에 대한 우월성이 좀 강조되는.. 아주 객관적이기 보단 우리 체제에 대한 우월성이 강조되는 측면이 있었던 거 아니냐. 이렇게 전 보여집니다.
총 : 체제에 대한 우월성이 강조됐다는 얘기는 잘 이해가 안 가는데요. 영화에서 어떤 부분이...
단 : 예를 들어 가지고, 실미도에 데려다가 훈련을 시키고 이래 했던, 아주 비인간적이고 이런 범죄적인 행위를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서는 그 과정이.. 그런 훈련이라도 시켜야 될 필요성이 있다 하는 것을 상당히 여러 군데서 강조를 했던 거라 보여지거든요.
예를 들어 가지고 114군, 그 부대보다 더 월등한 이런 사람들.. 그걸 만들어야 된다..라고 하는 걸 강조를 하면서, 역설적으로.. 북에서는 이거보다 더 비인간적인 훈련을 받으면서 남을 정복하려고 하는.. 이런 기도들이 있다라는 것을 역으로 보여주는, 얘기를 하는 거거든요.
총 : 그러니까 그래도 북한보다는 덜 비인간적인 남한 체제..
단 : 그렇죠. 남한체제의 정당성과 우월성을 드러내려 했던, 그런 측면이 있었지 않았는가.
총 : 그래서 상대적 남한 체제의 상대적 우월성이 보여주려 했다...
단 : 물론 인제 영화니까 비인간적이고 폭력적인, 정권의 폭력적인 행위들을 밝혀낸 그건 상당히 크지만, 다른 한편의 그런 부분들도 여전히 영화 속에서는 깔려 있다 하는 건 좀 아쉬웠던 한계다.. 이런 거라고 전 보고 있습니다.
총 : 너무 예민하신 거 아닙니까. 기게적 정치적 올바름 아닌가요?
단 : 모르겠어요. 하여튼... 내가 느낀 건, 뭐 그런 정도로...
총 : 그 영화가 남한 체제의 북한에 대한 상대적 우월성을 입증하려고 만들어진 영화는 아니라고 보거든요. 사람들이 보통 그런 걸 읽어내진 않거든요. 근데, 그걸 탁 짚어내시는 거는.. 이 영화가 조금 더 남한 체제도 북한 못지않게 비인간적인 부분이 있고, 남한도 북한만큼 나쁜 점이 있고. 그렇게 좀 더 공평하게 더 섬세하게 형평성이 고려돼서 만들어졌어야 된다는 거잖습니까.
단 : 네...
총 : 북한이 남한보다 더한 악마를 키운 건 아니다.. 이런 걸 드러냈어야 한다고 말씀 하시는 거잖아요.
단 : 뭐.. 드러냈어야 된다기보다, 그 영화가 가지는 일정한 한계가 있는데.. 그런 것까지도 해소시킬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내가 볼 때는 그런 부분들이 은연중에, 받아들이는 사람들에 따라서는 그렇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한계를 여전히 남겨놓은 게 아니냐. 이렇게 보는 거죠..
총 : 균형에 대한 강박 아닌가요..
단 : 모르겠어요(웃음)...
총 : 매트릭스 보셨어요?
단 : 못 봤습니다.
총 : 있다는 건 아십니까?
단 : 제목은 들어 본거 같은데.
총 : 몇 탄까지 나온 지 아십니까?
단 : 모르겠어요. 영화를 사실 거의 못 봅니다. 이번에 이거 본 것도 임기 끝나고..
총 : 실미도는 특별히..
단 : 그렇죠. 임기 끝나고 집에 있는 시간이 좀 있었죠.
총 : 그 전에 본 마지막 영화는...
단 : ...그 전에 봤던 거는... 기억 자체가 잘 안 납니다. 언제 봤는지. 거의 영화를 못 보죠. 뭐, 거의가 아니라, 못 보죠.
총 : 최소한 몇 년은 되셨겠네요.
단 : 몇 년이 뭡니까. 상당히 오래 됐죠.
총 : 10년 이상...
단 : 꼭 그건 아니에요. 감옥 안에 있으면서, 영화를 막 틀어주긴 해요.
총 : 허허허허
단 : 감옥 안에서.. 요즘 테레비도 틀어주는데, 감옥 안에서 보는 영화 특별한 의미를 두고 볼만한 영화도 없고, 또 잘 안 보죠.
