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에서 조직개편을 즈음해 새로이 업무분장을 할 때가 많았지, 곰곰히 그 과정을 살펴보면 처음 사람을 채용하거나 배치할 때에 비해 아니면 모종의 재분장 작업을 거치면서 의사결정을 할 때보다는 확연히 다른 무언가가 있고. 더구나 그 뉘앙스는 전혀 긍정적이지 않은 부분들이 있기에 굳이 이를 또 발견해내게 된다. 즉 일련의 절차나 기준 같은 게 없다는 얘기인데... 사실 이는 근본적으로 모든 표준화 작업 중의 결함에 속하는 것 하나다. 다시 말해, "Primary-"가 존재하면 응당 "Sub-"가 따라붙게 마련인데 이를 지나치도록 간과해온 Practice가 낳은 하나의 부작용이게 된다. 그래서 막상 일이 닥치면 너도 나도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고 통념적인 기존 질서를 공고히 하고자 구축한 허위논리 역시 우습지도 않을만큼 순식간에 붕괴되곤 하기에 설령 그 대안이 임의적이기만 해도 순발력만 갖췄다면 요행으로 지나치기 십상인 법. 매우 잘못된 관행 중 하나다. 가장 가까운 예인 축구로 예를 들면, 딱 베스트11만 정예멤버로 구축해놓고선 (베스트 멤버는 사실 올스타와는 또 성격이 다른 게, 현 감독 체제 하에서만 베스 멤버라는 게 또 상대적 의미를 갖는 부분도 있겠고) 나머지 리저브 멤버들은? 전혀 베스트11의 대체자는커녕 엉뚱한 이해와 목적만으로 준비해놓은 경우라 치자. 예를 들면 엔트리 정원을 충족하기 위해서, 또 유니폼 마케팅 차원에서, 심지어 개인기록 충족 차원이 될 수도 있겠는데 막상 실전 경기에 부닥치게 되면 베스트11만큼 불확실성에 크게 노출된 경우도 적지 않다. 부상도 경고누적도 모두 이에 해당되는데, 늘 마찬가지로 리저브 멤버들은 그 돌발상황을 잘 대처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늘 팀이 선수보다 앞선다고 하지만 정작 특정 선수의 돌발상황 때문에 팀의 경기결과마저 크게 영향받게 된다면 결코 그 감독은 명장이 될 수 없다고 장담한다. (혹시 올해처럼 메시의 무난한 컨디션 덕분에 트레블을 달성한 바르셀로나의 신임 감독 엔리케가 대뜸 우승을 거머쥔 명장 소리를 듣는 게 분에 과한 이치와도 똑같다. 로벤의 부상 등이 한몫을 한 뮌헨의 결승진출 좌절이 순전히 펩 과디올라 감독의 탓만도 아니긴 하지만) 그래서 늘 리저브 멤버, 또는 "Sub-" 내지는 일종의 "Deputy" 포지션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실은 감독의 진의가 읽힌다고 봐도 큰 무리가 없겠다. 예를 들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수해 전의 UCL 결승에서 퍼거슨 감독이 내렸던 결정은 결과적이게도 비슷한 차원이겠다. 당시 바르셀로나를 아예 꼼짝없게 만들만큼 준결승까지 맹활약을 펼친 박지성을 놔둔 채 (심지어는 리저브에도 이름을 매겨놓지 않았다는 게 문제는 있었고) 결승전 선발로 하그리브스를 낙점했던 당시의 결과는 놀랍게도 그가 MOM 수준의 활약을 펼치며 근 십년 가까이만에 맨체스터 Utd.를 우승으로 이끌게 된 적이 있었고, 역사는 당시의 결정을 두고두고 회자하게 된다. 더 근본적이게는, 모든 베스트11 역시 늘 유동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이 문제의 근본이자 핵심인 것은 분명해진다. - 하다못해 일개 스포츠 경기도 이럴진대, 온 생애의 절반 이상을 부대끼며 지내야 하는 회사 같은 조직에서 너무들 쉽게 간과하거나 망각해온 점은 아닐까 지적해보는 차원에서,
...
'단테메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철학][정치] 내게서 '정치'라 함은 (0) | 2015.06.16 |
---|---|
[개인][일상] 공원부터 집까지 (0) | 2015.06.15 |
[철학][사회] 메르스 또는 12 몽키즈 (0) | 2015.06.08 |
[경제][회사] 첫 출근하는 기분으로 (0) | 2015.06.08 |
[개인][일상] 김광석 거리... (0) | 2015.06.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