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메모

[개인][일상] 드문드문 새벽

단테, 2015. 12. 7. 07:05

 

...

영하의 길목마다 켜켜이 쌓인 어둠

어둠을 뚫고 새벽길에 올라서면

조용한 거리에서도 소리를 듣겠지

한때 내 소리인 것을 또 아닌 것들을

들으면서도 짐짓 편안해질 수 있을까

발자국 소리, 가끔 차들이 내는 소음

또 24시간 편의점마다 켜둔 유행가처럼

하루를 시작하는 소리는 제법 다양하다

먼발치 불밝힌 버스 소음이며 기억은

한번의 여행도 아닌 일상의 처음을

온통 찬 공기, 두툼한 외투에 싸인 채

꾸역꾸역 헤매고 있는 중이며

또 득달같이 달력만을 향하는데

이 발길, 어디 잠시 머물러 멈추고선

시간의 족적을 새겨낼 끈기라도 있으려나

긴 긴 화첩에 배겨낼 용기라도 있겠는지

하여 오늘도 연신 역으로 향하는 새벽

또는 아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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