총 : 팬티는 사각을 입으십니까?
단 : 사각입니다.
총 : 왜 사각을 입으십니까.
단 : 편하잖아요. (웃음)
총 : 제일 짧고 분명한 답변이었습니다.(웃음)
총 : 사람이 작두를 탈 수 있나요? 훈련의 결과인가요? 초자연적인 현상인가요.
단 : 작두.. 아, 옛날에 이 짚 썰던 작두 말이죠.
총 : 무당이 작두 위에서 춤추고 하는 거, 초자연 현상인가요?..
단 : 어... 훈련의 과정은 아닌 거 같애요.
총 : 초자연적인 현상이다.
단 : 그런 게 있는 것 같다라는 느낌을 가졌습니다. 왜냐하면, 어릴 때 시골에서 가끔씩 보죠. 쉽게 말해서 무당들, 이웃에 누가 아프고 하면 무당들이 와가지고 굿도 하고 막 이러는데, 그 실제 작두를 타거든요. 보면은. 직접 인제 보기도 했고.
총 :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현상이 존재한다.
단 : 그렇죠. 도대체 어떻게 저게 설 수가 있을까. 그걸 뭐 훈련을 통해가지고 됐다라고는 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 뭐, 사람들한테 신이 내렸다. 이런 얘기 하잖아요. 뭐 신이 이렇게 해가지고 했다라는데, 정말 그런가. 이런 생각은 많이 했죠.
총 : UFO는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단 : 있다고 일단 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비행체가 여러 번... 뭐 정확하게 우리 앞에 드러나 있지는 않았지만은, 여러 차례 목격됐다 라는 기록들도 나오는 거고. 이 우주에, 꼭 지구와 같은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행성이 없으란 법은 없다라고 전 보고 있거든요. 있을 수 있다고 보는 거죠.
총 : 포르노는 허용해야 할까요?
단 : 저는 그 문제에 대해가지고, 썩 긍정적이진 않습니다.
총 : 물론 성인들만 합법적으로 접할 수 있게 만드는 법안을...
단 : 성인들?
총 : 지금은 성인들에게도 포르노가 불법이란 말입니다. 합법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상정되면, 그 법안에 찬성표를 던지실 건가요?
단 : 생전 고민 안 해봤던 거라 어떻게...
총 : 지금 고민 해주십시오.
단 : 뭐.. 아주 확실하게 성인 이왼 접할 수 없는 그런 장치, 보장이 있다면 그렇다면..
총 : 안전장치를 확실히 한다면.
단 : 네. 근데 과연 그게 가능할까 하는데 대한...
총 : 사실 뭐 그런 건 불가능하죠..
단 :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총 : 완전한 안전장치가 없다면.
단 : 네. 부정적인 시각으로 봅니다.
총 : 동성애 사이트 18금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인터넷 동성애 사이트에 8세 이하는 못 들어가도록 하는 논의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동성애는 그 자체로 18세 이하의 청소년들은 접해선 안 된다. 무슨 야한 사진이 올라와있는 게 아니라, 그냥 동성애자들의 커뮤니티, 모임 사이트도 18세 이하는 못 들어가게 하는 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단 : 그건 좀 과도하다고 보죠. 동성애자라카는 것이, 개인의 선택으로 이뤄지거나 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성에 대한 선택.. 선천적으로 이렇게 나타나는, 이런 문제들에 대해 사회적으로 고립화시킨다든가, 여러 가지 제약을 둬 가지고 이렇게 한다든가, 그거는 좀 맞지 않다.. 이렇게 전 봅니다. 그거는 똑같이 인정을 해줘야 되는 거죠.
총 : 만약에... 만약입니다. 만약에, 사모님이 바람이 났습니다.(웃음) 그럼, 다시 받아들이실 건가요?
단 : 참, 그것도 참 어려운 문제네.(웃음)
총 : 제가 예전에, 정치인들한테 당신이 바람이 난 적 있냐고 물었더니, 아무도 대답을 제대로 안하더라고요. 그래서 질문을 바꿨습니다. 부인이 바람이 난다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단 : 아마 쉽게, 혼쾌하진 않겠죠. 않겠지만은, 아마.. 헤어진다든가, 이혼한다든가, 이렇게 극단적인 상황까진 안 갈 거 같애요.
총 : 이효리 아십니까?
