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동사니/뉴스레터

2014년 7월 13일 (일)

단테, 2014. 7. 13. 04:30

글 / Winner Takes It All,                  


- 오늘의 편지, 


  

   

[오늘의 월드컵] 돌고 도는 트렌드, 스리백이 부활한 이유는? 

 

  

:: 2014 브라질월드컵 전술 결산 – 스리백의 시대가 돌아온 이유는?

     

2014 브라질월드컵은 개인 보다 조직의 힘이 두드러진 대회다. 2010 남아공 월드컵은 창조적인 2선 공격수를 활용한 4-2-3-1 포메이션이 득세했다. 이번 대회는 이들의 파상 공세를 막기 위한 수비적 대안으로 스리백 수비가 부활했다.


4-2-3-1 포메이션에서 원톱은 득점 보다 연계 능력과 2선 공격수들에게 기회를 열어 주는 미끼 역할을 주로 했다. 이 과정에서 최전방 공격수가 2선으로 내려오는 가짜 9번 전술이 효과를 보기도 했다. 가짜 9번 전술을 적용 유무와 관계 없이 측면 공격수들은 전통적인 날개 역할에서 벗어났다. 반대발 윙어로 배치되면서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 보다 중앙 침투를 통한 슈팅을 구사하는 것이 주 임무가 됐다.



    

가짜 7번 시대, 풀백과 센터백 사이 공간을 막아라


이러한 득점형 윙어들은 가짜 7번이라는 새 이름을 얻었다. 현대 축구에서 창 끝 역할은 최전방이 아닌 측면 대각선에 있다. 이번 대회의 득점 경쟁을 주도하고 있는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전통적인 9번 공격수가 보이지 않는다. 토마스 뮐러, 네이마르, 하메스 로드리게스, 리오넬 메시는 모두 2선과 측면에서 주로 활동하며 골을 노리는 공격수들이다.


이러한 선수들을 막기 위한 방책으로 페널티 에어리어 안의 공간을 확실하게 막기 위한 스리백 수비가 부활했다. 측면 공격수들의 커트인은 풀백과 센터백 사이 공간을 공략한다. 이 공간은 풀백이 오버래핑을 시도했을 때 수비형 미드필더의 커버가 늦을 경우 여지 없이 공백이 된다.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 두 명의 센터백이 페널티 에어리어 외곽 지역을 커버하고, 수비형 미드필더가 수비 라인까지 내려와 스리백 라인을 이룬다.



  

페널티 박스 안의 공간 없애기


이미 FC바르셀로나가 세르히오 부스케츠를 센터백 라인으로 내려서 뛰게 하면서 3-4-3 포메이션을 시도한 것이 시초다. 스리백 수비는 풀백의 공격 가담에 대한 수비 부담을 줄여주며, 역습 공격이 들어올 때 상대 공격이 곧바로 슈팅 코스를 잡는 것을 막아준다. 더불어 좌우 풀백이 공격 가담을 자제할 경우 5백 수비로 후방 공간을 완전히 메울 수 있다. 이른 바 질식 수비를 구사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16강 이상의 성과를 낸 팀 대부분이 이러한 전형을 사용했다. 대표적인 팀은 루이스 판할 감독이 이끈 네덜란드다. 네덜란드는 2010 남아공 월드컵을 기점으로 공격 축구에서 실리 축구로 노선을 바꿨다. 창조성 대신 규율과 효율에 기반한 단단한 축구를 했다.


네덜란드는 세 명의 수비수를 후방에 배치하고 두 명의 풀백을 윙어 보다는 미드필더 혹은 수비수로 배치했다. 수비 상화에서 상대에게 빈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는 폭발적인 스피드를 갖춘 아르연 로번, 확실한 마무리 능력을 갖춘 로빈 판페르시, 탁월한 롱패스 정확성을 갖춘 베슬러니 스네이더르에 공격을 전담시켜도 충분히 득점이 가능하기에 효과를 봤다.


칠레 역시 수비형 미드필더 가리 메델을 수비 라인으로 내리고 아르투로 비달에게 프리롤을 맡기며 후방과 중원의 숫자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알렉시스 산체스와 바르가는 빠른 스피드와 예리한 슈팅력을 갖춰 3-5-2 전형에서 역습형 투톱을 맡아 상대 측면 배후 공간을 위협했다. 네덜란드와 유사한 방식의 전술이다.



