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이드 아웃', https://youtu.be/ByRxR9_4r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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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 (기쁨), 슬픔, 까칠, 소심, 버럭.
유쾌하거나 혹은 짜증을 내는 캐릭터 다섯의 감정들이 인간의 기억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대화하고 판단하는 모습은 놀랄만큼 현실적인 것일 수도 있겠지. 주인공인 여자아이의 행복은 과연 기쁨 뿐만이 아닌 슬픔과 두려움 같는 게 공존하는 힘에서 비롯된 걸까. 영화 말미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회상과 치유 그리고 반성을 불러일으킨 대목은 이 영화의 미덕이며 그것들을 통해 짠한 감동을 잔잔히 내민다. "상처 없는 성장"이 어디 있으랴... 여기까지가 순전히 픽사의 힘 같다. 디즈니라면 도저히 못만들 내공, 그들이 한 회사로 공존한다는 시대는 왠지 낯설고 뻘쭘하거나 또는 민망해진다. '정체성'이란 건 이런 데서 중요한 문제가 된다.
대사 중에서도 문득 지난 영화 중 '세상의 모든 아침'이 떠올랐다. "예술의 근본적 정서는 슬픔과 죽음"이라던, 제라드 드 빠르디유가 나지막히 토로하던 그 말은 20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유효해진다. 즉, 이 대사로부터 극복해본 적 없었구나!
심지어 가출까지 감행했다 집으로 돌아온 소녀의 눈에서 왈칵 쏟아진 눈물도 역시 그 아름다운 '한계' 정도일까. 사람들은 늘 무모한 용기와 아름다운 비겁함 앞에서 갈등하는 존재와도 같다... 디즈니는? 백퍼센트 후자만을 택한다는 게 바로 그들의 '정체성'이 된다. (디즈니에선 '19금' 자체가 존재할 수 없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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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드라마 "또 오해영"을 보면서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새드엔딩을 이 버겁고 힘든 울울한 시대에 어떻게든 드라마라도 해피엔딩으로 좀 만들어내라는, 그게 작가의 능력이라는 말을 하던 나 자신을 발견한다. (영화의 스토리는 안중에도 없고 어째 계속 주변의 일상사와 추상벅이기만 한 말들로 굳이 보편화하려는 경향. 철학자들만이 갖는 이 딜레마.)
영화 속의 갖은 소품들은 여전히 두텁고 기발하다. 디테일의 정성은 구글을 뺨치는 픽사, 늘 그들한테서 상상력의 위대함을 배우곤 한다. - 상상력 없는 현실은, 이미 현실 그 자체가 아닌 <가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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