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기다리고
만나지 못한다.
기다림조차 남의 것이 되고
비로소 그대의 것이 된다.
시간도 잠도 그대까지도
오직 뜨거운 病으로 흔들린 뒤
기나긴 傷處의 밝은 눈을 뜨고
다시 길을 떠난다.
바람은 아주 弱한 불의
心臟에 기름을 부어 주지만
어떤 살아 있는 불꽃이 그러나
깊은 바람 소리를 들을까.
그대 힘써 걸어가는 길이
한 어둠을 쓰러뜨리는 어둠이고
한 슬픔을 쓰러뜨리는 슬픔인들
찬란해라 살이 보이는 時間의 옷은.
- 정현종, <상처> ......
그렇게 잃어만가는 것들에 대한 회한 내지는 두려움,
또는 상실에 대한 슬픔 따위가 모여 만든 한편의 詩.
언어의 연금술사와도 같던 그의 시편들을 모처럼 꺼내
찬찬히 읽어보는 밤풍경은 여전히 슬프고 허전하구나,
- 그의 문체가 비록 그렇진 않을진대도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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