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메모

촛불, 그만 접을 때

단테, 2013. 10. 31.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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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의 가장 큰 의미는 지난 2002년이었고 2004년을 거치며 또 2008년부터는 그 한계가 지적되곤 하였는데, 작년 대선 이후 열달 동안의 촛불은 또 다시 선거라는 심판대에 오르고 참패를 맛보게 된다. 어제 저녁 발표된 두곳의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국민은 현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후보들한테 무려 60%를 넘나드는 압도적 지지를 표함으로써 당장의 이슈인 국정원 게이트나 도마 위에 오른 청와대/정부의 행정철학 등에 모두 면죄부를 주었다. 하긴 역사를 되짚어봐도 가장 극렬한 투쟁의 시기였던 80년대에도 소위 "국민"의 여론 내지 지지율은 고작 10%도 안됐다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크게 기죽거나 할 일은 아니지만, 무언가 소리없이 턱 하고 힘이 빠지는 연유는 지나친 기대 때문만으로 치부하기도 영 시원치가 않다. 그보다는, 오히려 투쟁의 방식 즉 '촛불'이라는 표현양식이 갖는 '충분한' 한계를 더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게다가 가장 치열한 정치의 장에서 "문화제" 타이틀까지 붙여야 한다는 현실적 억압 역시 목소리를 크게 낼 수도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할 수도 없는 방식임을 애써 외면하면 안되겠다. 명분보다는 현실정치에서의 구체적 승리를 요하는 길은 이제 촛불로 해결되지 않음을 깨닫고 다른 접근과 시도들을 해야 할 차례인 것 같다. 그게 예전처럼 화염병 시위 등으로 회귀할 일도 만무하고, 제도권 선거 역시 늘 분탕질만 당해온 이력이니 보다 직접적이고 유력할만한 방편을 찾아봐야 한다. - 충격적이게도 1년 가까이 그것도 한낱 유머 게시판 따위 등에 차마 입에도 담지 못할 저주와 욕설을 퍼붓는 댓글들이나 달아왔다는 국가기관들의 치졸한 작태 따위에 굳이 대적하고 대항해야 한다는 게 심히 모멸감을 느낄만큼 수치스럽고 도무지 이 나라가 영 창피하기만 하더라도 말이지... 그래서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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