단 : 누구요?
총 : 이효리.
단 : 뭐... 이름은 들었는데, 얼굴하고 이름하고 매치는 안됩니다.
총 : (웃음) 알겠습니다.. 혹시, 특별히 좋아하는 브랜드의 옷이 있으세요? 양복이나, 구두나?
단 : 뭐 특별히 브랜드를 선호해가지고 입고 다니고, 뭐 신발을 구하고 그러진 않습니다. 그러진 않고... 내가 지금까지, 브랜드라고 내세울만한 옷을 별로 안 입고 다녔기 때문에, 브랜드가 어떤 브랜드가 있는지 그런 것도 잘 모르고요. 선호한다든가, 그런 건 없습니다.
총 : 노후대책은 있으세요? 보험을 든다든지..
단 : 노후대책은 유일하게, 민주노총에 다닐 때 국민연금 3개월 들다가, 지금 못 넣고 있는데... 그게 노후대책입니다.
총 : 납입 중단하신 국민연금...
단 : 그렇죠. 인제 또 넣어야죠. 지역으로 돌려 가지고(웃음).
총 : 사보험을 드신다 든가, 이런 건...
단 : 없습니다..
총 : 민노총 계실 때 생활비가 한 달에..
단 : 한 170만원 정도..
총 : 판공비는...
단 : 아니, 그건 다르고. 임금하고 가족수당하고 합쳐 가지고, 고게 한 170만원 정도 돼요. 가족수당 10만원. 가족수당 10만원... 그리고 임금. 고게 한 170만원 정도 되고, 판공비 90만원, 고건 인제 별도로 나왔습니다.
총 : 그리고, 퇴직금 천 만원 받으셨다고요.
단 : SBS에서 방송이 그렇게 나와 가지고, SBS에 퇴직금 받으러 갈 생각이예요. (일동 웃음)
총 : 퇴직금 없으셨어요?
단 : 퇴직금.. 백만원 되지도 않고.. 참참, 천만원 되지도 않고(웃음)
총 : 있긴 있는데 천 만원 되지도 않고...
단 : 네. 되지도 않고, 되지도 않는 것도 아직 수령을 못 했습니다. 민주노총 재정이 그렇게 넉넉하지 않습니다. 나중에 여유 있으면 주겠죠.
총 : 만약에... 자식이 동성애자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단 : 옛말에 그러잖아요. 어떤 부모도 자식에 대한 애정, 이거는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것이라고. 아마 자식이 그렇다라고 하면은, 그 문제에 대한 관심이라든가 또 그 문제에 대한 어떤 사회적 생각... 남다를 수밖에 없겠죠.
총 : 단병호의 자식이 동성애자다.. 라고 공개적으로 커밍아웃 하도록 하실 건가요..
단 : 그게 숨겨질 수 없는 거잖아요.
총 : 주변만 알고 살 수도 있죠.
단 : 민주노총 위원장의 아들 누구... 숨겨질 수도 없고, 그런 얘기는 어차피... 다 공개되는 거고. 그걸 굳이 감춰야 될... 감출 수도 없는 문제지만.
총 : 혹시 몸짱 아줌마 아십니까?
단 : 얼짱.. 강도얼짱은 얘기 아는데..
총 : 아직 거기까지는 안 따라오셨군요..(웃음)
총 : 잘 보는 드라마 있으세요?..
단 : 가끔씩 시간대 맞으면은 그, 뭡니까... 에... 요즘 그, 뭐지? 무인의 시댄가? 무인시대. 그건 뭐 어쩌다 한번씩.
총 : 자식들이 노동운동 한다고 하면 어떡하실 겁니까.
단 : 저는 반대할 의사가 없습니다.
총 :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든 부분이 많으셨을 텐데, 그 길을 자식들이 간다고 하더라도 반대하실 생각이 없으세요?
단 : 없습니다. 힘은 들죠. 그래도.. 내가 살아온 한 40대 이후의 삶이라고 하는 것이 저는 정말 의미 있는 삶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거든요. 물론 뭐 누구처럼 물질적인 어떤 풍요를 누린다든가, 가정에서 가족들과 단란하게 지낸다든가, 이러한 것은 못 얻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이 사회를 바라보는 자기 시각을 소신껏, 행동하며 살아올 수 있다라는 것.
