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ff & Cafe :
* 백지영 - 그 여자
... 칸딘스키,
...
- 칸딘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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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비현실적인 드라마 캐릭터 하나가 온 시청자들의 혼을 쏘옥 빼놓았다. 이른바
'주원앓이'가 그것인데, 이는 해당 드라마의 한 캐릭터를 지칭한다. 김주원, 재벌가의
유일한 상속자이자 한 백화점의 CEO이기도 한 이른바 '까도남' (까칠한 도시 남자).
확실히 詩에 대한 백그라운드가 있는 작가는 소설에서도 그 힘을 충분히 활용하는데,
이 드라마도 그 부류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도
여실히 느꼈던 적이 있는데, 또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데뷔 때부터 개성있는 문체로 큰
주목을 받은 적이 있던 윤대녕의 소설들과도 엇비슷한 계보를 형성한다고 볼 수 있다.)
詩에서나 어울릴 법한, 전혀 산문적이지 않은 대사들이 갖는 은유와 상징들은 詩에서
주되게 연구해온 분야들이며 그 특성상 충분히 구체적이며 자잘하지만 깨알같은 울림,
애매모호성 따위를 매개로 특히 여성 시청자들한테 크게 어필할 수 있는 미덕이 된다.
원천적으로 쟝르 자체가 소설의 화법과 전통을 따를 수밖에 없는 터라, 영화라면 이를
내러티브라고 표현했겠지만, 플롯과 구성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보지 않을 수 없겠는데
드라마 전반부에 의도가 깊이 담긴 복선들을 너무 곳곳이 배치해두었던 까닭에 예측이
무성할 수밖에 없는 혼선을 낳게 된다. 이는 드라마가 어느덧 주말을 고비로 결말까지
이르게 됨에 따라 요즘에 들어서는 가히 스포일러 신드롬 차원의 무성한 소문이 자자할
수밖에 없게 된 원죄를 갖는다.
동화와도 같은 설정, 게다가 마치 벼락을 맞을 것만 같은 확률로나 가능할 한 판타지,
또는 희박한 현실세계임에도 이를 놓고 왜 이토록 사람들은 열광하게 되는 걸까? 전혀
이런 부분들에 대해선 아무도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스토리 자체만을 놓고서는
주인공들에 대해서도 그 일상 내지는 감정에 스스로를 이입시키기가 굉장히 어려운데,
참 신기해진다.)
정확한 유추인지는 몰라도, 이 대목쯤이면 시청자들의 관심사가 드라마가 아니라는 걸
짐작하게 된다. 즉 그들이 소비하는 그것은 한편의 드라마가 아닌, 스타다. 현빈이라는
꽃미남 배우의 외모와 가상현실이 빚어준 조건들, 부유한 배경과 "이게 최선입니까?"를
묻곤 하는 도도한 능력 따위 등이 바로 그 대상이다. 그래서 신드롬의 명칭 또한 "시크릿
가든앓이"가 아니고 "주원앓이"가 된다. 드라마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방영되는 시간,
그동안만큼은 그저 오징어를 씹듯이 달달해진 가슴으로 누군가를 아득히 바라보며 그저
주말밤의 외로움을 채우고 또 달래보고자 하는 게 그 시청자들의 솔직한 심경 아닐까?
이미 여러 차례 '새드엔딩'에 대한 논리적 토대를 애써서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이 드라마는 결코 '새드엔딩'이 되어선 안된다.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가장 큰 결말이란
그들의 감정이 지극히 사사로이 개입된 특정 주인공의 행복을 바라보는 일이지, 작품성
따위가 도저히 아닌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된다. (비슷한 갈등을 겪은 적이 있는 MBC
미니시리즈 <지붕 뚫고 하이킥>의 결말은 후자를 택했던 셈이고, 그래서 욕먹었던 거다.
독자들은 죄다 잃어버리고 겨우 작품 하나를 궁색히 얻어낸 셈이랄까?)
공중파에서 보여줄 수 있는 드라마의 한계치는 과연 어디쯤일까? 이를 탐색하고 시도할
마음을 먹은 이라면, "쪽대본"은 절대 쓰지 않을 것 같다. 왜 당대의 '브랜드'를 형성한
일련의 그룹에서 매번 "사전제작"을 놓고 방송국과 힘겨운 씨름을 하는지, 이해가 된다.
- 더 이상 대중문화는 '예술'이 아니다. 다만 '키치'일 뿐이다. 걸어놓은 그림처럼 영화
"달콤살벌한 연인"의 그녀도 거꾸로 걸린 그림에 대해 전혀 쪽팔려하지 않는다. 그게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한테는 그리 큰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그림을 살 수 있는
재력이 없다는 사실에 훨씬 더 쪽팔려한다는 게 현대사회의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제 '작품' 따위를 운운하는 태도는 '취향'도 아닌 그저 '전공벌레'일 뿐이니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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