    

멕시코 역시 라파엘 마르케스가 수비의 중심을 잡은 스리백으로 수비를 단단히 했고, 개최국 브라질도 루이스 구스타부에게 센터백의 역할까지 일임하며 스리백과 포백을 혼용했다.


코스타리카는 극단적인 5백을 사용했다. 좌우 풀백 감보아와 디아스가 빠른 스피드로 상대 진영으로 오버래핑을 시도했으나, 이 때 항상 수비형 미드필더 테헤다가 배후 빈 공간을 커버하며 수비 숫자를 확보했다.

 


   

포백의 보호자 혹은 수비진의 자유인


결승에 진출한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경우 포백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페널티 에어리어 안의 공간을 최소화 하는 수비 전략은 동일했다.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가 포백을 보호하며 경기를 조율했다. 필리프 람을 포백 앞에 배치해 풀백 전진시 수비 숫자를 최소한 세 명으로 유지시켰다. 마츠 후멜스가 공격적으로 전진할 때는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가 스위퍼 자리를 커버하는 위험을 감수했다.


아르헨티나는 하비에르 마스체라노가 마르틴 데미첼리스와 에세키엘 가라이를 백업했다. FC바르셀로나에서 센터백으로 기용도며 수비 지역에서 활동하는 것이 익숙한 마스체라노는 두 명의 센터백과 함께 하며 스위퍼 역할을 맡자 훨씬 더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과거 스리백 시스템에서 스위퍼는 두 명의 센터백이 상대 공격수에게 도전하고, 그 배후로 빠져 나오는 공격을 차단하는 후방 지킴이였다. 그러나 다시 돌아온 스리백 시대의 스위퍼는 앞으로 앞으로 달려들어 상대 2선의 창조자를 무력화시킨다. 현대 축구에선 2선의 선수들의 득점력이 높다. 이 선수들을 무력화시키면 전방의 원톱도 고립된다. 측면 배후로 빠져 들어오는 선수들은 풀백과 센터백이 커버한다. 상대 풀백은 측면 공격수가 수비에 가담해 막아낸다. 모두가 수비하고 모두가 공격하는 토탈 풋볼의 시대다.


토탈 풋볼은 많은 활동량을 요구한다. 현대 축구는 스포츠 과학의 발달로 선수들의 운동 능력을 극대화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과학으로 증진시킬 수 있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연장 승부가 유독 자주 나온 이번 대회에서 스리백을 기반으로 한 신형 토탈 풋볼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효율적인 공간 분할이다.



 

측면 수비를 포기해도 되는 이유


스리백 수비의 효율성을 주창한 인물은 아르헨티나 출신의 전술가 마르셀로 비엘사다. 비엘사는 경기장을 세로로 삼등분해서 선수들의 동선을 계획했다. 세 명의 중앙 수비수는 페널티 에어리어 밖의 영역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는다. 측면 지역은 오로지 풀백과 측면 공격수의 전진과 후진으로 커버한다. 측면 선수들도 문전 중앙까지 관여하지 않는다. 과도한 활동 범위로 체력이 조기에 소진되는 것을 막는 것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강대의 강한 중앙 집중 수비에 측면을 집중 공략했다. 이는 철저하게 잘못된 전략이다. 벨기에의 마르크 빌모츠 감독은 “상대의 측면 공격은 그냥 내버려 둬라. 중앙에서만 막으면 된다”고 말했다.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와 원 거리에서의 슈팅은 정확성이 떨어진다. 골키퍼가 충분히 공의 낙하지점을 포착할 수 있다. 중앙에 배치된 선수들이 대비할 여유도 충분하다.


더 이상 측면을 타고 들어가 시도하는 공격 방식은 효과가 없다. 상대 중앙 수비를 무너트리지 못하면 득점 기회는 열리지 않는다.


