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메모

[경제][회사] '전략기획실'을 추억함

단테, 2017. 10. 2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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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개인적으로도 최대의 고민거리 중 하나였던, "21세기의 경영학에 있어 과연 '전략'과 '인사'를 어떻게 유기적으로 통합/연계할 수 있을까?"라는, 다소 현학적이기도 하고 고답적이기만 한 질문을 스스로한테 늘 던지던 시절에 수해에 걸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나름대로는 '노하우'랍시고 얻었던 몇 가지 잠정적 결론들은 대충 그랬던 것 같습니다.

1. 부모의 마음은 늘 똑같다. 아버지 같은 책임감으로 '전략'을 세우되, 어머니 같은 자애심으로 '인사'를 행하면 좋겠다... 그리고, 2. 자식들은 늘 제각각인 법. 인기 많은 셋째딸의 '공주병'을 잘 다스려야 하고, 귀여움만을 독차지한 막내아들의 '철없음' 역시 훈육시켜야 할 대상이라는 점입니다. (가장 좋지 못할 풍경은... 막내아들 같은 '전략'의 무책임함이요, 셋째딸 같은 '인사'의 도도함일 테므로)

얼마전... 나이가 지긋하신 한 선배님으로부터 그런 말씀을 들었습니다. "걔네들이 회사의 소위 '브레인'들 아닌가? 어떻게..."라는 질문이, 곧장 폐부로 꽂히던 그 낯익은 말씀들... 제일 먼저는 부끄러움이 크게 일었었고, 또 그 다음으로는 저도 모르게 그만 누구한텐가는 화가 좀 일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그만큼 저 또한 마음고생이 심했던 건... 그만큼 스스로 포기했던 부분이 많았음을 부인하지 못하는 까닭이었나 봅니다.

세월이 이만큼 흐른 뒤에도, 여전히 그때의 생각들은 별로 변하지 않았음도 자각하게 됩니다. 아버지 같은 '전략'에서의 책임감과 소명의식, 그리고 어머니 같은 '인사'에서의 자애심과 헌신적 노력... 모든 임직원들이 한결같이 바라는 그것들에 대한 소망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집안의 살림에는 전혀 신경도 쓰지 않을 가장이 있겠으며, 자식들의 관심사나 심지어 사소한 일상 하나하나에도 섬세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 부모들의 마음... 하물며, 한 가정을 지탱하는 마음도 그러할진대 훨씬 큰 사회인 기업에서의 그 역할 역시 당연히 매한가지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마찬가지의 이치라고도 봅니다. 형편없는 성적표를 받아온 아들한테 당장 내달 성적표에서 1등을 받아오라며 다그치기만 하는 아버지도 문제일 테고, 짝사랑하는 선배의 고단한 형편에 마음 아파한 딸에게 변호사, 의사 명함을 내밀며 맞선 자리를 부추기는 어머니도 문제일 테고요...

주말밤, 혼자 생각해보는 얘기들을 굳이 페이스북에 꺼내 담는 이유는... 그저 그런 푸념을 하려는 때문만은 아니고, 언젠가라도 꼭 누군가에 의해서라도 극복 내지는 발전해야만 할 이유가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스스로한테 역시도 더 이상 기존의 관념체계와 얄팍한 경험들만에 의지한 평가보다는 시대와 변화를 더 깊이있게 읽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할 테고, 또 그런 노력들 이상의 또 다른 이론/체계 및 경험적 틀들 역시 벼르고 넓히고자 마음을 가다듬는 계기로 만들고자 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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