또 그 삶 자체가.. 나 자신에 대한 신념에 대한 실현일 수도 있지만은, 그것이 또 작은 힘이지만은 이 사회를 뭔가 조금씩은 긍정적이고 진보적인 사회로 바꿔가는 데 기여되고 있다라고 하는... 이런 데서 느끼는 것도 있고. 그래서 저는 한번도 내 삶에 대한 후회를 해본 적이 없구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우리 아들 딸이 나와 같은 길을 걷겠다 하더라도, 그걸 말린다든가, 그럴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도리어 그렇게 살아줬으면 하는 바램도 있습니다.
총 : 이렇게 사는 것이 올바로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들 딸도 이렇게 살기를 원하신다..
단 : 그렇죠. 사람이 어떤 시각으로 세상을 보느냐 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한 거고. 나와 같은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나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거고, 그 다음에, 자기가 생각하는 것들을 실천한다.. 라고 하는 것은 더더욱 소중하다고 보는 거죠. 그러기 때문에, 우리 아들이, 또 딸이 이런 일을 한다고 해도 당연히 저는 찬성을 할 거고요. 그렇게 살아주길 바라는 거죠.
자식에게도 시키겠다는 이 대목에서, 꽥, 항복.
총 : 이제, 마지막 질문입니다. 저희가 마지막에, 현역 정치인들에 대한 20자 평. 그 사람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평해 달라고 꼭 묻습니다. 짧게.. 예를 들면, 유시민 의원은 박근혜 의원에 대해 항상 나를 안쓰럽게 하는 사람. 뭐 이렇게.. 그런 맥락의 평입니다.
단 : 그런, 그런 표현을 할 수 있어야 좋은데... 난 그런 표현을 할줄 몰라서 걱정이네...
총 : (웃음) 먼저 김문수.
단 : 저는 뭐, 김문수라고 얘기하게 되면은...
총 : 배신자...?
단 : 뭐... 개인의 전망을 좇아서 간 사람. 이렇게 표현하죠.
총 : 너무 부드럽게 말씀하시는 거 아닙니까...(웃음) 끝입니까?
단 : 사실, 노동운동의 한 시기를 치열하게 했던 사람이잖아요. 그랬던 사람이고, 나름대로 역할도 했던 사람인데.. 간 이유가 뭐냐. 저는, 개인의 전망이 우선적으로 고민됐기 때문에 갔다고 저는 보고 있는 거거든요.
총 : 너무 후하십니다.
단 : 내가 그렇다고 뭐, 변절자. 변신자. 이렇게 내가 혹독하게 얘기는 못하겠고(웃음).
총 : 혹독하게 얘기를 못하시는 거는, 그렇지 않기 때문인가요? 아니면...
단 : 내가 표현을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될 필요가 있겠나. 이런 거죠. 특정한 사람을 집어 얘기하면서, 그렇게 할만큼 제가 또 잔인하지를 못해 가지고(너털웃음).
총 : 이재오 의원.
단 : 이재오 의원도 마찬가지로 봅니다. 소위 민주화 운동을 했던, 아니면 노동운동을 했던 사람들이 기성 정치 속에 들어가면서, 제도권정치 속에 들어가서 세상을 바꿔보겠다 라고 하면서 그렇게 합류해왔지만... 그 정당구조, 그 정치세력 구조에서 뭘 하겠다 라고 하는 거는 하나의 논리적 변명일 수는 있는데, 결국은 개인의 전망을 좇아간 사람들이라고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총 : 그 그룹 전체가.
단 : 전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그래 하다 보니까 그 세력에 쉽게 야합하고, 그 속에서 무기력해지고, 타협하고, 이제 그 결과가 배신으로 나타나는 거고. 그런 거죠.
총 : 노무현.
단 : 노무현.. 이 말로 대신해야 할거 같은데. 얼마 전에 노무현의 측근에 있는 사람을, 제가 한 달포, 두 달 가까이 됐는데.. 많은 사람들이 개혁을 기대하고 뽑아줬는데 이럴 수가 있냐. 해도 너무 한다. 이렇게 얘기를 하니까, 당신네들이 노무현을 잘 못 본 거다. 노무현이 변했다고 그랬거든요. 내가요. 이렇게 변할 수 있냐고 하니깐, 노무현은 변하지 않았다. 당신네들이 노무현을 몰랐을 뿐이다.. 라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총 : 노무현은 변하지 않았다, 노무현을 몰랐을 뿐이다.
