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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넷북을 켠다, 어젯밤은 기나긴 세월 동안을 비껴선 사람들과의 조우 또 그 많은 시간들을 다시 되돌리는 대화들로 밤을 지샌 하루였나 보다. 그새 동아리 이름도 세번을 바뀌고 또 어제는 동아리 자체가 없어졌다는 얘기도 들었었지... 동민 형 (이제는 도현 형)과 대신 형, 영석 형, 또 철환이랑 성균이랑 용익이, 성용이 (얘는 이제 성현이) 또 명진이와 정인이와 남환이를 만났고, 기태라는 후배도 처음 얼굴을 보게 됐었지... 세월은 늘 무상하여 서로 달라진 외모들을 건넸고, 종로 한복판에서 새벽까지 내내 철 지난 결혼 소식들을 알리는 기대와 무뎌진 현실감각에 대한 넉넉한 긍정과 궁핍한 살림살이에 대한 서로의 걱정 그리고 팍팍한 현실세계에 대한 공감 같은 게 술자리의 안부였거나 또는 화두였거나 아니면 미처 말도 꺼내진 못하였어도 눈빛만으로들 주고받는 안주였겠지만, 모두들 안녕하였으면 하고 또 어제 자리에 참석하진 않았어도 호영 형, 승민 형 또 경자와 혜정이와 95학번 아이들의 안부 (영걸이가 춘천에서 방송국을 다닌다는 놀라운 사실도 처음 전해들었고 경호의 일자리 소식과 우정이의 교사생활도 건네들었지) 그리고 재훈이, 유일하게 아는 부부관계인 미나랑의 안부도 궁금하였고 자리에는 없는 형욱이랑 근한이 얘기도 가끔은 들어볼 법한... 그런 밤이었나 보다, / 페이스북에 들러 철 지난 사진 한장을 끄집어본다. 이제는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곳, 그 공간에서의 추억들일랑은 어쩌면 예전 사진처럼 한장의 또 낡은 기억이 돼가는 건지도 몰라... 그게 아쉽더라도, 세월이 흐른만큼은 각자 사진첩에 고이 모셔둘 참인가 보다. 미래는 늘 새로운 것이어서 오히려 더 그 미래를 밝게 해주는 '전망' 같은 단어들에 목숨을 걸며 지내야 하는 대한민국 사회에 대한 이야기만으로도 이미 밤을 짧기만 하거늘... 그때 그 사람들, 오래된 '동지' 같은 낱말들이 이젠 지겹지도 않을 그리운 이름들이겠거늘...
P.S. 술을 마시다 용익이는 왜 울었을까? 도무지 기억이 안난다. 나는 왜 멈추라 혹독히 말했나, 또 성용이는 옆에서 나를 꾸짖고... 또 나는 왜 용익이랑 함께 눈물을 닦았는지도 모르겠구나, 우리 다음에 만나면 하루종일 웃기만 하면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이었으면 참 좋겠다...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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