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테노트/개인노트

파주출판도시,

단테, 2012. 7. 15. 21:14

 

- http://www.pajubookcity.org  

 

 

...

 

  

개인적으로

가히 내 '아지트'라 할만한 이곳, "pajubookcity"

 

 

...

 

 

...

 

    


     

     

...

 

  

 

 

   

    

         

 

        

          

 

         

          

  

  

 

...

 

 

...

  

    


      

            

...

   

    

    

      

인간성 회복을 위한 도시

북시티는 약속의 땅 파주에서도 자유로변에 세워지는 출판문화공동체이다. 당초에 이 북시티 프로젝트는 책을 만드는 뜻있는 출판인들이, 책과 관련된 공간 즉 책을 기획하고 생산-유통하는 산업도시로서 북시티를 설정하고, 기획했었다. 북시티, 다시 말해 출판도시를 추진해 오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가운데 하나는, 왜 이 도시를 기획했으며 어떤 목표로 도시를 만드느냐는 것이었다. 우리의 답변은 간단하고도 명료하다. “인간성의 회복을 위해서 이 도시를 만든다. 그러므로 이 도시는 인간을 위한 공간이어야 한다.”
도시나 건축을 가리켜 ‘시대의 거울’이라 한다. 인간의 삶, 특히 도회적 삶이 가시적인 형태로 드러난 것이 도시요 건축물이라는 뜻이겠다. 서울뿐 아니라 우리나라 어느 도시에서나 목격되는 부조화의 도시계획, 불균형한 도로체계, 너절한 건물, 어지러운 간판들의 집합체인 거리는 왜곡된 우리의 삶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란 뜻이다. 이같은 왜곡된 도시 풍경은 다시금 곤고한 우리의 삶을 더욱 옥죄어 오는 것이니, 한번 왜곡된 도시나 건축은 끊임 없이 악순환의 고리로서 우리를 괴롭힐 것이다. 이런 도시형태가 왜 생겨났는가. 무엇 때문에, 아니 언제부터 이렇듯 바람직하지 못한 도시-건축이 우리를 둘러싸게 되었는가. 우리는 그 질문에 이렇게 답하고자 한다. ‘공동성’을 상실했기 떄문이라고. 각자 개인의 욕구만을 추구했을 뿐 공동의 선을 마련해서 그것을 굳건히 세우는 데는 소홀했거나, 아니면 아예 관심을 두지 않은 결과였다. 공동성의 상실이나 삶의 왜곡됨은 질곡으로 점철된 우리 근현대사와 깊은 관련이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일제 삼십육년과 그에 이어진 혼란한 해방공간, 그리고는 미국문화의 무분별한 유입, 건국 이후 팔십년대에 이르도록 독재정치로 경직된 우리 사회는 산업화로 치닫는 세계경제질서에 편입되면서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정신적인 혼란, 가치관의 혼란을 가져왔고, 도시에서 농촌에 이르는 모든 우리네 삶의 형국은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져 오늘날까지 이어온 것이다.


공동성의 실천

이제 우리는 이런 상황을 개탄만 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대안을 찾을 때가 된 것이다. 우리가 이같은 현실적인 대안을 북시티에서 찾으려고 했다면 다소 과장으로 들릴까. 아니다. 출판에 종사해 왔던 우리가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면서 끊임없이 생각했던 것은 공동의 가치를 회복하는 것이었다.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는 가운데 좋은 책을 만드는 좋은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그리하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선인들이 추구했던 향약(鄕約)을 오늘의 형태로 회복하는 일이었다.
북시티 추진에서 가장 가치를 둔 것은 바로 이 ‘공동성의 실현’이었다. 무분별한 자기탐욕을 억제하며 공동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게 한다는 아주 간단한 원리를 구현하는 일이었다. 우리 모두에게 가치있고 유익한 최선의 것이란 무엇인가를 찾아내는 일에는 매우 전문적인 연구와 식견과 지혜가 필요했으므로, 우리는 가장 뛰어난 전문성과 식견과 지혜를 가진 사람을 찾아 이들과 함께 이 문제를 풀어나가고자 했다. 그렇게 하는 것은 참으로 당연한 일이었다.


출판과 건축의 만남

우리는 북시티를 기획하고 추진하면서 출판의 일상에서 늘 적용해 왔던 책만들기의 원칙을 끊임없이 염두에 두었다.
즉 책만드는 일도 건축일과 마찬가지로 힘들여 설계하고, 그 설계가 마음에 안 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설계를 할 때만 해도 그렇다, 그 건축물이 세워지려고 하는 곳의 환경과 풍토, 그 안에서 살게 될 사람의 성격, 직업, 가족수 등과 집을 지을 때에 조달될 수 있는 재료들에 대한 충분한 고려와 연구 없이 가치있는 설계가 이루어질 수 없듯이, 책만들기의 설계도 이와 다를 바가 없다. 이렇듯 지루한 설계작업이 끝나고 나면, 자재를 조달하여 설계도에 맞추어 건물을 세우는 책만들기의 힘든 공사에 착수하게 된다, 그러니 책만드는 일도 건축 못지 않게, 아니 때로는 건축보다 훨씬 힘들고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책만드는 일이야말로 건축하는 일과 흡사하다. 북시티를 기획하고 추진해 온 그 기저에는 책만들기의 정신이 깔려 있었으며, 출판과 건축의 만남 또는 출판과 도시의 만남은 이렇게 이루어진 것이다.


