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스페인이 해냈다.
요한 크루이프가 바르셀로나 감독을 맡았고, 바르셀로나가 스페인을 구축하였으며, 스페인은 월드컵을 들어올렸다.
1974년 서독 월드컵 이후 근 36년만에야 맛보는 "토털사커"의 승리이자, 현대축구의 근간을 이룬 모든 전술과 전형,
축구에서의 개인전술과 팀 정신 등등이 한데 모두 어우러진 한판이었다.
완벽한 팀웍과 패스, 그리고 불굴의 투지와 골 결정력까지 모두 갖춘 당대 최고의 국대 스페인은 네덜란드를 맞아
예상대로 고전을 거듭했지만 승리의 여신은 그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네덜란드 역시 끝까지 멋진 경기를 펼치면서
분전을 거듭했지만 불운을 삼켜야 했다.
오늘 새벽 벌어진 남아공 월드컵의 대미, 결승전은 스코어 1-0이라는 빈약한 득점에도 불구하고 결승전만이 갖는
박진감과 흥미를 한껏 느끼게 만든 명승부였고, 이미 세계 축구사에서 이룰만한 것은 모두 이룬 스페인이기에 또
더욱 그 감회와 기쁨은 남다를 것이다. (대다수 전문가들 역시 그들의 공로 때문에 충분히 챔피언의 자격을 가진
그들을 진심으로 축하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번 월드컵 우승의 주역은 단연 스페인의 월드 베스트 미드필드, 즉 이니에스타-사비-알론소 (그리고 파브레가스)
라인이었다. 에이스이자 최고의 킬러인 토레스의 부상과 부진 속에서도 빈곤한 득점 대신에 압도적인 볼 점유율을
토대로 한 기술축구의 한 전형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그들은 칭송을 받아 마땅하다. 특히 사비의 놀라운
패스능력과 이니에스타의 화려한 개인기 또 오늘의 결승골 등은 두고두고 회자될만한 얘깃거리들을 제공한다.
네덜란드 역시 요한 크루이프 세대를 뛰어넘는 새로운 전형을 다시금 개발해야만 할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숙제를
떠안은 채 무거운 마음과 큰 아쉬움 속에 이번 월드컵을 마무리짓게 된다. 특히 그들은 반 니스텔로이와 후계자의
부재가 이번 월드컵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임을 뼈아프게 명심해야 할 것 같다.
아무튼, 지구촌의 축제가 이렇게 큰 감흥과 아쉬움 속에 저문다. 스페인, 축하한다. 네덜란드, 다시 또 잘해보자.
덕분에, 축구팬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행복했던 한달이었구나... 그래서, 고맙다. 잘봤다.
'- 단테노트 > 잡동사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기원 (0) | 2010.09.26 |
---|---|
K-리그의 흥행? MBA 수준의 과제, (0) | 2010.07.15 |
월드컵, 인터넷 게시판이 남겨놓은 이야기들 (0) | 2010.07.11 |
전설의 미완성 (0) | 2010.07.11 |
현실, History... 차범근과 박지성 (0) | 2010.07.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