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여전히 "국정원 게이트"가 나라 전체를 통틀어 최대 이슈가 된 요즘, 한겨레 만평에 실린 '천지창조'를 패러디한 한컷 그림이 시대의 거울처럼 회자된다.
기실 어렸을 적에는 마땅히 경제적 여유도, 시간도 턱없이 모자란 그 시절을 달래줄만한 게 바로 동네앞 만화방 같은 데였을 게다. (개인적으로 고3 때야 처음 그곳을 찾은 적이 있었지만, 그곳에 얽힌 전설들은 수도 없이 들어 외울 지경이었지, 왜 동네 불량배들은 거기 죄다 모여 진치고 있었을까? 하긴 요즘의 강남과 홍대도 그렇지만)
창작 또한 마찬가지다. 배고픈 미술가한테 동양화와 서양화를 막론하고 오로지 펜 한자루만으로 누릴 수 있는 창작의 쟝르가 스케치라면 만화는 이를 극대화한 형태다.
물론 소질과 소재가 풍부해야 한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누구든 시 한편 쓰고 노래 한곡 부르거나 통기타를 연주해볼 딱 그만큼의 여유만큼은 도화지 위에서 잠시 누려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차피 시대를 상징할만한 랜드마크급 빌딩을 건축해볼 기회도 없지 않은가? 가장 박한 자원으로 충분히 그만한 예술적 가치를 뽐내는 게 만화의 위용이자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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