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메모

다운계약서, 나도 썼다

단테, 2012. 9. 28.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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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유력한 대권후보가 결국 '다운계약서' 앞에 무릎을 꿇는다.

가장 정정당당해야 할 부의 축적과정에서 과연 떳떳할 자, 누가

있을까... 이게 바로 천민자본주의 대한민국의 추한 초상화다...

자, 이 문제를 그렇다면 어떻게 누가 해결해야 하나? 답은 하나,

깨끗이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고 또 다신 안그러면 된다. 다만

애당초 그런 흠결이 없는 삶이라면 또 모를까... (그래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그토록 대단한 거고, 또 훌륭한 거다.) 이제, 문제는

누가 그렇게 '반성'을 진심으로 하겠느냐다. 그래야 조금이나마

자격이라도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난 감히 이번 일은 옹호의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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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0년 즈음, 나 역시 '다운계약서'라는 걸 접했지... 관행,

모두가 하는 일이고 그 '도덕적 불감증'은 어쩌면 모든 대한민국

성인들한테 사실상 일종의 상식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구나,

이게 바로 상식의 '한계'다. 마치 월급쟁이들이 연말정산 때마다

기부금 영수증을 넣고 그렇게 수십만원 정도를 세이브해온 관행

역시도 이에서 크게 자유롭진 못하다. 자영업자들이 현금거래를

카드결제보다 선호해온 관행, 노인들을 볼 때면 자는 척으로라도

밀린 잠을 보충해온 좌석 위의 학생들과, 제 아이만을 위한 학원,

과외를 특목고 진학과 명문대 입학을 추구해온 모든 부모들 역시

또는 심지어 갓길과 끼어들기와 차선위반으로 대표될 교통질서,

주차위반과 길거리 흡연과 인스턴트 문화들도 이 '관행'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한 우리 시대의 '욕망' 뿐인 것을, 반칙이 아닌 게 없다.

자, 이게 단 한사람의 문제일까? 도덕적 결벽증을 가진 '신선'만이

메시아요 구원이 될까? 잘 모르겠다, 아니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

...

그래서 이번 '다운계약서'는 정작 한 유력후보의 나락 뿐이 아닌

이 시대 모든 '상식'과 '관행'들에 대한 일종의 본질적 물음이다.

- 이에서 자유롭냐고? 결코 그렇지 않다. 그런데 뭘 더 바라냐고?

이 부끄러운 오욕의 시대를, 이젠 제발 좀 청산하자. '극복'해보자.

아이들한테 떳떳하게 물려줄만한 자랑스러운 당당한 역사야말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가장 큰 숙제이자 의무일 테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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