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낯선 가을... 낯선 생각들
- 오늘의 편지,
'페친' 늘리고, 친구 줄이고?
'우리는 방금 중요한 이정표를 지났다.' 지난 8월24일 페이스북 하루 이용자가 10억명을 돌파했다. 전 세계 인구 약 7분의 1이 페이스북을 통해 친구들과 접속했다는 의미다. 언론은 앞다퉈 10억명의 의미를 되새겼고, 저커버그(사진)는 '전 세계를 연결하는 일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라는 말로 나머지 7분의 6을 향한 노골적이고 담대한 포부를 밝혔다.
멈칫했다. 10억명 중 한 명으로 페이스북 영광의 날에 힘을 보태긴 했지만, 전 세계가 고개 숙여 휴대전화만 바라보는 세상은 영 마뜩잖다. 대화 대신 댓글로, 그것도 끼리끼리 소통하는 세상. 전 세계의 7분의 1은 지금도 얼굴 본 지 오래된 친구들의 근황을 어제 만난 듯 줄줄 꿰고, 낯선 '페친(페이스북 친구)'들이 누르는 '좋아요'에 뿌듯해하며 관계의 실체를 관계의 환상과 혼동한다. 그리움은 점점 가벼워진다.
주변 사람들과 연결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더 없이 바쁜 세상에서 가상세계의 네트워크는 고독으로 초조해진 이들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안도감을 선사한다. 그러나 친구는 페친·팔로어와는 다르다. 그 단어들이 지향하는 쪽은 우정보다는 영향력이다. 우리는 사회적 관계가 확장된다고 믿지만, 실제 얼굴을 마주하는 사회적 연결망의 규모에는 큰 변화가 없다. 오히려 실제 가깝다고 느끼는 사람의 수는 줄고 있다.
↑ ⓒAP Photo :
<빌리지 이펙트>(21세기북스 펴냄)는 디지털 시대 인간관계의 복원을 해법으로 내놓는다. 얼굴을 마주 보고 만나는 것. 그저 마주 보고 수다를 떠는 것만으로도 심리적 면역력과 학습능력 증진, 건강 회복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가령, 일주일에 한 번 친구와 함께하는 식사가 금연만큼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관계를 통한 치유는 수명만 늘리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진정 그런 관계를 원하도록 만들기도 한다.'
책은 가상세계의 네트워크를 부정하지 않는다. 최근의 민주주의 운동이나 '월스트리트 점령' 운동도 모두 온라인 네트워킹의 힘이었다. 하지만 저자는 온라인 정보가 참여를 격려하더라도 지지가 오직 가상의 세계에서만 일어난다면 저항의 움직임은 금방 사그라들 것이라며 마주 보는 만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런 운동의 실상이나 참여 제의가 기술을 통해 전달된다 해도 저항은 실제로 사람들이 얼굴을 맞댐으로써 일어난다.'
저커버그는 10~15년 뒤 가상현실 장치를 착용하고 컴퓨팅을 하며 감정을 공유하는 시대를 만든다고 선언했다. 다가올 초연결 사회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긴 하지만 가능하면 천천히 왔으면 좋겠다. 페친을 늘리느라 친구를 줄이고 있는 건 아닌지 한번 되돌아보자.
박정남 (교보문고 MD) / webmaster@sisain.co.kr
* 시사INLive, http://media.daum.net/zine/sisa/newsview?newsid=20150912120909002
- 편집하는 말,
지난주에 트위터/블로그 연계 서비스가 종료됨에 따라 '소셜'을 어떻게 해야 할까는 이번주의 새 화두가 된다.
현재로서는 일단 페이스북을 새로이 주력공간으로 탈바꿈하고자 하는 시도를 해보려는 중인데, 아무래도 구글+가 기능들에 비해서는 취약한 커뮤니티라는 사실이 제일 큰 이유다. (혹시 또 모르지, 인터넷 서비스란 게 워낙 조변석개 같아서... 바로 이 다음 블로그 역시 언제 어떻게 될지는 또 아무도 모르는 일이고)
문제는 늘 '플랫폼'이 아닌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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