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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현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 이후로 깊은 트라우마를 간직한 채 여기까지 또 흘러왔다는 생각부터가 든다. 벌써 1년, 생각해보면 9년전의 상주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 그도 참담하기 짝이 없었던 그때가 오히려 계기가 된 본격적인 정치계로의 입문을 하게 된다. (비록 김어준 총수가 제일 먼저 낙점을 했다손쳐도 그보다는 대중들의 힘과 압력이 더 컸으리라)
지난 대선까지의 세월들이야말로 가장 치욕스럽고도 패배감에 주눅이 든 수모의 시간들이 아니었을까, 생뚱맞게도 손석희 앵커가 총대를 메고 나선 최순실이라는 이름의 등장 전까지만 해도 지금의 봄날은 그저 먼 나라 얘기였을 뿐이니까. 그리고 촛불. 현대사의 크고 작은 영웅들은 과거사에 못지 않다.
촛불이 막 일어섰을 때가 아버지의 발병 소식이었지... 개인적으로는, 지난 일년은 내내 투병기간과 대전을 줄창 오가며 한번이라도 더 얼굴을 뵙고자 주말들을 털어낸 병마의 시간들이기도 했다. 그리고, 아버지와의 이별. 장례식 때도 내내 울음이 터지지 않더니 그만 친구분들을 뵈었을 때에야 북받친 눈물이 쏟아졌었는데... 친구.
이번 주말이 아버지의 49재. 그에 앞서 맞고 있는 대통령 1주년은 참 남다른 감회를 갖게 한다. 어쩌면 역대 최고의 대통령을, 비록 남북정상회담까진 못보셨어도 마지막 일년이나마 누리셨던 아버지께도, 어줍잖아도 일말의 효도쯤이라도 되겠을까...
노무현의 친구인 그도 이제 친구를 등에 업고 또 그마저 넘어서고 극복하려는 몸짓을 계속 펼칠 수 있을까. 현재로는 충분히 가능할 법한 일이고, 또 그래야만 한다.
그게 살아남은 이들 모두의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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