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메모

[경제][회사] 스포츠의 룰, 직장의 금기사항들

단테, 2015. 8. 28.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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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인역량보다는 늘 조직역량이 우선한다. 팀 우승이 발롱도르를 앞선다. 메시가 역대최고가 될 수 없는 이유와도 똑같다. 제 아무리 뛰어난 엘리트라 해도 리그 최하위팀이 어느 순간 리그를 호령하던 시절은 순 호랑이 담배먹던 옛말일 뿐이다. 21세기 시대정신은 이미 '집단지성'으로까지 변모한 세상이니까.

2. 리더와의 갈등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봉합하는 편이 더 생산적이다. 크게 두가지, 개인의 손해 또는 무덤덤히 흐르는 시간만이 늘 결론이며 리더는 교체될지언정 결코 변하지 않는다. 계람으로 바위를 칠 바에야 차라리 팀을 이적하는 편이 더 자주 목격하게 되는 솔루션. 서로를 다치지 않게 배려하는 고급 스킬 중 하나가 되기도 한다. 립서비스가 중요해진다.

3. 팀내 가장 저조한 구성원을 어떻게 독려하느냐도 물론 중요해진다. 그 포지션이야말로 팀의 아킬레스건이 되니까. 팀 수준을 전체적으로 하형평준화시키는 효과를 갖고 있기 때문. 그대로 방치했다간 자칫 큰코를 다칠 수 있는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들이다.

4. 아낌없이 포상하라.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21세기 들어 멸종하다시피 한 '자발적 혁명' 역시도 오로지 동기부여에만 힘입는 경우가 태반일 테니. 단, 유의할 점은 앞서 말한대로 그 포상이 순전히 조직역량 차원에서 결정된 일임을 분명히 인식시켜야 한다. 가끔씩 이를 골이나 타율 등 개인역량 차원으로 해석하게 된다면 오히려 패스는 않고 골에만 집착하는 등 이기적 플레이만 낳는 역효과까지 생기니까 주의할 것. 차라리 팀 순위나 우승컵 등에 목표를 걸고 보상을 제시하는 쪽이 훨씬 현명한 방법.

5. 더 자주 할 일은 바로 '소통'이다. 최고의 부부는 눈빛만 봐도 마음을 읽고 하나가 된다 하지 않나. 서로 다른 학식과 배경과 생각을 갖는 모두는 결국 차이를 드러내놓고 합일점을 구하는 편이 비록 동지는 못될지언정 이해와 포용력을 갖게 만든다. 소통하지 않는 조직은 백전백패다. 현대기술은 어차피 정보력의 싸움인 바에 자식과 정보를 나누지 않는 한 이미 팀이라 부를 자격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올스타팀이 최강이 되지 못하는 이유도 비슷한 맥락이다. 자존심과 이기심이야말로 팀 정신한테는 최대의 적.

6. 자고로 "인사가 곧 만사"다. 쓸데없는 팀원을 처리하는 일도, 골치아픈 팀원을 해결하는 것도, 우수한 팀원을 더 높은 자리로 배치하는 일도 모두 조직 전체에 미치는 효과가 훨씬 더 크다. 최고의 골키퍼가 어느날 갑자기 포워드가 되겠다고 시킨다는 건 코미디에 더 가깝고, 체격이 그리 크지 않은 최전방 공격수를 단지 수세적이란 이유만으로 최종 수비수로 배치한다고 다섯골을 먹는 게 두골로 줄어들긴커녕 여덟골로 참패를 면치 못하는 경우들도 마찬가지다.

7. 책임과 권한은 늘 자웅동체다. 이를 따로 놀게 만들지 말 것. 적어도 공정한 게임의 룰이라면 편파판정은 그렇게 자주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 승부처기 같은 우연에 승부를 건 마뜩찮은 경우에도 심적 부담만을 토로할 선수들한텐 거꾸로 자기가 결승골의 주인공으로 기억될 수가 있음을 상기시키자.

8. 리더십과 임파워먼트도 똑같은 문제. 리더와 구성원은 어차피 한 팀. 평가 역시 똑같아야 한다. 우승팀의 벤치 신세냐, 중하위권팀의 에이스냐도 결국 스스로 선택하는 문제. 우승팀의 에이스나 중하위권팀의 벤치들은 다 제 스스로의 몫을 해낸다. 환경을 탓할 수밖에 없는 건 너무 리더한테만 의존하거나 지나치게 선수들을 방치해놓는 경우에 공히 적용될만한 비판이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불만이 형성되는 셈.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소위 '권력'의 견제와 균형이 가장 필요한 조치일 수 있겠다.

9. 팀의 에이스보단 정신적 지주한테 주장을 맡기는 편이 더 낫다. 기술은 언제라도 수혈이 가능하나 역사와 전통에 의해 형성된 문화는 수혈이 불가능하기 때문. 특히 대부분의 문제들은 결국 이 문화가 문제의 핵심이며, 이를 고치고 개선해야 할 일은 단적으로 그 리더 및 주장의 교체 등을 통한 문화의 혁신을 뜻한다. (주의해야 할 점은 이는 순전히 "간판의 교체"와도 같은 혁명을 결심하는 경우. 대개는 단순히 개량하는 차원을 혁신이라 떠들며 구성원들의 비웃음과 조롱을 사게 된다.)

10. 하늘 아래 영원한 동지란 없다. 최고의 궁합을 자랑한 콤비나 듀오가 몇달 뒤 치를 굘승전에서 서로 으르렁대며 우승컵을 놓고 숙명적 대결을 펼쳐야 하는 라이벌로 재탄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를 사전에 예방하는 길은 오로지 혈연, 지연, 학연 등과 같은 관계의 형성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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