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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이 지난 뒤, IPTV를 통해 우연히 본 드라마 한편의 여운이 남는다.
교통사고와 기억상실증, 흔하디 흔한 소재가 오랜 시간을 서로 싹틔운 연정을 뒤늦게 확인하기까지... 더구나 안타까운 반전에 이르기까지, 애틋한 인연을 오롯이 담아낸 수작. 훌륭한 소품의 감수성은 마치 영화 한편처럼 잘 짜여져 곳곳에서 미덕을 발휘한다. 봉태규와 박신혜의 인기도 왜 거품이 아닌가를 입증해냈다. 무엇보다 지나칠 정도로 사랑스러운 역을 맡은 박신혜는 아마도 연기인생 중 가장 어울리는 옷을 입은 듯,
여전히 아쉬운 이별... 회한은 늘 상처로 침착하고, 그 흔적을 애틋함이 어루만진다. 일종의 위로... 쉽지가 않구나, 기억은 소멸할 수 없는 것이므로. (아주 짧은 소품이지만 희랍 비극의 그것과 닮는다. 안타까운 운명은 기꺼이 감정이입을 허락케 만든다.)
왜 여운이 길까... 최근 개봉한 다수의 대형작을 개봉관에서 본 뒤에도 이렇진 않았는데. 스펙터클과 드라마틱의 차이가 딱 이쯤일까... 아니면, 알듯 모를 인생에서의 오묘한 교집합 때문에 애착과도 같은 끌림을 얻었을까, 훌륭한 영화가 반드시 돈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음을 증명한 것 또한 좋게 이룩한 성과 중 하나? 아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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