수비시 많은 숫자를 유지하면서도 체력 소모를 줄일 수 있는 효율적인 움직임을 위해서는 철저한 약속된 움직임과 위치 선정, 악착 같은 대인 방어와 커버 플레이가 필요하다. 한 명이라도 집중력을 잃고 느슨한 수비를 펼치면 허점이 드러난다. 그래서 강한 규율로 무장한 팀들 만이 이 전략으로 성공을 거뒀다.

 


 

독일 vs 아르헨티나, 결승전의 수비 관건은?


결승에서 맞붙는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스타일은 판이하다. 독일은 볼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며 상대를 끌어내고 그 배후를 공략한다. 전방 공격수들이 많은 활동량과 수비 범위를 가져가며 높은 지역에서 공격의 기점을 만든다. 라인이 전체적으로 높이 형성된다.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끈 FC바르셀로나의 전성기를 연상케 하는 전술이며, 그 보다 더 효율적이고 신체적으로 강하다.


아르헨티나는 공수의 구분이 확실하다. 포백과 마스체라노가 수비 지역에서 철저하게 간격을 유지하고 메시를 중심으로 재능 있는 공격수들이 개인 기술을 통해 공간을 만든다. 수비수 두 세명을 간단히 제압하는 메시의 드리블링을 통해 다른 공격수들이 공간을 얻는다.


네덜란드는 나이절 더용에게 메시를 전담 마크하도록 시키며 아르헨티나의 공격 작업을 봉쇄했다. 그러나 무려 6명의 선수가 수비에 가담했고, 로번을 통해 전개한 역습 공격이 마스체라노의 철저한 커버 플레이에 막히며 공격 쪽에서 해답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양 팀의 경기는 지리한 공방 끝에 득점 없이 120분을 보냈다.


독일은 메시를 묶으려 할 것이다. 필리프 람이 다시 중앙으로 돌아와 메시를 상대할 가능성이 있다. 아르헨티나는 앙헬 디마리아와 세르히오 아구에로의 컨디션 회복이 관건이다. 회베데스를 일대일 상황에서 무너트리고 후멜스의 뒷공간을 공략한다면 득점 기회가 열릴 것이다. 물론 양 팀 감독은 지피지기에 충실하다. 예상 가능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전략을 구상하고 있을 것이다.


과연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결승전이 스리백의 부활로 대표되는 현대 축구의 수비 진보에 어떤 해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 2014 브라질월드컵 결승전은 축구 전술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가 될 것이다.


  

글/ 히우지자네이루(브라질)=한준 기자

  

                

* 네이버, http://sports.news.naver.com/brazil2014/news/read.nhn?oid=431&aid=0000000160  

                                        


- 편집하는 말,   

   

브라질 월드컵의 마지막 두경기, 4강에 올랐던 네 나라가 각각 우승과 준우승 그리고 3위를 4위를 나눠 갖는 경기들만이 남았다. 한달이라는 화려한 축제기간도 어느덧 저물 때가 된 셈이다. 

 

토너먼트 방식에 대해 잠시 생각했다. 챔피언스리그가 갖는 홈 앤 어웨이 방식 역시 "원정다득점" 원칙이라는 다소 이해못할 룰을 갖고 있는데, 월드컵은 심지어 "녹다운" 방식이니 더 할 말이 없다. (주어진 일정과 32강을 고려하면 충분히 이해할만은 해도) 차라리 32강전부터 하면 어떨까?... 

  

녹다운제에서는 전적으로 '대진운'이 성적과도 직결된다. 고로 단 1패만을 기록했다 해도 16강에서 탈락하는 비운을 맛보기도 하며, 때로는 결승전까지 진출해 준우승을 할 수도 있는 법이다. 따라서 유일하게 인정할만한 성적은, 오로지 '우승' 뿐이다. 그야말로 "Winner takes it all"인 셈... 

  

사실상 '준우승'과도 다름없을 3위 결정전이 곧 펼쳐진다. 개최국 브라질과 '토탈사커' 네덜란드. 

두 팀 모두 지난 4강전의 패배가 이번 대회에서 기록한 유일한 1패이기도 한. (준우승팀이 기록할) 

박진감이 넘치는 멋진 경기를 펼칠 두  것이라 기대를 갖고 지켜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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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http://blog.daum.net/dant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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