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메모
겨울의 풍경
단테,
2013. 12. 10.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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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처음 얼음이 언 땅바닥을 연신 두드려본다 하룻밤새 동장군은 어찌 그리도 일찍 내방을 하였길래 간밤까지 내리던 빗줄기도 그새 땅바닥에 엎드려 얼어붙었다 하! 겨울이구나... 하며 출근을 서두르는 코끝이 찡해 눈자위도 찡그려보고 담배를 시린 손에 붙여본다 가을을 어갬없이 밀어내고 이내 아랫목을 차지해버린 겨울이 달갑지도 않은 까닭은 예고도 없었기 때문이요 그 예고없음에도 미리 알아서 마중나오지 않았냐며 핀잔하는 거드름도 싫고 무엇보다 따뜻한 온기 한줄 불어넣는 게 더 필요해진 세상 탓임에도 군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하면서 좀 더 두툼한 외투와 장갑과 또 조금 더 지나면 목도리까지 꽁꽁 싸맨 채 나름대로는 버텨낸다며 자위하고는 이 똑같은 길을 걷곤 할 테지... 단 한번 스스로를 반성한 적 없는 겨울은 이내 한파라는 별명에 신나 더 난리부르스를 출 게지, 적어도 반가운 새소리가 맞이하는 희미한 봄볕의 싹이 틀 때까지는, 겨울은 그저 지나가는 것이려니 할 테지... 내년에도 또 올 겨울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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