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잔인한 4월
- 오늘의 편지,
"손발톱 빠질 각오로.. 삼보일배·삭발, 매우 비통한 일"
[팽목항~광화문 삼보일배 40일째] 광화문까지 함께 할 '가족' 생겼습니다
[오마이뉴스 소중한 기자]
아버지와 누나의 삼보일배가 40일째 계속되던 날, 금방 비를 쏟아낼 듯한 먹구름이 하늘을 가득 메웠다. 전날 쏟아진 비 때문에 아직 아스팔트 바닥이 축축했다. 아버지와 누나는 젖은 길 위에서 삼보일배를 이어갔다. 무릎이 젖기 시작했다.
"그래도 오늘 같은 날씨는 삼보일배 하기에 좋아요."
아버지가 옅은 웃음을 내보이며 말했다. 적잖이 부는 바람 덕분에 땀은 쉬이 식었다. 누나는 "지금까지 힘들었는데 (40일 동안 삼보일배를) 해보니 (광화문까지)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부녀가 가는길, 힘들지만 아름다운 길"
"삼보일배나 삭발이나 있어선 안 될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런 비통한 일은 앞으로 이 땅에서 없어져야죠."
부녀는 이날 처음 오전 9시~오후 6시의 일정을 소화했다. 이전까지 오전 10시~오후 5시 삼보일배를 해왔던 부녀가 이날 더 많은 시간 동안 삼보일배를 할 수 있었던 건 "포항 자매 덕분"이다.
포항에 사는 윤정화(46)·연화(41) 자매는 이날 처음 삼보일배를 시작해 광화문까지 부녀와 함께 할 계획이다. 자매와 부녀가 교대로 더 긴 시간 동안 삼보일배를 할 수 있게 돼, 이날은 평소의 두 배에 가까운 약 8km를 이동했다.
이들은 이호진씨가 지난해 7~8월 고 김웅기(단원고)군의 아버지 김학일씨와 함께 한 800km 도보순례(안산~진도~대전)에도 참여했었다(관련기사 :"여당 의원들도 자식이 있다면 부모 고통 생각해 특별법 제정"). 하던 일을 정리하고 이날부터 삼보일배를 시작한 자매는 "앉아서 가슴 아파할 시기는 지났다"며 "손발톱 빠질 각오하고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부녀의 삼보일배는 아름다운 길"이라고 강조했다.
"(부녀가) 가는 길이 힘들긴 하겠지만 슬프고, 우울한 길은 아니다. 진실을 위한, 국민의 안전을 위한 위대하고 아름다운 길이다. 이에 동참하는 것 자체가 우리에겐 영광이다. 정부를 포함해 누구에게 바라는 건 없다. 아버지(이호진씨)에게도 말했다. 세월호 인양, 진실 규명. 이것만 보고 가야지 그렇지 않으면 힘들어서 못 간다."
자매는 삼보일배 행렬 맨 앞을 지키는 모형 세월호에 직접 글을 남기기도 했다.
삼보일배. 팽목항~광화문. 30만 (번의) 절. 이 땅 위의 호국영령과 순국선열님께. 이 땅 위의 모든 희생자 분들에게. 세월호 304명 희생자 모든 분들에게. 이 땅위의 모든 국민 여러분에게. 30만 (번의) 절 올립니다. 이 땅 위의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하여. 세월호 인양과 진실규명을 위하여.
휠체어를 탄 장애인도 이날 처음 삼보일배 행렬에 동참했다. 다리가 불편한 김미숙(30, 광주 남구)씨는 앞서 가는 이들의 걸음에 맞춰 휠체어를 타고 전진한 뒤, 고개를 숙였다. 김씨 역시 포항 자매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도보순례에 참여했었다.
김씨는 "나처럼 휠체어를 탄 사람이 아니더라도, 이런 곳에 혼자 오긴 어려웠을 것"이라며 "같은 마음을 갖고, 같이 가자는 사람들이 있어서 이날 삼보일배 행렬에 동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곳의 삼보일배와 어제 서울에서 있었던 삭발식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며 "희생자 가족들에게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다'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 시민은 '반면교사(反面敎師)'라고 적힌 노란 깃발을 직접 바느질해 부녀에게 건네기도 했다. 삼보일배 첫날부터 행렬 맨 뒤를 따르던 '검은 반면교사 깃발' 대신 부녀는 이날 처음 '노란 반면교사 깃발'을 들고 거리에 나섰다.
이호진씨는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기에 힘을 얻어 삼보일배를 이어가고 있다"며 "지금 이 순간 만큼은 가족보다 더 두터운 정을 느낄 수 있는 고마운 분들이다"고 말했다.
이어 "1시간, 하루, 10일이라도 자신의 시간을 써 준 고마운 분들에게 한국어로 표현할 수 있는 아름다운 말을 아직 찾지 못했다"며 "도움을 준 이들에게 언젠가 보답할 날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광화문 도착을 목표로, 4일에도 삼보일배를 이어가는 부녀는 이번 주 중 광주에 진입할 예정이다.
* 오마이뉴스, http://media.daum.net/issue/627/newsview?issueId=627&newsid=20150404103105926
- 편집하는 말,
세월호 1주기가 얼마 남지도 않은 4월...
한해가 이렇게 흐르는 동안, 과연 일상에서는 그 끔찍한 일이 어떤 트라우마로 남았을까.
더 이상 국가가 개인을 위해 아무 것도 해주지 않는다는 걸 깨닫는 한해가 된 작년이었고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임을 이미 똑똑히 안 이상, 이제 남은 건 오직 <실천> 뿐이다.
회사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또 무심하기만 한 일과의 연속이며...
불과 얼마전의 끔찍한 시즌도 금세 잊혀질만한 것인지? 혹은 여전히 '진행중'인 까닭인지? 모를 일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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