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회에서의 합창 교향곡을 감격스레 지휘하는 이 명장면. 단연 압권이라 할만하다.
현재 시청률 1위를 당당히 달리고 있는 MBC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와 김명민.
그들에 대한 한겨레21의 찬사를 굳이 소개치 않아도 충분히 감동적이고 인간적인
이 드라마의 신드롬 원인이 비단 강마에라는 주연 캐릭터의 매력 때문일까?
감동은 감동이되, 태클 걸 일은 굳이 태클을 걸어두고자 함은
그의 캐릭터가 갖는 일종의 "마키아벨리의 고독" 쯤에서부터가 아닐까?
(게다가 이 말은 루이 알튀세르가 쓴 책제목이겠으나, 전혀 다른 뉘앙스겠어도)
내가 굳이 주목해봐야 한다고 보는 대목은
단 한번도 이러한 캐릭터가 현실세계에서 소위 <성공>을 거둔 적은 드물다는 거,
그래서 거꾸로 시청자들의 대리만족을 위한 면모가 더 강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거,
그래서 괜시리 강마에 신드롬이랄 것까진 없고... 이러한 고독이 늘 실패해왔던 이 사회,
그 척박하고도 팍팍하기만 한 냉정함, 비민주성, 비열함, 그리고 무미건조한 형식주의 따위가
되레 더 동정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 (즉, 강마에가 불쌍한 게 아니고 이 사회가 불행한 거다.)
대한민국 사회에서의 역대 성공작들은 민주주의도 마키아벨리즘도 또 휴머니즘 따위도 아닌,
파시즘과 테러 그리고 비열함, 기회주의, 매카시즘 따위가 추잡한 거지근성들과 결합해 이룬
비단 정치적인 측면에서만의 승리였을 뿐이다. 이게 과연 시대의 갈등이라고? 천만의 말씀...
굳이 따지자면, 일제랑 마찬가지의 <역사왜곡>일 뿐.
드라마가 아닌 역사를 읽어내는 일이 그래서 더 필요하다. 적어도 사회를 알려면,
- 그래서 오히려, 강마에를 보는 심경은 마치 이 나라 좌파진영들이 겪어온 고독과도 닮았다...
단 한번도 성공해본 적 없는, 그 누구한테도 제대로 위로받아본 적 없는, 순수했던 그들......
그리고 이제는, 현실과 일상에서의 생활고를 짊어지느라, 모욕적인 "똥덩어리" 소리를 듣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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