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운사, 도솔천... 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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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가을의 절정.
또 다시 주말을 넘긴 일상이 전철 안에 몸을 싣고, 이 열차는 이제 우주로 향하는 마지막 티켓마저 쥐어준다. 지구를 떠난다는 일은 새삼 낯설고 두렵기만 하여, 풀썩 자리에 주저앉다가도 이내 다시금 발을 동동 구르고. 10월이 가는 소리.
어디 한군데를 못가봤어, 그게 왜 내 탓이야? 당신이 게으른 거지! 하는 말들을 주고받다 이내 시간만을 탓하며 꼭 뒷북... 먼발치로 매일 아침을 찾는 북한산조차 그랬지. 가을은 늘 무심한 편, 내 쓸쓸함따윈 아랑곳없이...
책을 읽어야 해, 아니, 글을 써야 해, 맘만 먹으면 하룻밤에도 소설을 쓸 수 있어, 있을까?... 귀뚜라미는 어느덧 풀밭도 아닌 태블릿 안에서 울음소리를 내고, 더딘 글쓰기는 늘 작품이 아닌 일기만을 향하고... 이렇게 침잠하는 일상, 오롯이 물들어가는 가을 단풍처럼 이제 곧 낙엽이 떨어지게 될 거야. 늦지 않게 도착해야 해. 도착하면 곧 다시 떠날 테니까. 다음번 여행은 훨씬 더 재밌고 긴 시간을 달리는 운명이므로, 역시 네 하기나름인 법이지. 기억해둬, 이 가을을. 내일로 가는 환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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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신춘문예, http://m.news-pap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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