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메모

51.8%의 글, 열둘

단테, 2013. 3. 14.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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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가득한 감옥의 창살 / 김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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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손을 내밀면 

내 손에 와 고운 햇살 

내가 볼을 내밀면 

내 볼에 와 다순 햇살 

깊어가는 가을과 함께 

자꾸자꾸 자라나 

다람쥐 꼬리만큼은 자라나 

내 목에 와 감기면 

누이가 짜준 목도리가 되고 

내 입술에 와 닿으면 

어머니가 씹어주고는 했던 

사각사각 베어먹고 싶은 

빨간 홍당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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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데이의 퇴근길, 촉박한 시간 속에 문득 떠오른 김남주 시인, 그를 직접 본 게 벌써 어언 20년도 더 된 옛이야기라니... 세월은 그만큼이나 빠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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