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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살기는 무엇이냐? 라는 질문 앞에서 멈칫멈칫하게 된다, 전략도 기획도 또는 인사와 다양한 운영기법들을 한데 아우를만한 더 큰 그릇은 무엇일까. 또 어차피 '기술자'만이 대접받는 세상에서 엔지니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비주류의 삶은 그만큼 고통스러운 법이니까. (더구나 ICT 분야에서처럼 그 기술이라는 것 역시도 수십년을 버텨줄 리는 만무하니까)
해외에서 MBA 학위를 땄던 게 아니고서야, 일류대학 경상계열을 졸업한 엘리트 출신도 아니고서야 결국 이 필살기의 문제는 출세라기보단 오히려 생존 쪽에 더 가까운 편. 직장생활을 통틀어 무엇을 '마스터링'해온 걸까. 무엇을 경쟁력으로 삼을 수 있을까.
명색이 '기획자' 출신임에도 정작 이 문제 앞에선 그 정체성에 관해 새삼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또 그 주요한 화두가 단지 '경력'이 아닌 '경쟁력'이라면 더더욱 그렇고.
'혁신'이다. 제조업부터 R&D와 비즈니스 전체를 관통해온 유구한 법칙 중 하나는 "혁신 없인 생존도 없다"는 말 같기도 하고, 또 실제로 중국 앞에 무참히 무릎을 꿇게 된 우리나라 제조업 전체의 본질적 문제도 역시 "혁신전략의 실패"로 귀결될 수 있는 문제. 중국도 신사업도 능통하지 못한 마당에 '운영시스템' 전반의 획기적 변화를 이끌어낸 몇몇 사업장들을 제외하곤 모두 망했다. (이제는 조선과 해운과 철강과 건설이 그 뒤를 잇는다.)
이제는 거대한 공룡기업으로 부쩍 성장한 몇몇 닷컴들의 면면이 또한 그렇고, 아마존이 물류로부터 또 애플이 사용자들로부터 보여준, 가장 대표적인 상징체도 다름아닌 구글이다. 그들의 공통점이야말로 "혁신의 리더"였다는, 또 지금도 그렇다는 사실.
이른바 "일하는방식혁신" 운동이 최근에 또 한차례 붐을 일으키기도 했건만, 개인적으로 볼 때 이는 그저 한낱 조직문화 프로그램에 불과하고 실제적인 '방법론' (Methodologies) 부재가 늘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여기게 되는데... 사실 이는 그만큼 방법론 내지는 표준화 (심지어는 '템플릿' 따위에도) 측면에서 볼 때 지나칠만큼 척박하기까지 한 우리나라 전반의 분위기, 내지는 정서로부터 비롯한 문화의 탓일 수도 있겠고.
아무튼 요즘 새롭게 뜨는 '트리즈'도, 삼성의 큰 동력이었던 '식스시그마' 운동도 또 건설업 전반에서 십수년에 걸친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지식경영' 역시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어차피 그 화두는 '혁신'이라는 단어 하나 뿐. 그게 '전공'이라면, 내 <경력>에 관한 한 정체성으로도 불릴만한 얘기일까.
'무언가를 혁신하지 않는다면 결코 살아남지 못한다'는 말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 선 대한민국의 온 산업들이 함께 고민해볼만한 주제이기도. IMF 때 MBA들이 '대세'로 등극했었다면, 이번 차례의 전문가 집단들은 또 어디가 될까? 100년 경영학의 반성으로부터 비롯할 이 문제가 단지 저간에 떠도는 '인문학의 힘'만으로는 뭔가 크게 빠져 있는 모양. 일종의 신무기가 필요할 법한데, 또 그게 미래의 경쟁력 요소가 퇼 텐데, 해답 역시 그리 쉬운 문제는 아닐 것. - 요즘의 내가 남들의 숱한 반대를 무릅쓰고까지 '지식경영' 모델을 잔뜩 쳐다보는 까닭 또한 여기와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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