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일기

한겨레

단테, 2011. 1. 6. 23:22

 

Jongno :


* 한겨레

... 그랬다,

"우리는 떨리는 감격으로

이 창간호를 만들었다..."

 

...

 

 

...

 

 

 

세상에는 가끔 이해 못할 일들이 펼쳐지곤 한다.

오늘도 그랬다.

 

회사에서는 조직개편 건으로 여러 차례 내 의견을 개진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전략기획' 기능은 부수 기능으로 전락해버렸으며 마케팅은 오히려

Staff Function으로 금번에 분리/신설되게 되었다. 더 그랬던 건 다른 TF,

즉 사업 중심의 조직들도 비슷하게 분리/신설되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과연 '전략기획'이라는 기능의 특수성에 대해 얼마나 심도있게 고민했나

혹은 그저 '비서실' 수준으로 매몰시키는 오해들만 해온 건 아닐까? 하는

좀 자괴감 섞인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는 요즘의 내 정경이다...

 

아무튼,

또 하나, HR과 관련된 얘기다. 새로 서무를 선발하는 굉장히 국소적인 일,

그런데 여기서조차도 틀어져버린다. 물론 학력과 역량은 전혀 별개일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습관화된 경력이 함께 묻어갈 순 없는 노릇이다.

딱히 꼬집어 얘기하자면, 이는 '그들만의 리그'를 만드는 소아병일 뿐인,

전혀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 일들을 왜 그리 과감히 해치워버리는 걸까?

왜 그리도 스스로를 비하하면서까지 자기주장의 관철만에 연연하는가?...

 

그리고, 퇴근길.

승진자 회식이 있었고 늦은 터라 오랜만에 자리에 앉아 신문을 보며 편히

퇴근하던 길이었는데... 재미있게 읽은 한 칼럼 덕분에 가끔 웃어가며 본

신문을 무심코 옆자리에 잠시 내려놓았는데, 이를 치워가던 아저씩 덕에

다음 칸까지 쫓아가며 "아저씨, 제 신문 주세요!" 하며 겨우 도로 찾았다.

이를 지켜보던 한 아저씨 왈, "주간지만도 못한 한겨레..." 발끈한 내 대답,

"조중동보난 낫죠." 그 아저씨 왈, "천만의 말씀!" 하며 웃는다... 음... 뭐...

어쩌라구?... 전철을 내리며 그저 쓴웃음만 나온 에피소드 하나.

 

집으로 걸어가는 길에 한겨레의 통상적인 논조에 대해 나도 한마디 해둘

필요를 느낀다. 매사에 너무 진지하다는 거, 그래서 가끔 지친다는 거다.

왜? 아무래도, 이건... 지면의 제한 탓이 제일 큰 것 같다. 콘텐츠의 양...

그 못난 "조중동"과야 비교를 못한다 해도, 적어도 <경향>만큼은 가야지,

음... 일정한 분량만 좀 제대로 확보된다면 아무래도 좀 자유로워질 테지,

가끔 좀 더 가벼울 순 없겠는지, 더 대중적이고 옐로우도 따라해봤으면,

원래의 논조야 차라리 정기구독자 전용으로 만들던가... 따위 등등, 모두

부질없는 잡념들 뿐이었지만서도 말이지... 왜? 지면의 제한 때문이겠지,

   

 '나 역시 한겨레를 닮았다. 혹은, 한겨레와 내가 닮은 구석이 있다.'

 

병원을 다녀온 피곤한 하루가 저문다. 내 건강부터 챙겨야지, 당장 다른

신문에 났던 기사들도 좀 읽어두고 이래저래 조심도 해야 할 요즘인데...

 

성깔은 죽어도 어디 못간다고, 내 작은 심술들은 여전하기만 하구나......

조직개편 역시 내 '파워'가 미치지 못하는 영역이라면, 일단 "적자생존"의

원리부터 순응해야 할 테며... HR과 조직문화라는, 다소 어렵기만 한 주제

역시도 여전히 Consensus를 가장 큰 목표로 지난하게 접근해야 할 테고

또 그렇게 더딘 과정 속에서 어쩌면 나 역시 '성숙'해져야 하는 것일지도,

 

그랬다. "우리는 떨리는 감격으로 이 창간호를 만들었다..."

 

초심은 영원한 법이다. 단 한번도 망각되지 아니한 채, 다만 시류에 휩싸여

제 갈 길을 제대로 못간 것일 뿐... 언제고 다시 마주할 거울 같은 것이기에,

그래서 다시 마주할 거울 앞에서 이젠 영여 푸른 청년이 아닌 어엿한 장년의

얼굴로 마주할 수 있어야 되겠다. 늙음은 언제고 아름다운 법이어야 하기에,

아름다움은 오로지 그 꿈을 잃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순수, 정의, 용기, 배려, 분노, 사랑, 지혜가 모두 다 의미있는 가치이기에

그렇다. 양심이기에,

 

...... 한겨레 역시 마찬가지, '대마불사'라고, 너무 큰 주제에만 목매달 게

아니고... 가끔씩 '자잘함' 내지는 소박한 행복과 성공도 제시해주었으면,

하는 바램 따위?... 언제고 "비판하기는 쉽지만 건설하기는 어렵다." 고로,

그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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