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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 16일 (수)

단테, 2014. 7. 16. 11:14

글 / 세월호, 석달... 잊지 않겠습니다. 


- 오늘의 편지, 

     

  

  

등록 : 2014.07.15 21:57수정 : 2014.07.15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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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건에서 생존한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 15일 오후 세월호 참사 진실을 밝혀달라고 주장하며 안산 단원고를 출발하여 도보행진을 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날 출발해서 16일 오후 국회에 도착할 예정이다. 안산/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진실이 밝혀지면 좋겠어요” 
“단식농성 부모님들에 힘 보태려” 
학생들 스스로 ‘도보행진’ 합의
추모 손수건 목에 두르고
노란 깃발 가방에 꽂고 길 나서
생존 학생 38명도 나란히 걸어
학부모들 “치유의 길 될 것”
“마음 아프고 고맙고 미안하다”
거리 시민들도 격려 응원 보내

교복 반팔 상의에 체육복 반바지를 입은 학생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도로를 따라 걸었다. 한낮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아스팔트 위라 숨이 턱턱 막혀왔다. 자기 얼굴에, 친구 얼굴에 번갈아가며 바쁘게 부채질을 해댔다. 가끔 웃고 떠들면서도 발걸음은 차분했다.

“친구들이 왜 죽었는지 진실이 밝혀지면 좋겠어요. 단식 농성하는 부모님들에게 힘을 보태드리려 이렇게 걷고 있어요.”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박아무개군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향한 ‘1박2일 도보행진’에 나선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세월호 사고 전에 인대를 다쳐 오른쪽 다리에 두터운 깁스를 한 학생도 한여름 47㎞를 걸어야 하는 도보행진에 참여했다. “먼저 간 친구들을 위해 도보행진을 끝마치겠다”고 했다. 옆에 있던 친구가 “여학생과 함께 가다가 시비거는 사람과 다투다가 이렇게 됐다”며 놀렸다.

단원고 생존 학생 도보 행진 경로
세월호 사고에서 친구와 선생님을 잃은 단원고 2학년 학생 38명은 오후 5시 단원고를 출발했다. 학부모와 교사, 시민지원단 20여명도 함께했다. 신아무개군이 출발에 앞서 편지를 읽었다. “지난 4월16일 온 국민이 보았습니다. 저희 친구들의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밝혀주시길 바랍니다. 저희들은 법을 모릅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해 이렇게 나섰습니다.”

학생들은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는 친구들과 선생님을 추모하는 손수건을 목에 둘렀다. 둘러멘 가방에는 그들을 기리는 노란 깃발을 하나씩 꽂았다. ‘이○○ 보고 싶다, 지켜봐줘’ ‘친구들아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미안해’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친구가 친구를 향해 보내는 글들이 빼곡했다.

몸이 마른 한 학생은 다리가 불편한 듯 절룩거리면서도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힘들어요. 그런데 이렇게 힘들 줄 알고도 시작한 거예요”라고 했다. 친구들 때문에 걷는다고 했다. 이내 학생의 목이 메었다. “위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있어요.”

아들의 행진을 따라나선 한 아버지(57)는 “아직 아이들이다. 함께 모여 있을 때는 괜찮은데, 자기 혼자 있을 때는 힘들어한다. 그래서 아픔을 함께하려고 이렇게 같이 걷고 있다”고 했다.

학생들이 걷는 길을 따라 ‘세월호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눈에 들어왔다. 시민들은 옅은 박수와 따뜻한 위로의 말로 학생들에게 격려를 보냈다. 곁을 지나는 차량 운전자들은 속도를 줄였다. 페이스북을 보고 학생들을 격려하러 나왔다는 안산 시민 장화숙(35)씨는 “아이들이 이렇게까지 나서는 것이 마음 아프고 고맙고 미안하다”며, 1시간 넘게 학생들 곁을 따라 걸었다. 안아무개(48)씨는 “안산 와동에서 매일 자전거를 타고 등교하던 학생 90여명이 한꺼번에 사라졌다. 희생된 친구들의 이름표 6~7개를 가방에 달고 행진에 나선 여학생을 보니 마음이 찢어진다. 아이들에게 힘이 돼 주고 싶다”며 응원했다.

세월호 희생자 유족과 가족대책위 회원, 시민단체 대표와 시민들이 15일 오전 350여만명이 서명한 세월호특별법 입법청원 서명지를 든 채 국회 잔디밭에서 추모 리본을 만들며 국회의사당으로 향하고 있다. 이들은 국회의장실을 방문해 정의화 의장에게 서명지와 입법청원서를 전달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세월호 사고로 숨진 이승현군의 아버지 이호진(56)씨와 누나 이아름(25)씨, 고 김웅기군의 아버지 김학일(52)씨는 8일부터 안산 단원고를 출발해 진도 팽목항까지 도보순례를 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생존학생들의 도보행진을 ‘치유의 길’이라고 했다. “아이들이 참사의 목격자, 피해자로서 진실을 알고 싶어합니다. 이렇게 걷는 것 자체가 학생들에게 치유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은 저녁 6시50분께 친구 103명이 잠들어 있는 안산 공설묘지에 들렀다. 지역 주민들이 챙겨준 저녁 식사를 마친 학생들은 이날 밤 경기도 광명시 서울시립근로청소년복지관에서 하루를 묵었다.

학생들은 16일 오전 국회의사당까지 16㎞를 더 걷는다. 그곳에선 잃어버린 친구들의 부모님들이 세월호 특별법의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안산/김규남 허승 기자 3strings@hani.co.kr

  

      

*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47126.html?_fr=mt2   

                                               


- 편집하는 말,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도 벌써 석달이 지났다. 무덤덤했던 지난 시간들이 더 놀랍다. 아니, 오히려 지난 6월의 지방선거는 참사의 실질적 책임주체 (심지어 주범?)인 집권세력의 손만 들어준 꼴이니... 참담하고 부끄럽기 이를 데 없는 시대를 살면서 오히려 느꼈던 건 이 땅 국민들의 절절한 '노예근성' 뿐이었는가도 모르겠다. 저항 없는 시대는 결코 진보가 없다. 진보의 죽음... 지난 선거가 일깨운 건 오로지 그것 뿐이니까. 자꾸만 "잊지 말자"고만 하는데, 무엇을 잊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한테 할 말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씀만 자꾸 생각이 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우리나라의 미래, 과연 있을까? 나부터 실천해야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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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http://blog.daum.net/dant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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