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메모

[개인][일상] 대전을 떠나며

단테, 2017. 10. 2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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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샘의 간병을 마치고 짐짓 잠이 들었어, 도로 열차시각 즈음에야 잠에서 깬 채 바로 열차를 탔어. 금방 대전을 빠져나온 새마을호 열차는 이제 조치원으로 향하고. 스무해 동안 고향이었는데도 전혀 정겹지가 않은 이곳들에서 늘 난 무슨 절망들만을 키워왔을까. 그래도 인천에서의 또 춘천과 청주에서의 고독들은 글쓰기와 책읽기에라도 점철된 편이었어. 다만 서울에서의 궁핍함과 천안에서의 여유로움들이 이젠 모두 과거로 가는 기차에 탄 채 잊혀져갈 뿐. 일산으로 이사를 온 지도 벌써 10년이구나... 참 많은 일들을 겪었고. 이제 어쩌면 그 모든 일들도 제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는 것인지도 몰라. 마치 지금의 이 열차가 두시간 남짓을 달려서 닿게 될 용산역에서처럼. 그 다음의 일들을 생각해보아야 할 요즘이기도 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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