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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동료한테서 듣던 얘기, "전략/기획은 이제 더 이상 할 수가 없다. 밑에서 누가 받쳐주지 않는다면 자기가 직접 해야 할 텐데 이 나이에 파워포인트 자료를 만들고 커뮤니케이션하는 일만 한다는 게 더 이상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사실 맞는 말인 것 같다. ICT만큼이나 정년이 짧을 수밖에 없는, 일단은 지력보다도 체력이 당장 문제가 될 터.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피지컬'은 상당히 중요하다.
문제는 조직 안에서 살아남는다는 게 단지 "제일 좋아하고 잘하는 일"만으로 승부를 걸 수 없다는 사실, 음... 예를 들면 레프트 윙백으로 기용된 박지성의 시츄에이션이라면 딱 적합해진다. 개인의 역량과는 전혀 관계도 없이 (그런 건 일절 고려치도 않는) 거의 무작위적인 수준의 용병술 앞에서 선수 개인의 역량만을 탓할 수도 앖는 노릇. 극히 예외적인 인물은 말 그대로 스타 플레이어 뿐이니까.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과연 내 '필살기'는 무엇일까? 가장 많은 이들이 택한, 가장 손쉬운 방법이 그래서 "정치"다... 다만 그 조직 내에서야 통용되더라도 결코 '지속가능성'을 갖는, 남들한테도 주저없이 권할 법한 공정한 플레이가 못됨을 또 익히 안다. 그렇다면 문제는 다른 쪽인데... 크게 둘 중 하나,
그 첫째는 이른바 '평판'에 대한 관리이며, 어쩌면 가장 적절할만한 모토가 되는데. 문제는 그것 역시 '실력'과는 전혀 무관한 얘기일 테고... 둘째는 바로 그 '실력'인데, 공교롭게도 대부분 그 재주라는 게 극히 한정적인 일부라서 용병술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한 점이 가장 크게 마음에 걸리는 부분. (황당하게도 골키퍼를 맡게 된 박지성의 예를 상상해보면)
나이가 든 왕년의 스타들이 축구계에서 선택하는 옵션들도 여기서 크게 다르지가 않다. 일부는 감독이나 코치 수업차 은퇴를 감행하게 되고 불투명한 미래 앞에 놓이게 되며, 또 일부는 팀 이적까지 심각히 고려하게 된다. - 물론 이 경우의 기준은 주로 연봉보단 출장기회 쪽에 더 관심을 두며 쉽게 보면 '주전' 여부에 달린 문제 같다. - 또 하나는 팀 방출 때까지 그럭저럭 버티게 된 경우들인데 그 끝은 가장 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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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을 이런저런 생각과 함께 팀 생활을 마지못해 하면서도 실은 가장 큰 고민 한가지는 바로 이것. 내달로 예정된 조직개편 역시 이 화두에 대한 하나의 방향타를 제시해줄 것 같고. 스스로도 조만간 모종의 결단과 과감한 실행을 준비해두어야 할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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