단 : 네. 그러니깐, 노무현은 원래부터 그랬다 라는 표현으로. 그걸 모르고 속은 우리가 바보죠.
총 : 권영길.
단 : 권영길? 권영길... 그래도 일을 같이 하면서, 나름대로 신뢰하고 존경하는 사람이죠.
총 : 나름대로라고 붙이신 이유가 특별히 있습니까?
단 : 인제... 제가 좀 인색합니다. 사람에 대해서, 존경하는 사람 들어봐라. 이러면은 글쎄.. 할 정도로.. 그래도 권대표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존경하고...
총 : 정동영.
단 : ..잘 모르겠어요.
총 : 크하하하
단 : 난 뭐.. 아.. 저 친구, MBC인가? 방송에 뉴스했는데.. 어느 사이에 저래 갔나? 뭐 이 정도의 인상 밖엔 없습니다....
총 : 정형근...
단 : 정형근? 그 안기부 출신 말이죠.
총 : 예예
단 : 어... 뭐라고 평을 해야 되나... 하여튼 꼭, 정형근을 보면은, 무슨 파수꾼같은 느낌이 들어요. 안기부 출신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기존의 어떤 질서들을 지키기 위한 최선봉에 선, 마치 그런 파수꾼 같은 그런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총 : 꼭 나쁜 말만은 아니네요.
단 : 뭐.. 보는 사람에 따라서 나쁜 말이 될 수도 있고, 좋은 말이 될 수도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내가 표현한 거는 뭐 좋은 말은 아닙니다(웃음). 꼴통 수구 보수의 최선봉. 이렇게 되겠죠.
총 : 그걸 파수꾼이라고 표현을...(일동 폭소) 꼴통보수의 최선봉. 이거하고, 기존 질서를 지키기 위한 파수꾼. 이건 완전히 다른...(웃음 멈추지 못함)
단 : 아니 저...
총 : 홍사덕.
단 : 홍사덕.. 홍사덕 의원에 대해선 잘 모릅니다. 근데 사람이..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집니다. 정치 행보도 그랬고, 말하는 것도 보면은 신뢰가 갈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는 좀...
총 : DJ.
단 : 일단, DJ에 대한 평은... 한마디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는데, 내가 느끼고 있는 DJ에 대한 평은, 어쨌든 역사적으로는 상당한 기여를 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DJ 때 뭐 정리해고 당하고, 다른 정권보다, 두 번 구속 당하고 그랬습니다. 다른 정권 때는 한 번 밖에 안 당했는데, DJ때 두 번 당했는데..(웃음) 나하고는 악연이지만은, 남북관계 문제라든가, 이런 거는 어쨌든 또 상당히 역사적으로 기여한 측면이 있죠. 그런 부분에 대해선 전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역사적으로 기여한 사람. 이렇게..
총 : 박근혜.
단 : 박근혜는 별로 뭐 평할 게 없는 거 같애요. 여성 누구? 강금실 등등 해가지고, 추미애. 뭐 이러던데... 전 뭐 박근혜 대해 가지곤 특별하게 평할 만한 건 없는 것 같습니다.
총 : 한나라당의 소장파에 아십니까? 최근에 왜 최병렬 대표를 물러가게 하고.. 남경필, 원희룡, 오세훈 등등..
단 : 일단 그 현상 자체는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데, 그것도 역시 이 당내의 헤게모니 투쟁이 아니냐라 하는, 이런 진한 의구심은 가지고 있습니다.
총 :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정치인 있으십니까? 개인적으로 좋아하거나 친한 제도정치인 있으세요?
단 : 없습니다.
총 : 세월이 세월인 만큼, 이제 정치인들 중에 친해졌거나, 안면이 많다거나, 그런 게 있을 법한데... 없으세요?
단 : 없습니다. 어쩌면은 그것도... 정치인들과의 어떤 그 교류라든가, 교분이라든가, 이런 것을 끊어왔던 측면도 있는 거 같아요.
총 : 왜 끊으셨나요? 자기 검열이 있는 건가요?
단 : 자기 경계에 대한 것도 있죠. 그런 것도 실제 있고. 뭐 내가 저 쪽과 계속 어울리고 만나고 그럴 수 있는데... 그것이 대중적으로 비치는 모습이 운동적으로 별로 바람직하지 않을 거 같고.. 그래서 스스로 제어해 왔던 측면들이 있죠.
