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호수 / 정지용
.
.
.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픈 마음
호수만 하니
눈감을 밖에.
.
.
.
.
.
.
- 문득 일산을 노래한 시 한편이 궁금하다가,
역시 호수공원에 서있는 정지용 생각부터다. ;
.
퇴근길은 아스라한 그리움과 또 아쉬움
또 내일을 기약하는 건 단순한 젊음이다
그날 그날이 고비이자 죽음인
오늘 또 하루에
늙어간다는 건 오히려 수치다
수치스럽지 않게 살고자 함인데
그 뜻을 받들기엔 시간은 화살
운명처럼 가혹한 비를 맞는다
비를 애써 피하면서도
이럴 시간이 있을까 걱정 뿐
또 하루가 함께 저물었구나
오랜 벗과 술잔을 기울이다가도
문득 인생, 오래 살면 뭣해 하지만
그 친구와의 술자리는 더 고프다
한때 사랑한 적 있어 애인을 만난다면
긴 긴 밤 하고픈 얘기는 또 얼마나 많을까
그래도 여전히 시간은 화살
거침없이 다음날 아침 이불을 걷어내고
걷어낼 이불마저 켜켜이 먼지는 쌓이는 법
그 먼지만큼이나 죽음이 가볍다는 걸
너무 오래 산 다음에야 깨닫는 게 인생이란 걸
그래도 여전히 그리운 문청 시절
왜 그다지도 마음만 조로증이었나
후회막급이다
겸손할 수 없었던 시대의 사생아들은 아직도
제각기 일상의 전선에서 고군분투중인데
전쟁통에 난리통에도 문득 눈을 감는다
그 시절, 내게도 있었는데 하며
마음 속 꽃잎같은 눈물의 자국
더듬거리면서도 기어코 찾아내곤 한 흔적
기억 속 동물의 밤은 그래서 처연하구나
고결함이란 게 있었는데 또 있는데
일상은 반성은커녕 너무 비루하고
또 다시 시지프스의 신화를 꺼내놓는다
살아도 산 것 같지가 않다는 말은
꿈을 잃어서가 아니라 빼앗겨서다
꿈을 지켜낸 건 오직 자기만의 일기 뿐
그래서 매일같이 꿈을 꾸는 편지
어디선가 놀랄 소식을 안고 오는 친구
그가 그리울 법한 저녁의 고단한 일상은
도로 다시 내일만 기약하는 바보다
바보, 꿈
.
오늘의 해는 오늘 진다
.
.
.
'단테메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Staff Function이라 함은, (0) | 2013.04.17 |
---|---|
수요일, 출근길 (0) | 2013.04.17 |
새로 시작하는 한주이자, (0) | 2013.04.15 |
오랜만에 공원길, (0) | 2013.04.09 |
굳이 일기를 대체하자면, (0) | 2013.04.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