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일기

글을 쓴다는 것은 무엇인가?

단테, 2014. 3. 15. 23:27


 

 

...

 

 

하루종일 인터넷을 헤매다가 급기야 다른 포털들도 구경할 참에 네이버를 들렀다. 언제부터였나... 네이버를 딱 끊은 게, 아마도 2009년 5월이었겠지 싶은데... 그게 또 벌써 5년도 더 넘은 세월이라는 게 사실 실감이 안난다. 벌써 대통령은 두번이 더 바뀌었고, 세상은 그보다 더 달라진 게 없었다. 정작 촛불을 들고 광화문에서 목청껏 외친 민주주의는 이제 고사 직전이요... 심지어는 한 진보정당 부대표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린 사건도 있었지, 

 

오늘 쳐다본 뉴스들 몇몇의 군데군데마다 절절히 녹아 있는 이 절망감이 무력감, 내지는 무기력함으로 일상을 옥죄어올 동안에 나는 그저 무엇을 했던가... 

 

한때 거의 유일한 해방구요 웹 2.0 시대의 희망으로까지 비춰지던 다음 아고라, 그 현장에서 그저 그런 시덥잖은 말주변들이나 주워 섬기다가... 아마 그래서 또 네이버를 잠깐 찾았던 모양이다. 우연찮게 한 블로그에서 그 2009년 5월의 얘기가 나온다. 아니 좀 더 정확히는 그에 대한 저주를 품은 말들... 사람마다 생각은 이리 다를 수가 있다. 아니 그렇게 다른 생각을 품은 사람들한테 무얼 설득할 것이요, 또 무얼 더 소통할 수 있을까에 대해 잠시 생각해본다. 막막하다... 그도 나도 결국은 어차피 죽어 없어질 한몸 뿐인데도 살아 있는 이 동안만큼의 합일이란 도대체 없다. 

  

아, 정말 망명이라도 해야 하나? 엇비슷한 생각을 가진 많은 사람들을 실은 트위터나 페이스북 또 이제는 구글과 애플 같은 외국 사이트들과 외국 단말기에서나 조우할 수 있다는 건 실로 치명적인 절망의 현실이기도 하니까... 그래서, 도로 다음이다. 

      

문득 다음 까페 생각이 난다. 21세기가 되기도 전부터 줄곧 그 공간에서 무얼 나누었고, 무얼 이야기하며 지냈을까? 그랬구나... 그때는 그랬나 보다, 그게 설령 그리움이었을 수도 있겠고 또는 일종의 막연한 기대감 같은 걸 갖게도 했는데, 어느덧 세월이 또 이만큼이나 흘렀나 보다. 

 

- 그래도 사람이 사람을 만나 알아가며 부딪치며 서로의 생각들과 서로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다시 찾는 다음 까페는 많은 변모를 거듭함에도, 이제는 더 이상 현대적인 것 그 이상의 무엇이 되진 못한다는 걸 스스로도 이미 매우 잘 안다. 또 그래야 하니까... 그럴 수밖에 없었음으로, 

 

블로그에 일기삼아 몇줄을 쓰는 시간은 벌써 늦은 밤. 이제 또 하루를 마감할 차례다... 늘 막상 서운함의 감정이 일 때면 스스로 홀로 앉아 다른 모든 일들을 터부시한 채 묵묵히 글쓰기에만 매달리는 시간들도 어쩌면 스스로에 대한 집착이거나 혹은 설령 일종의 또 다른 그리움이라 할 수 있을까?... 잘 모르겠구나, 여전히 말이지... 

  

   

P.S. 끝맺기 전에 한마디... 그래도 여전히 나는 소통을 꿈꾼다, 이리저리 주변을 둘러보다가 그래도 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잇는 유일한 끝 같은 게 혹시 예술이요 문학이라면, 아니면 그것들을 둘러싼 또 다른 관계라 하면 또 나는 그것들 역시 감싸안아야 하리라... 오늘 쳐다보는 네이버의 한 블로그와 그 이웃들 틈바구니 속에서도 드문드문 그 흔적들을 찾아보려 애썼던 모양이거나 또는 그만큼 그것들조차 초월할 수 있는 그 어떤 '가치'를 발견하게도 될 테니... 아무튼, 작년말에 마지막으로 샀던 내 시집은 김선우의 데뷔작이니까... 그 또한 그러하리라, ;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

저자
김선우 지음
출판사
창비 | 2012-03-09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가슴을 파고드는 생명의 온기, 사랑의 숨결생동하는 시어와 발랄한...
가격비교

 

       

...

 

 

...

 

 

'단테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말, 아르바이트?  (0) 2014.03.29
일종의 "Turnaround" 지침?...  (0) 2014.03.24
동아리방, 모처럼 꺼낸 추억...  (0) 2014.03.11
TF, 그리고 CDP...   (0) 2014.02.26
편집실의 어려움...  (0) 2014.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