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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라, 또 그 한계를 넘어서야 하는 '숙제'

단테, 2011. 9. 12. 23:19

  

Riff & Cafe :


* 조관우 - 하얀 나비

... 한가위, 기실 "1위"를 한 것과 다름이 없을... 이 무대,

        

"가려진 커텐 틈 사이로

 처음 그댈 보았지

 순간 모든 것이 멈춘 듯했고

 가슴엔 사랑이" ...... "늪" 중에서,

      

조관우 - 하얀나비(나는가수다 Live) from C.K on Vimeo.

  

      

...

  

사실 조관우를 맨처음 좋아하게 된 건, 아무래도 그 대단했던 데뷔곡 "늪"에서였다.

학창시절도 그러했겠지만, 신입사원 때 첫 노래방에서 어떻게 꺼내게 된 그 18번은

한동안을 줄곧 내 트레이드 마크처럼 따라다녔었지... 그 가성의 목소리, 그 선율은

그렇게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에서 비롯되었나 보다.

 

그의 2집 앨범이 공전의 히트를 거둔 한해, "님은 먼곳에"를 여름철 내내 들었던 것

또한 기억에 깊게 각인돼 있다. (사실 "꽃밭에서"를 좋아하게 된 건 훨씬 훗일이다.)

 

그 대단했던, 추억의 명가수가 어느새 불쑥 가장 기초적인 일상사부터 무려 십여년

가까운 세월들도 훌쩍 지나 현재형으로 살아있음에 대해선 무엇보다 감사한 마음,

또 그래서 '90년대의 찬란했던 시절들을 반추하게끔 만든다. (개인적으로 볼 때에,

'90년대를 쉬이 잊고 지낼만도 했던 연유는 크게 IMF와 같은 암울한 사회상, 또는

갓 사회에 입문한 초년생의 시절이 겪는 여러 가지 시행착오들이 더 앞섰기 때문?

- 아무튼, 2002년 월드컵 때만큼의 크나큰 감동은 없었던 까닭인지도 모르겠다.)

    

어찌 됐든, 21세기의 초반 역시 노래방에선 계속 그의 노래들을 간간히 불렀으며...

새 앨범이 나오지 않자, 또 아무래도 "록"에 대한 일종의 지향 같은 게 점차 그와는

전혀 거리가 먼 선곡들로 옮겨가게 되었었나 보다. (아무래도 그는 록커는 아니다.)

   

...

          

사실상 탈락의 나락 직전에 구를 구한 금번 공연 같은 경우도 어찌 보면 몇년전에

연말 콘서트인가에서 줄창 부르던 비지스의 히트곡들과도 같은 분위기라 그다지

썩 낯설게만 느껴지진 않았을 법도 하다. 적어도 그한텐, - 이게 그의 한계다.

 

소위 "명예졸업"을 거둔 두 가수, 박정현과 김범수의 가장 큰 장점은 "크로스오버"

스타일을 소화해낼 수 있었다는 점이겠다. 박정현이 R&B를 넘어 U2와도 같은 록

내지는 "나 가거든"과 같은 노래를 소화해낸다거나, 김범수의 애잔한 발라드들과

또 익살스러운 고전들, 그리고 그것에 대한 도전적 해석 같은 것들이 찬사를 받은

이유들로 꼽을 수 있겠다.

 

그렇다면, 조관우가 그들처럼 이런 "자신만의 한계"를, 과연 뛰어넘을 수 있을까?

심지어 놀라운 변신과 역량을 거듭 선보였던 YB조차 탈락한 이 마당에서, 글쎄...