총 : 그나마 그 중에 안면이 있다 하는 정치인은 누가 있을까요?
단 : 인제, 노동환경위를 거쳐왔던 사람들이 그나마(웃음) 그래도 안면이 있고, 좀 만나고 했던 사람들이겠죠.
총 : 개인적인 친분이 있거나 아 이 사람하고는 말이 통한다. 싶은 그런 건...
단 : 없습니다. 따로 이렇게 만나고, 개별적으로 이렇게 한 사람 없습니다. 하지 못했습니다.
총 : 정치를 너무 안 하신 거 아닌가요?
단 : 그러죠. 안 한거죠.
총 : 운동의 뚝심을 잃을까봐 그러신 건가요?
단 : 인제 운동을 시작할 때 가졌던 그런 부정적인 시각..
총 : 제도정치인, 제도정치의 틀을 신뢰를 안 하신 거군요.
단 : 그렇죠. 그런 부정적인 시각들이 계속, 강하게 작용돼 왔던 거라고 봐야겠죠.
총 : 90년도에, 변호인단으로서 노무현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으신 걸로 아는데.
단 : 90년도.
총 : 그나마 노무현 대통령하고는 인연이 있지 않으셨나요?
단 : 그죠. 그렇게 변호인단을 만난 면도 있고, 또 뭐 내가 수배돼가 있을 때도.. 그 무렵 90년대 초기 였던 거 같은데, 그때도 한 두어 차례 본 적도 있고. 또, 노무현 대통령이 해양수산부 장관 되기 전에, 그때 의원도 아니고... 있었잖아요. 그때도 좀 이래저래 봤던 거 같고.
총 : 현실정치판은 별로 관심이 없으셨군요, 여태껏은.
단 : 그렇죠. 그런 측면이 좀 있습니다.
총 : 국회의원들 이름도 잘 모르시겠군요.
단 : 잘 모릅니다. 제가 국회 가면서, 국회의원이 한 2백 몇 십명 된다 해가지고 야... 이 4년 동안 이름이나 다 외우겠냐고 그 걱정 했습니다(일동 폭소).
총 : 발모제 바르실 생각은 없으세요?
단 : ...바를 생각? 뭐 그런 생각은 없습니다.
총 : 대중을 상대로 하는 정치인이란 게 어떻게 보여지는가 하는 문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 대중선전선동 투쟁의 일환으로 발모제를 바르실 생각 없으십니까? (웃음)
단 : 발모제를 발라 가지고 머리가 날지 안날지도 모르지만은, 머리가 또 나면은, 단병호가 안 돼 버리겠죠. 이병호가 되든지, 김병호가 되든지..
총 : 이미지 정치를 생각하긴 하시는군요(웃음)
단 : 단병호는 그냥 단병호로, 그대로 남는 게 맞다고 보고 있는 거죠.
총 : 제 질문은 끝났고.. 안기자님은.
한겨레 안수찬: 시간이 없으시니까, 딱 두 가지만. 세 시간 인터뷰 하면서 풀리지 않는 의문이 두 개가 있는데, 첫 번째는... 도대체 어떻게 결혼하셨는지 저는 아직도 이해가 잘 안 되거든요. 아까 설명하실 때 사모님은 서울에서 자란 처녀고, 농촌에서 농사지을 땅도 없고, 장사도 제대로 안되고, 특별히 재산도 없고, 배운 것도 없고, 고등학교 중퇴에, 전망도 없는 젊은이랑 뭘 믿고 결혼하셨을까요? (웃음)
단 : 사람 믿고 결혼했죠. 우리 큰어머니가 서울에 계셨어요. 그래서 인제 큰어머니 연고로 인제 알게 됐고... 믿은 거예요. 사람을 믿고 결혼을 한 거죠.
총 : 음. 이건 사모님한테 여쭤봐야 되는 거 아닙니까. (일동 폭소)
안 : 한가지만 더 여쭤보면, 인터뷰 한 세시간 끝나고 난 다음에도, 개인적으론 국회의원 단병호의 모습은 잘 그려지지 않았거든요. 예를 들면 유시민은, 의원 되자마자 국회 등원할 때 넥타이를 안 매고 갔단 말이죠. 국회의원 단병호는 넥타이를 매고 다닐 건지 같은 구체적 모습이..
