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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앞에서 열리고 있는 홍성담 전시회를 퇴근 끝자락에 짤막히 들렀다. 대한민국 역대 최대 참사 중 하나일 그때 그 사건 이후 과연 이 나라는 무엇이 얼마만큼이나 달라졌을까. 모든 걸 아예 싹 다 바꾸어야 한다며 다짐을 했던 그때 그 청계천 집회에서의 생각은 이후로도 결코 다르지가 않다. 그러나 정말로 무엇이 얼마만큼이나 달라졌을까. 물음 앞에 다시 서는 지난 3년의 시간들이 천천히 기억 속을 흐르기만 할 뿐, 용케 대답을 내놓진 못하는구나.
그림들을 하나둘씩 훑어보다가도 이내 그런 생각이 들었다. 화석화된 상처. 사람들은 모든 걸 그토록 쉽게 잊는다. 작가가 갖는 슬픔을 오히려 단단히 고착화시킬만큼 그 기억들은 애써서 일부러 붙잡으려 할 때만 겨우 기억 속에서 무언가를 지탱하게 만드는 힘이 된다. 그 무엇, 다름아닌 '양심'이겠지.
어제 저녁, 회사에서 한 지인의 부음을 듣다. 놀랄만하며 대끔 남아 있는 아이들을 생각하자니 눈앞부터 캄캄해지고... 전혀 남의 일 같지 않을 일에 멍하니 일손을 놓게 만드는 소식. 인생이란 게 이토록 부질없다는 게 가장 받아들이기 힘든 일일진대, 또 하물며 나는 왜 그토록 매사에 연연하며 주저주저했을까도 허탈해지고... 용기를 갖자. 아니, 절박해져야만 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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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무책임하게 살지 말도록 하자.
안이해지지 말자. 지혜를 잃지 말자.
담대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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