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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 조잡한 비평과 위대한 창작 사이

단테, 2014. 6. 29. 22:57


- 손철주, "그림 보는 만큼 보인다" (생각의 나무,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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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마음껏 떠듭시다 

 

"재미있는 건 말이죠. 특히 난해한 그림을 두고 제가 씹어대면 듣는 이들이 그렇게 좋아들 하데요. 그러잖아도 기죽어 있는데 잘됐다 싶었던 게죠. 내색은 안 해도 그런 사람 무지 많습니다." 

"미술이 예전보다 훨씬 어려워진 건, 오스카 와일드가 비꼬았듯이 밥 먹고 할 일 없는 사람들이 한 짓거리이기 때문이 아니라,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이 바깥에 보이는 사물에서 머릿속에 있는 생각으로 옮겨갔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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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 그림 좋아하십니까 

 

20세기의 첫 10년 

  

"예술가의 위대함은 그가 일깨우는 아름다운 감정으로 측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가 위대한 스타일에 얼마나 근접하느냐에 따라 측정된다. 위대한 스타일이 위대한 열정과 갖는 공통점은 무엇인가. 남의 마음에 드는 것을 우습게 여기고, 설득하기를 마다한 채 단지 명령만 하고, 우리 내부에 던져질 혼돈 상태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혼돈이 형태를 갖추도록, 그래서 논리적이며 단순하고 모호함이 없는 수학적인 법칙이 되도록 강요하는 것이 바로 위대한 야심인 것이다." - 니체,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달걀 그림에 달걀 없다 

 

"그림의 본질은 일정 질서로 조직된 색채, 그것이 뒤덮고 있는 하나의 평면이다. 말을 바꾸면 현대 미술은 화면의 자율성을 인정하는 조건 위에 세워진다. 화면의 자율성은 독립적인 존재이자 치외법권적 지위를 누린다. 베토벤의 교향곡 제3번 <에로이카>는 아무리 들어봐도 '코르시카의 영웅' 이야기가 안 나온다. 나폴레옹을 적시하는 주제 이전에 이 교향곡은 음부(音符)의 조합이자 미묘하게 얽힌 화성, 그리고 난폭한 불협화음의 총화일 따름이다. 음이 가지는 추상적인 자율 위에 음악이 있듯이 색채나 점, 선 등을 일정한 율격에 따라 배열하는 그림도 그 추상성을 따른다. 그림이 전달을 목표로 했다면 문학에 일찌감치 자리를 내주었을 것이다. 작품에서 선과 면과 색과 형태는 그 자체로 발언한다. 미술은 이것을 '조형 언어'라 한다. 바실리 칸딘스키의 <푸른색의 원>을 보자. 어떤 선은 날카롭고 또 다른 선은 위태롭다. 무한한 지향과 불안한 지탱. 삼각형은 균형을 말하고, 유전 물질처럼 꼬인 나선은 반향을 자아내며, 엇갈리는 곡선은 서로를 떠받친다. 이런 선, 면, 꼴의 발언을 잘 들어내는 귀가 있어야 추상화로 들어가는 입국 비자가 나온다. 칸딘스키는 형태를 그리되 외관이 아니라 정신을 그린 화가다... 그래서 그의 그림 제목이 <달걀>이라고 해서 달걀을 찾아 보려는 것은 봉사 문고리 더듬는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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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국립현대미술관을 즐겨찾던 시절이 있었다. 딴에는 현대미술을 죽어라 자주 접하다 보면 어떻게든 이를 이해하려니 싶은 생각도 막연히 있었나 보다. 해설자가 말한 "추상화"의 현대적 특징 정도를 이해하려면 나는 과연 얼마나 더 많은 미술작품을 접하여야 하는 걸까... 그 과정 중에서 혹여 절망했을지 모를 내 지난날의 추억들도 존재하는구나, 

 

제대로 읽어내진 못한 채, 서평부터 조잡히 얽어매는 내 버릇 또한 

이제는 '정독'을 배워야 할 차례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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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례 :: 

 

  

다시 책을 내며 
앞섶을 끄르고 
프롤로그 - 마음껏 떠듭시다 

1부 옛 그림과 말문 트기 
산수는 산과 물이다 | 가난한 숲에 뜬 달 | 풍속화의 본색 | ‘봄 그림’을 봄 | 정신을 그리다 | 초상화의 삼베 맛 | 물고기와 새 | 조선의 텃새 | 파초와 잠자리 | 난의 난다움 | 음풍과 열정 | 보면 읽힌다 | 치바이스의 향내 

2부 헌 것의 푸근함 
잘 보고 잘 듣자 | 백면서생의 애첩-연적 |물 건너 국보된 막사발 - 다완 | 만질 수 없는 허망-청동거울 | 생활을 빼앗긴 생활용기-옹기 | 자궁에서 태어나지 않은 인간-토우 | 그저 그러할 따름 -기왓장 | 갖춤과 꾸밈-문양 | 불확실한 것이 만든 확실-서원 | 빛바랜 세월 한 장-돌잔치 그림 

3부 그림 좋아하십니까 
20세기의 첫 10년 | 말과 그림이 싸우다 | 풍경이 전하는 소식 | 화면이여, 말하라 | 나를 그려다오 | 테러리스트 워홀 | 추억 상품 | 어떤 그림을 훔칠까 | 달걀 그림에 달걀 없다 | 관성의 법칙 뒤집은 누드화 | 어수룩한 그림의 너름새 | 가르치지 않은 그림 | 나는 ‘헐랭이’다 | 자주꽃 핀 감자라구? | 향수와 허영 

4부 그림 속은 책이다 
길과 글 | 미술 젓가락 사용법 | 우키요에 벤치마킹 | 이런! 헬무트 뉴튼 | 상처 있는 영혼은 위험하다 | 치정의 행로 | 아름다움에 살다 아름다움에 가다 | 부치지 못한 편지 - 김지하 선생 

에필로그 - 사라지고 싶구나 
앞섶을 여미고 
인물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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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보는 만큼 보인다

저자
손철주 지음
출판사
생각의나무 펴냄 | 2006-11-27 출간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책소개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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