아까 김어준총수가 말 하셨지만, 협상을 해야 되는데, 노동법 개정안 한다. 이러면 자민련 같은 경우에는 교섭단체가 안되니까 이른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가면서 이번엔 민주당 편을 들고, 다음 번엔 한나라당. 이런 식으로 해가지고 자기들이 추구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의원 개인으로 돌아오면, 평소의 친분이나 학맥, 인맥을 총동원해서 내가 민주당 소속이지만 열린당 의원을 꼬시기도 하고, 한나라당 의원들, 이번에는 들어주는 대신에 다음에는 내 껄 들어달라고 협상을 하기도 하는데...
단병호 국회의원은 개인의 이름으로, 혹은 정당의 이름으로, 어떤 식으로 국회 원내에서 돌파해서 나오실 수 있을 것인지. 혹은 그 과정에서, 예를 들면 원내에서는 단병호 의원이 의정활동을 할 때, 밖에서는 민주노총 수 만 명이 시위를 벌이고, 밖에 있는 함성을 들어라.. 그러고 그 압력으로 협상하실 계획이신지.. 그러니까 그 일련의 제도 정치 내에서의 단병호 의원님의 모습이 잘 그려지지가 않는데... 그거를 좀 설명을 해주시겠습니까?
단 : 넥타이. 그렇죠? 생각보다 그 문제에 대해서 질문하는 사람이 꽤 있던데, 저는 전혀 거... 의식하고 있지 않거든요.
총 : 말하자면 평상복을 입고 나가실 건가요?
단 : 가령 인제, 양복을 입을 수도 있고. 작업복을 입을 수도 있고. 이런 거란 얘기죠. 아무튼 전 의식을 하고 있지 않았어요. 근데 왜 그러냐면, 난 유시민의 방식도 맞지 않다고 보는 사람입니다. 왜냐면은, 내가 알고 있는 유시민씨는 평소에 양복을 참 즐겨 입는 사람입니다. TV토론 사회를 해서도 그렇기도 하지만, 평소에도 양복을 주로 입는 사람인데...
어느 날 국회의원 됐다고 해서 갑자기 복장이 확 바뀌어져 나와가지고, 뭐 새로운 어떤 파격적인, 이런 모습을 보이려 한다든가, 보였으면 끝까지 보여 버리든지. 끝까지 보여버려야죠. 근데 또 양복 입고 나와가지고 이런 활동 다 했단 말입니다. 이런 거는 아니다라고 보고 있는 거죠. 복장은 양복 입고 갈 수도 있고, 내가 이런 옷이라도 단정하게 입고 갈 수도 있는 거고. 그런 거 아니냐, 이렇게 보고 있는 거죠. 그래서, 꼭 양복 입고 간다. 이게 중요한 건 아닌 것 같다..
총 : 복장으로 뭔가를 표현할 생각은 없다...
단 : 네. 국민들한테 자기를 부각시키려고.. 이런 행위는 하지 않겠다. 맞지도 않다고 보고 있고요. 그 다음에 인제 어떤 활동을 할 것인가 하는 문젠데..
안 : 협상을 말하는 겁니다.
단 : 협상도...
총 : 강경일변도 아니겠느냐 라는 예상이 있다 이거죠.
단 : 당의 방침과 결정이 가장 중요시돼야 되겠죠. 저는 한나라당 같은 경우는, 뭐 민주당 같은 경우도.. 기존 정치인들은 당의 방침을 너무 지켜 가지고 문제가 될 것 같고요. 그러니까 맨날 거수기 노릇들만 주욱 해 왔는데, 인제 진보정치는 워낙 사람들마다 개성도 강하고, 또 자기의 어떤 정체성도 뚜렷하기 때문에 당의 방침을 잘 안 지킬라고 해가지고(웃음)... 그럴수록, 정말 진보정치에 나가는 의원단들은 당의 방침을 정말 충실하게 지켜야 된다고 보고 있고요.
