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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3일 (일)

단테, 2016. 4. 3. 10:34

글 / 사회와 개인  

- 오늘의 편지,   

    

 

    

[사설] 소득 불평등 총선 공약, 사회적 합의 이루는 계기로 삼자

 

 

[경향신문] 한국은 가계소득 분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나라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발간한 구조개혁 평가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995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3.8% 증가했지만, 1인당 가계소득은 2.1%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한국의 GDP 대비 가계소득 비율은 5.3%포인트 하락한 64.3%였다. 이는 OECD 회원국 중 4번째로 낮은 것이고, 감소폭은 두번째로 컸다. 경제가 성장해도 그 과실은 가계보다 기업에 점점 더 많이 돌아간다. 지난해 국내 적자가구 비율은 22.0%로 2003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낮았다. 가계 건전성이 나아졌다는 뜻이지만, 경기침체가 지속돼 미래 불안에 떠는 가계가 소비를 억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최근의 경기침체는 가계 소득과 소비의 감소 탓이 크다.


4·13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구체적인 소득증대 정책을 열거한 반면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은 거시 측면에서의 경제활성화 방안을 내놓고 있다. 더민주와 정의당은 시간당 최저임금을 4년 뒤 1만원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OECD 회원국 중 하위 수준인 한국보다 최저임금이 높은 나라들도 인상을 추진 중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최저임금을 현재 시간당 10달러(1만1520원)에서 2022년까지 15달러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과 버니 샌더스는 각각 12달러, 15달러로 인상한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영국도 최저임금을 1일부터 6.7파운드(1만1080원)에서 7.2파운드로 올린 뒤 2020년 9파운드까지 올리기로 했다.


각국이 최저임금 인상에 힘을 쏟는 것은 가계소득 증대가 총수요를 늘려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허리띠를 졸라맸던 가계가 소비에 나서 내수가 활성화되면 기업 생산과 투자, 고용이 늘어나는 선순환이 가능해진다. 과거에는 최저임금을 올리면 인건비가 상승해 기업투자가 위축돼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우려가 높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소득을 늘려 성장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이 소득 정체와 불평등 심화, 경기침체에 대한 처방으로 각광받는 것이다. 복지와 성장 욕구를 동시에 충족하는 해법이 될 수도 있다.


시민 평균월급 300만원 시대를 열겠다는 정의당은 알기 쉬운 목표치를 제시해 정책 체감도를 높였다. 현재 230만원인 노동자 평균월급 정액 70만원 인상이 보다 적확한 표현이다. 예컨대 시간제 저임금 근로자는 57만원에서 127만원, 평균 이상 고임금자는 369만원에서 439만원으로 늘린다는 것이다. 상승률로 보면 시간제 저임금자는 연평균 22.2%, 고임금자는 4.4%가 오르는 하후상박(下厚上薄) 형태이다. 더민주는 국민총소득 대비 가계소득 비중 70%대, 노동소득분배율 70%대, 중산층 비중 70%대 등 소득증대 방안을 경제 핵심공약인 ‘777 플랜’에 담았다.


물론 숫자만 나열하는 식은 헛공약일 가능성이 크므로 경계해야 한다. 야당 공약도 그런 차원에서 비판받을 만하다. 하지만 꼼꼼한 이행방법은 눈에 띈다. 정의당이 최저임금 1만원과 평균월급 300만원 실현을 위해 제시한 최고임금법(최저임금 연동 임금상한제)은 소득 불균형을 완화하는 한 방편이 될 수 있다. 국회의원과 장관 등은 최저임금의 5배, 공기업 이사장은 10배, 대기업 임원은 30배로 임금을 제한하는 법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대기업이 초과이익을 중소기업과 나누는 초과이익공유제 도입은 노동자에게 보다 많은 소득이 돌아가게 하는 방안이다. 더민주는 중산층과 서민의 부담은 늘리지 않고 조세부담률을 끌어올리는 사실상 부자증세를 통해 소득증대 재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선거는 유권자가 투표를 통해 자신에게 유리한 정책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이다.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하다고 느낀다면 그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대안을 내놓은 정당과 후보자가 누구인지 세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누가 빈말로 그치는 공약을 냈는지, 누가 구체적인 실천 계획과 의지를 갖고 있는지 따져보아야 한다. 정당과 후보자, 시민들이 함께 참여해야만 소득 불평등 해소가 총선 의제로 부상하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다.

   

                                          

    

- 편집하는 말,   

    

총체적 위기를 맞은 대한민국 사회는 과연 '잘살 수는 있을까?'라는 근본적 회의를 품게 된 연유를 잘 살펴보고 이를 극복할만한 대안을 추구해야만 비로소 미래를 갖는다고 본다. 작년 한해를 내내 관통한 시대적 화두는 다름아닌 '헬조선'이며 이는 여전히 유효한 냉소와 절망을 내포한다. 모두가 '희망'이라 이름붙일만한 내용들을 아직도 갖추지 못한 채 입으로만 '미래'와 '희망'을 떠든다고 또 어느 어리석은 국민이 이 나라에 감히 기대를 품을까... 다가오는 4월 13일의 총선을 맞는 대한민국 정치가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또 다시 절망과 나락의 터널로만 돌진할 텐가? 각자 스스로가 처한 위치에서 반성부터 하고 볼 일이며, 미래를 위한 모색 역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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