북시티라는 한권의 크고 아름다운 책

출판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국가산업단지라고 하는 거대한 국가의 기획을 이끌어내었다. 국가의 정책적 배려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했으므로, 출판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인정받으면서, 그것을 현실적으로 구현하는 형식으로서 국가산업단지 지정을 받은 것이다. 정책적-산업적으로는 그런 방향으로 끌어 가면서 우리는 ‘산업단지’라는 무기력하고 건조하게 될 성격적 결함을 ‘도시’의 성격을 도입함으로써 이를 극복하고자 했다. 우리에겐 거대한 대지 위에다가 북시티라고 하는 한 권의 크고 아름다운 책을 편집하는 셈이 되었다.
어반 디자인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의 황기원 교수팀이 맡았다. 책을 기획하고 생산하고 그것을 유통해 독자에 전달하는 온 산업시스템을 새로이 판짜는 도시계획이었으므로, 우리가 황기원 교수팀에게 주문했던 것은 우리 출판산업의 전반적인 데이터를 모으고 그것을 체계적으로 분류-분석한 다음 산업배치를 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황교수팀은 힘든 수고를 수행하였다. 그 동안 우리 출판계의 양적 성장에 비하면 질적인 면에서나 또는 산업적인 자료의 준비에 있어서는 열악하기 그지없었으므로, 우리 출판산업의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해서 유용한 기획자료를 수립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는지는 우리 모두가 가장 잘 알고 있는 터였다.


위대한 계약서를 이끌어 내다

이 단지를 개발하는 법적 근거는 ‘산업입지 및 그 개발에 관한 법률’(약칭 산입법)과 ‘공업배치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약칭 공배법) 그리고 그들 법의 시행령이었다. 법률이 갖고 있는 경직됨과 그 법해석을 하는 공무집행자들의 경직되기 그지없는 자세는 우리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좌절감을 주곤 했다. 그때마다 우리는 용기를 잃지 않고 일어섰다. 머리속에 꿈꾸고 있던 당초의 꿈을 항시 버리지 않으면서도 현실적인 대응에 한치의 소홀함을 잃지 않으려고 몸부림을 쳤다.
앞서에서도 말했지만, 산업단지가 불러올 수 있는 건조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극복하기 위해 어반 디자인도 중요했지만, 그 다음 단계인 건축 역시 매우 중요한 것이었으므로, 우리시대의 뛰어난 건축가 민현식-승효상 두 분을 건축코디네이터로 발탁한다. 그 두 분은 영국의 건축가인 북런던대 플로리안 베이글 교수와 또다른 젊은 건축가 김종규, 김영준씨를 포함시켜, 이렇게 다섯 건축가가 출판도시 건축지침을 작성한다.
모든 건축은 엄격히 이 건축지침에 따르게 되어 있고, 이 지침을 잘 따라 줄 건축가 그룹을 조직하였다. 우리나라의 뛰어난 건축가 약 서른 분과 외국 건축가 약 열 분 도합 마흔 건축가의 명단을 작성하고, 도시를 섹터로 나누어 섹터 아키텍트를 정하는 등 치밀한 도시-건축의 계획을 준비한 다음 이를 진행시키고 있다. 이런 일에 익숙치 않은 입주자인 건축주들로 하여금 이 계획에 따르도록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일 또한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다.
이 과정에서 입주사와 건축가들이 각자가 갖고 있는 건축에의 주관적 사고를 뒤로하고 이 땅에 건강한 출판문화와 건축문화를 세움으로써, 도시의 성공적인 완성을 향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는 「위대한 계약서」를 이끌어 냈다. 이 계약서는 출판도시 내 모든 건축행위의 기본이 되고 있으며, 이 위대한 계약서에 의해 출판도시의 도시적 목표를 하나 둘씩 실현해 나가고 있다.


참다운 책의 문화가 꽃피울 것

그 동안 역사에 얼룩졌던 우리의 일그러진 초상을 올바로 잡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이리라. 우리는 이곳에 인간의 도시를 만들고, 이 도시가 황폐하기 그지없는 우리의 도시문화에 새 이정표를 만들어 우리 사회의 확대재생산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04년 4월 현재 이 도시는 지난 1998년 11월 기반시설공사를 착공한 이래 남측진입로 공사 마무리를 진행중에 있으며, 입주사 건축은 40개 출판 및 인쇄사가 입주하여 사업을 하고 있다. 또한 20여개 입주사가 건축을 진행중에 있으며 금년 말까지는 총 100여개사가 건축을 완공하여 입주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도시가 완공될 경우, 임대 입주사를 포함하여 총 600여개 출판관련 업체가 입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출판도시의 가장 큰 목표는 출판기획, 편집에서부터 인쇄, 물류, 유통 등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을 하나로 묶어내 우리나라의 출판문화산업 발전을 이루어 내는 것이다.
또한 이 도시는 자연과 호흡하는 친환경적인 문화공간이자, 아름다움을 세계에 내보일 수 있는 건축미 넘치는 곳이다. 때문에 관광객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영국 웨일즈의 헤이온와이와 벨기에 레뒤, 네덜란드의 브레드보트 등 유명 책마을과는 성격은 다르지만 이들 도시와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대한민국의 출판문화발전은 물론 세계적인 출판도시로 발돋움하여 세계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문화관광도시가 될 것이다.
출판도시의 공간에서 참다운 책의 문화가 꽃피울 것이며, 새로운 이상형의 도시문화를 보게 되리라.
앞으로 이러한 특화된 도시가 샘플화되어 우리나라 전반적인 산업구조의 발전에 밑거름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출판도시 이사장 이기웅

   

  

...

 

 

...

  

  

 

  

       

...

 

 

...

           

'- 단테노트 > 개인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책 #1, 집에서 정발산까지  (0) 2012.08.19
일상의 고도화,  (0) 2012.07.18
자전거, 정발산, 아람누리  (0) 2012.07.07
낭독공연,  (0) 2012.06.29
스승의 날,  (0) 2012.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