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의 다섯장, 새로운 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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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내내 그러더니 오늘 아침에도 여전히 부슬부슬 비가 내리다. 비를 피해 서둘러 전철역까지 걷긴 했어도 워낙 늦잠을 잔 탓에 평소보단 대략 30분 가량이 늦은 출근길, 주말에 모은 사진들을 다시 꺼내다. 남산, 회사 코앞인데도 처음 가본 그곳은 벌써 녹음이 우거진 채 산챡을 하기에도 딱 좋았고. 언제쯤 다시 찾아볼까도 생각해봐야지... 4월도 그 고개를 거의 다 떨구고 보름 가까이 온 나라의 시선을 붙든 진도에서의 안타까운 소식들을 이제 일상으로 받아들일 차례인가 보다. 달력은 그새 5월로 접어들지만 올해 4월을 도저히 보낼 수가 없겠기에, 저마다 침묵을 지킨 채 스스로부터 먼저 돌아보는 시간들이고. 이 끝이 정녕 희망의 시작으로 만들어짐 역시 순전히 인간의 노력과 의지 뿐임을 안다, 단 한번도 그래본 적 없다면 또 이번만이 그 차례라고도 다그쳐야 할만큼 시대의 굴종과 모멸 역시 지금까지였을 뿐이고. 삶이 삶이라는 걸 증명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걸 비로소 깨닫는 거고... 4월의 막바지가 곧 회사에서도 큰 분수령, 또 다른 고비도 있을 테며 위기도 지속될 듯한데 가뭄 속 한줄기 비처럼 갈증을 다 해결해줄 순 없어도 몇차례 긍정적인 소식도 곧 들릴 테지만. 온전히 제 자리를 지키는 일은 끈기있게 계획부터 다듬고 고치고 또 실행하는 것 뿐. 그 어느 어디 때와 자리에서도 태도와 스탠스는 일종의 정체성이자 버팀목 같은 게 될 테며... 그래서 오늘도 출근, 쥐꼬리 같은 하지만 불과 백번도 남지 않은 것 겉은 월급을 받으며 또 회사를 나가는 월요일 아침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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