결코 가능하지 않을 일이라고, 조심스레 예측해본다. 즉, 이제 탈락도 얼마 남지가

않았음을 예감케 된다. - 허나 이 무대 자체가 '탈락'엔 그리 아쉬울 게 또 없으니,

  

공통점이 또 하나 있다. 박정현과 김범수 모두, 사실 그동안의 가요차트에선 겨우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는 게 고작이었지 1위에 오른다거나 연말 가요 시상식에서

무슨 상을 거머쥐었다거나 한 적이 별로 없었다는 거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를

일컬어 이른바 "지구력" 정도로 이해하면 될까? 즉, 고정적인 팬층을 확보할만큼

실력과 기량 측면에선 이미 검증을 넘어섰다 해도 정작 그 무슨 "파괴력" 같은 게

그동안 부족했구나 하는 생각... - 김범수의 "제발"이 올해 첫 1위였다는 게 또한

"나가수" 같은 프로그램의 힘이었지 결코 김범수만의 힘으로는 쉽지 않았을 듯,

      

조관우 역시 그들과 흡사한 측면은 많다. 십여년을 훨씬 넘는 세월 동안 이렇게

많은 또 두터운 팬들을 확보하고 있었으며, 또 그것들이 주로 본인의 실력들에

의해 이루어낸 것임에 많은 박수를 받을만도 하다. 하지만, 결정적이게도 "1위",

시대를 대표할만한 역사의 스크랩 같은 곳에선 노래제목조차 소개받지 못하는

이 현실! 그렇다면, 이제는 무언가 새로운 게 좀 필요해 보인다.

 

- 물론 박정현과 김범수는 TV를 통해서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매력을 발산했고,

   또 어쩌면 이를 매개로 다음 앨범에서 좋은 성과를 보여줄지 모르겠지만... 내내

   탈락의 위기 직전에 기사회생하곤 하는 조관우의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그건 아마도 앞서 말한 그 "파괴력"이 될 수 있겠다. 사실 박정현과 김범수가 거둔

성과들 역시 어찌 보면 그들의 한계 자체를 스스로 넘어선 것들이었다. 박정현이

결코 R&B로 1위를 거둔 적은 없었으며, 김범수 역시 발라드보단 "님과 함께"거나

"희나리"에서 보여준 퍼포먼스가 훨씬 더 기억에 남는다. (물론 "제발"은 예외지만)

심지어 다른 발라드 곡들에서는 하위권조차 면치 못했던 걸 떠올려보자.  

   

조관우 개인의 히트곡들 면면을 놓고 봐도 비슷한 경우가 생긴다. 데뷔곡 "늪"에선

TV 연예 프로그램에서조차 소개될 정도의 센세이션을, "님은 먼곳에"와 "꽃밭에서"

역시 원곡에 충실한 흔적보다는 그것을 뛰어넘은 현대적 매력들로 각광받았다.

 

그렇다면, 그도 역시 그만의 한계를 뛰어넘는, 즉 R&B와 팔세토 창법만으로 내내

일관하기보다는... "하얀 나비"에서 보여준 국악의 느낌, (물론 이게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또는 "그대 내맘에 들어오면은"과 같은 한차원 높은 수준의 요소들 내지는

이번 무대에서 수줍게 선보인 디스코 등 댄스와의 접목 등등... 다양한 시도들 역시

고려해볼 필요가 있겠다. - 적어도 팬 '유지'가 아닌 '확산'이 필요한 마당이기에, 

    

워낙 여린 그의 음색 같은 것들을 고려할 때, 굳이 "록"과도 같은 미친 존재감 따윌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적어도 댄스뮤직과 팝의 느낌 등은 그가 신경을 써서 아우를

수준이 되어야 한다. - 그래야만, 일단은 "랜덤 선곡"에서도 자신감 같은 게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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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에야, 그가 지난 대한민국의 정치사와도 일정 부분 닿아 있다는 숨은 사연을

읽은 적이 있다. 또 덕분에 인터넷을 이리저리 검색하다가 개인사들도 좀 알게 됐던

것도 같다. 아무튼 벌써 20년을 향해 함께 달려온, 또 TV를 통해서나마 반갑게 지난

시간들을 현재로 함께 안고 달려온 그에게 개인적인 따뜻한 격려와 응원을 보낸다. 

 

또한 수십년이 흘러도 여전한 트롯트에 대한 진한 애정과 마찬가지로, '80/'90년대

또 지금의 시절들을 관통해오고 있는 동시대의 연배들한텐 이 역시 일종의 '자기애'

내지는 '자존심'일 수도 있을 것이기에, - 그 누구도, '김광석'을 대체할 수는 없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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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관우 - 그대 내맘에 들어오면은

 

조관우 -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 from Music1004 on Vim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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