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메모
퇴근, 꽃비
단테,
2013. 4. 22.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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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 / 이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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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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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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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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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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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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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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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태준 시인의 단평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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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출근길에 떠올린 이형기의 <낙화>를 읊는다.
주초임에도 앞길이 막막하기만 할 요즘, 가끔씩 두런두런 옛얘기들을 뒤적거릴 때도 많지만
어쨌든간에 가야 할 길은 분명히 정해져 있고, 또 그렇게 가야만 하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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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꽃비라도 뿌릴 때인가 모르겠는, 모처럼 핀 꽃들인데 며칠이라도 더 볼 수 있다면 좋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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