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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의 노래에 술잔이 금가고 / 임동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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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밀고나가는 건
낡은 추억의 힘이 아니다
번개처럼 일순 반짝이는 것들이
석탄처럼 검은 심장의 박동을 일깨우고
이깔나무 줄기처럼 창백하게 곤두선
수직의 정신을 뿌리째 뽑아 던진다
단지 스치듯 마주쳤을 뿐인데도
결코 비켜가지 못했던 생의 한 순간처럼
전혀 그 파고波高를 가늠할 수 없는 것들이
잊혀진 격정의 한 시대를 소용돌이치며
끝없이 돌팔매처럼 퍼져나간다
그렇듯 불현듯 눈떠보면
애오라지 어제는 어제일 뿐이다
마구 저를 흔들어대는
저문 봄밤의 파도 속에서만,
그 무한한 요동 속에서만 과거는
영원하고도 생생한 현재가 된다
미처 예기치 못한 혁명 같은
운명적인 마주침 속에서만,
유리 술잔을 깨뜨리는 벼락같은
가수의 노랫소리 속에서만,
존재하는 그 모든 것들은
스스로가 감당할 만큼의 역사와
동력을 갖추며 직립해 있다
공중을 나는 새들은 미래의 하늘을
차지하며 흐린 강을 건너가거나,
늙은 동백나무 군락들은 제 그림자를
얼싸안은 밤바다와 천둥처럼 소리치며
윤기 푸른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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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생활은 어느새 안정화 단계일까?... 아직도 멀었겠지,
아무튼 어제 못다 쓴 글 한편이라도 남겨놓을까 싶은데...
점심시간은 또 훌쩍 이렇게 지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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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확의 또 다른 시편 하나 읊어보고, 문득 벚꽃 생각에
술 한잔도 오늘쯤은 기울여볼만한 하루...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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