당의 강령과, 아니면 당헌이라든가. 이런 걸 정면으로 위배되는 거라든가, 아니면은 당의 어떤 정체성을 실제 근본적으로 훼손시키는 문제라든가, 이런 데 대한 방침을 지켜라 한다 하면은 그건 인제 다른 문제... 고민이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지 않은 속에서의 당의 결정과 방침은 존중돼야 된다, 지켜야 된다 라고 보고 있구요. 그 틀 속에서 하는 게 기본이다. 개인이 뭐 어떻게 해가지고 이렇게, 내가 이번엔 양보할 테니까 니가 이렇게 해달라고, 그건 약속될 수도 없고 지킬 수도 없는 문제라고 보고 있고요.
그 다음에 동의를 끌어내기 위해서 호소할 건 호소하고, 설득할 건 설득하고 그 과정이 충실해야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해야 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참 끝까지 대립될 수밖에 없는 문제에 대해서는, 그거는 다양한 어떤 방법을 통해서 우리의 요구들이 법제화될 수 있도록, 이렇게 노력을 해야 되겠죠. 그 한 방법은, 전 대중들이 정말 이런 정치적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이런 것도 필요하면 해야 된다 라고 전 보고 있는 것이죠.
총 : 수고하셨습니다.
단 : 아유, 좀 봐주셔서 고맙습니다.(일동 웃음)
이렇게 인터뷰는 끝이 났다.
자신의 출마가 전국 15% 지지를 목표로 하는 민노당의 득표율을 상승시킬 거라 믿고 이번 출마로 국회의원 되려고 그동안 운동했냐는 소릴 들을까 우려하며 국회의원이 되면 세비를 당에 전액 반납하고 기본 생계비만 받을 것이고 대북현금지원은 절차적 정당성만 확보되면 전국민이 지지할 것이며 포르노합법화에 부정적이고 그 긴 세월을 운동하고도 단 한 명의 친한 정치인도 없을 뿐 아니라 도대체 이효리가 누군지 모르는 그에게,
닫힌 현실감각과 도덕적 결벽과 전술적 경직성과 대중 설득력의 한계와 비노동 분야에서의 보수성 그리고 정치적 미숙을 언급하려다 두 번 이상을 캐묻지 못하고, 백기를 들었다.
우편향 신자유주의마저 빨갱이라 하는, 마우스 불알로 족구 하는 소리 해대는 자들을 원내 최대정당으로 가진 척박한 이 땅에서 생존자체가 갈급한 진보진영에, 빨간색 대신 색동으로 도색하고 머리띠가 아니라 마후라로 교체하고 빡빡 밀지 말고 무스 바른 채 작업복 말고 정장 차려 입고 운동가요 말고 락을 노래하며 꽹과리 말고 밴드를 동원해서 이젠 투쟁 그만하고 정치 좀 하자고 흰소릴 치던 난, 단병호 앞에서 그렇게 셧더마우스했다.
그는 전봉준이다. 동학은 그의 계급이고, 백성은 그의 노동자며, 구세제민은 그의 노동해방이다. 그를 깨운 건 인간에 대한연민. 무인정권의 탄압과 자본의 착취로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위해 분연히 일어서 그 세력을 전국으로 규합하고 관에 맞선 적두장군 단봉준. 누군들 거저 사는 사람 있겠냐만 제 살을 깎아 남의 몫까지대납하는 그 정도 삶 앞에선 주댕이 살짝닥쳐 주는 게 예다.
그 긴 세월을 노동계의 상징이었으면서 개인홈페이지 하나 챙기지않는 후진적 대중성과 계급문제로 환원할 수 없는 사회문제에 대한단견과 국회에 직접 들어가야 하는 게 왜 하필 그여야 하는 지에대한 설득력 부족을 넘어, 정책생산역량이 뛰어난 당과 함께 비정규직과 여성에 대한 차별을 없애고 근로기준법, 노동조합법, 고용관련법등을 재정비해 노동자들이 "언제 짤릴 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아니라 열심히 일하면 된다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의정목표라는 그의 빨간 머리띠를, 사람들은 과연 풀어 줄 것인가.
지난 17년간 한 번도 풀린 적 없는 노동계 야전사령관의 강철 화이바, 빨간 머리띠가 풀리는 날, 축배 대신 발모제를 도포해 주리라. 내 몫의 부채는 그렇게 변제하련다. 꾸벅.
추신 : 사람들아 그가 성공하거든 발모제 좀 보내주시라.
추신 2 : 탄핵 정국에 대한 논평은 추가 보완 이너뷰로 곧 올린다. 이상.
- 일망타진 이너뷰 위원장
딴지총수
(chongsu@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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