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 터에 물 고인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 이형기, <낙화> ......
이렇게 결론내는 게 영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
2010년 2월 27일 새벽, 온갖 노력을 썼음에도
결론적으로, 결국은 내 노트북을 분실하고 말았다.
(결국에는 술이 원수다. 또 정신을 잃고 말았던)
가격도 만만치 않아 큰 걱정일 테지만, 정작
내 지난 2년반 가량의 자료들을 고스란히 모두 다
잃어버렸다는 게 더 큰 충격이자 타격일 테지,
... 지금조차도, 도무지 믿겨지지가 않는 이 일.
그 자료들, 그 기억들이, 고스란히 사라져버린...
- 마치 머릿속마저 텅 빈듯한 이 기분, 영 그래,
......
기실 그랬다.
단 한번도 제대로 백업조차 부지런히 못한 게
가장 큰 후회의 대목이어야 할 테며, 또 그래서
앞으로는 과연 잘해낼 것이냐가 더 큰 문제겠지.
일기를 꾸준히 인터넷에 써왔다는 게 그 와중에
그나마 위안이 된 게 퍽 다행스런 일일 텐데,
아무래도 그 모든 사진들... 여행들과 가족사 또
시시콜콜한 얘기들조차 몽땅 잃어버렸다는 사실,
가장 뼈아플만큼 안타깝기만 한 대목이구나...
잃어버린 기억들, 또 그것들로야 빚어낼 수 있는
미래에 대한 한숨섞일만한 이 막막함이란...
결국 부질없기만 할 내 인생의 자취, 발자욱,
그 무게들에 대한, 또 한차례의 반성일 뿐인지
...
또 한차례의 참담하기만 할 추억인가?......
...... 이제 그만, 좀 접자. 이런 일들은,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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