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곳', https://www.youtube.com/user/jtbcdrama/vide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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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 JTBC가 내놓은 드라마 '미생'은 21세기 TV 드라마 지평의 새 장을 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만한 대단한 일이었다. 한햇동안 수많은 드라마들을 보았음에도 결국 한해를 마감하는 최고의 자리에 일말의 주저없이 '미생'을 올려놓은 것은 순전히 그것만이 갖는 '진실'의 힘이었다.
올해, 여러편의 히트작이 성공을 거둔 그 자리에 또 다시 불쑥 JTBC가 꺼내든 새 카드는 놀랍게도 '노조'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송곳'이다.
※ 드라마 <송곳>, 2015년 실제 상황 (오마이뉴스)
비정규직의 현실을 넘어서, 이제는 노사관계에 있어서의 진실한 '힘'이 무엇인지 또 그 원천들이란 어떻게 형성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작품이라 하겠다. 가장 팍팍한 노동의 현실, 그리고 '노동개악' 시국에 방영된다는 이 시사점 또한 훌륭하기 짝이 없다. (물론 늘 현실에서 '진실'이 승리하는 것은 아니며, 정의 또한 항상 그들의 편임도 아니었지만)
짤막한 줄거리는 그렇다. 내내 사회에의 적응에 쉽지 않은 모습을 보여온 주인공 이수인 과장에게 어느날 닥쳐온 "모든 직원을 해고하라"는 지침이 문제의 불씨가 되고, 고민 끝에 그가 찾은 구고신 소장한테서 비로소 노조에 대한 눈을 뜨는 앞부분의 전개와, 실제로 이를 마주한 회사측의 비열한 회유와 협박과 술책들 속에서 이에 맞서 투쟁하는 이들의 모습을 그린 한편의 일대기가 축이다.
왜 노동법이 존재해야 하며, 왜 노동법이 그토록 탄압을 받았는가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자가 가장 중요히 가져야 할 덕목 그리고 권리 등에 관한 성찰들이 주로 대사 속에 담겨진다. 특히 몇주 전에 방영된 "시시한 약자들을 위한 시시한 강자와의 싸움"이라는 대사는 큰 울림으로 여러 차례 회자된 바 있다. 노동운동이 뭐 그리 대단한 '운동권'들만의 전유물도 아닌, 아주 평범한 사람들의 가장 기초적이자 근원적인 인권 중 하나임을 되레 역설하는 대목은 가히 높이 살만한 대목.
어젯밤에 방영된 "노조조끼"는 내내 불안에 휩싸인 채 주저하던 한 아주머니가 남몰래 꺼내 입는 조끼가 갖는 의미, 그리고 서서히 일어섰을 때 이미 조끼를 꺼내 입은 매대의 직원들 또 이수인의 면모까지 한데 아우러져 그야말로 한편의 장엄한 미학마저 선사해주었다. 과연 그들은 현실에서 '승리'라는 단어를 거머쥘 수 있었을까?... 7회까지를 보며 내내 불안해했던 내 갈증, 번민이다.
비록 아직까진 극적 전개나 배우들의 농익은 연기들이 전작 '미생'까지는 못미친다 해도, 거듭 회가 지날수록 이 역시 나름대로의 맛을 갖춰가리라 믿는다. 가장 중요한 미덕 하나를 갖춘 작품, 나머진 이제 결국 시청자와 비평만의 몫은 아닐까도 조심스레 예상해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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